‘비아그라’는 時差 해소 도우미 약물!
동물실험서 24시간 주기변화에 빠른 적응 관찰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7-05-22 17:56   수정 2007.05.24 11:43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실데나필)가 시차(時差)로 인한 혼란을 해소하고 좀 더 빠르게 적응하게끔 도움을 줄 수 있는 도우미 약물로도 각광받을 수 있을 것임을 시사한 동물실험 결과가 발표됐다.

수컷 햄스터들에게 ‘비아그라’를 투여한 결과 시차 부적응에서 회복하는데 소요된 시간이 대조群에 비해 최소 20%에서 최대 50% 정도까지 단축되는 성과가 눈에 띄었다는 것. 시차에 적응하지 못할 경우 불면증, 졸림, 집중력 저하 등의 문제를 수반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임을 감안할 때 눈여겨 볼만한 연구결과인 셈이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아이레스에 소재한 국립퀼메스대학의 파트리샤 아고스티노, 산티아고 플라노, 디에고 A. 골롬벡 박사팀은 21일자 ‘미국 국립과학아카데미 회보’ 최신호에 게재한 논문에서 그 같은 가능성을 시사했다.

다만 시험과정에서 고용량을 투여받았던 햄스터들의 경우 음경발기력 강화 부작용이 나타남에 따라 투여를 중단했지만, 중등도 수준의 용량을 투여했던 나머지 그룹에서는 그 같은 문제점이 관찰되지 않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밤시간에 햄스터들에게 다양한 용량의 ‘비아그라’ 또는 플라시보를 투여한 뒤 밝은 조명 점등시간을 6시간 앞당기는 방식으로 이번 연구를 진행했었다.

이 같은 방식은 동쪽으로 향하는 비행기 탑승, 즉 미국에서 유럽으로 향하는 여행과 동일한 조건을 부여하는 위해 채택된 것이었다. 또 이번 연구는 ‘비아그라’를 발매 중인 화이자社와는 무관한 가운데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연구팀은 햄스터들이 쳇바퀴에 올라 달리기 운동을 시작하는 시간을 관찰해 이들이 시차에 적응하는 수준을 가늠했다. 동물실험 과정에서 햄스터가 채택된 것도 이 설치류가 쳇바퀴 돌기를 시작하는 시간을 관찰하는 방식으로 행동변화와 시차 적응도를 손쉽게 관찰할 수 있음을 감안한 결정이었다.

관찰 결과 ‘비아그라’ 투여가 햄스터들의 시차 적응에 상당한 도움을 주었음이 눈에 띄었다. 대조群보다 시간변화에 평균적으로 4일 정도나 빠르게 적응한 것으로 관찰되었을 정도라는 것.

반면 조명 점등시간을 늦춰 서쪽으로 향하는 비행기 탑승여행과 동일한 상황을 유도했던 시험에서는 그 같은 효과가 관찰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비아그라’가 장시간에 걸친 비행기 탑승여행에 따른 시차 또는 주‧야간 교차근무로 인한 부적응 문제를 해소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었다”고 피력했다.

이처럼 ‘비아그라’가 시차 적응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것으로 사료되는 것은 이 약물이 뇌 내부에서 생성되어 24시간 주기의 조절에 관여하는 물질인 환식 구아노신 단인산염(cyclic GMP)의 수치를 낮추는 효소를 저해하기 때문으로 사료된다고 풀이했다.

연구결과와 관련, 캘리포니아대학 로스앤젤레스분교(UCLA) 의대의 크리스토퍼 콜웰 교수(정신의학)는 “비록 ‘비아그라’가 남성들에게 처방되는 약물이지만, 시차해소 문제의 경우 여성들에게서도 동등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고 피력했다.

그러나 ‘비아그라’를 발매 중인 화이자社의 프랜시스코 제바우어 대변인은 “이번 연구가 상당히 흥미로운 결론을 담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현재로선 시차해소를 돕는 약물로 ‘비아그라’가 발휘하는 효과를 평가하기 위한 임상시험에 착수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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