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發 다운사이징 제약업계 확산 전망
1990년대 M&A 붐 트렌드 시효만료 중론 따라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7-01-24 18:09   수정 2007.01.26 09:51

  화이자社가 22일 공개한 대대적 구조조정 플랜과 관련, 이번 발표가 제약업계에 다운사이징(Downsizing) 트렌드가 확산되는 신호탄이자 촉매제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 애널리스트들 사이에서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990년대에는 'M&A 붐'이 글로벌 제약업계의 흐름을 주도했지만, 이제는 비용절감을 위한 뼈를 깎는 노력에 매진해야 할 때라는 인식의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이 같은 진단은 기존의 핵심제품들이 줄이어 특허만료에 직면하고 있는 반면 후속신약의 개발은 차질을 빚고 있고, 제네릭 메이커들의 도전이 갈수록 수위를 높이고 있는 현실을 배경으로 나온 것이라는 지적이다.

  따라서 규모의 경제(critical mass)가 혁신(innovation)을 촉진할 것이라는 믿음은 이제 그 시효가 종료되기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벌써부터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와 사노피-아벤티스社, 머크&컴퍼니社,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社(BMS), 일라이 릴리社 등 유력 메이커들이 화이자社의 뒤를 따를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노바티스社와 노보노디스크社 등의 경우 오히려 영업인력을 강화하는 등 대조적인 행태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 글락소와 아스트라제네카, 사노피-신데라보 등 주요 메이커들은 화이자의 결정을 따를 것인지에 대해 명확한 입장표명을 유보하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럼에도 불구, 도이체 방크의 바바라 라이언 애널리스트는 "최근 10년 이상 볼륨확대에 매진했던 제약기업들이 매출증가세가 주춤하고 있는 현실에 직면함에 따라 이제는 축소지향적으로 나아가는 것이 자연스런 귀결이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의 언급에 무게가 실릴만도 한 것이 IMS 헬스社에 따르면 지난해에만 미국시장에서 한해 총 23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리던 각종 제품들이 특허만료시점에 도달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230억 달러라면 미국시장 전체의 10%에 육박하는 수치.

  또 화이자만 하더라도 오는 2011년까지 한해 86억9,000만 달러(2005년 매출 기준)의 매출을 올려왔던 5개 제품들이 특허의 보호막을 잃게 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 J.P. 모건 증권社의 크리스 시부타니 애널리스트는 "화이자가 오는 2011~2012년 한해 총 7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릴 제품들이 발매될 수 있을 전망이지만, '리피토'(아토르바스타틴)를 비롯한 핵심제품들의 특허만료에 따른 갭을 메우기엔 아무래도 역부족일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뉴저지州에 소재한 헤이 컨설팅 그룹의 보브 데이븐포트 부회장은 "제약업계의 구조조정이 영업인력에 대한 감원을 중심으로 전개될 개연성이 높다"며 "지난 1998년 이후로 미국 제약업계의 영업인력 숫자가 3배 이상 늘어나 10만명대에 달하고 있지만, 앞으로 수 년 내에 최대 30%까지 축소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실제로 화이자社, 머크&컴퍼니社, 바이엘社 등 3개 업체만 하더라도 이미 지난해에만 영업직, 생산직, 연구개발직, 관리직 등에서 10,000명 정도를 감원한 바 있다. 와이어스社도 정규직(full-time) 영업인력의 17%에 해당하는 800명을 감원하는 대신 600명의 비 정규직(part-time)으로 대체했었다.

  BMS의 경우 2000년대 들어서만 마케팅 인력을 절반 가까이 줄여 현재는 2,500~3,000명의 영업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BMS측은 일반개원의보다 전문의 위주로 영업활동의 타깃을 전환하는 방안도 추진해 왔다.

  IMS 헬스社에서 영업전략 분석업무를 총괄하고 있는 네프 스켈튼 애널리스트는 "제약업계의 조직재편을 감원이라는 표현으로 포괄해 설명할 수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전문지식으로 무장한 적정 규모의 영업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소수정예화 전략을 지향하게 될 것으로 사료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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