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구서
◆ 중앙대 신문방송학과 졸
◆ 중외제약 홍보실장
◆ 중외제약 상무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패러다임
지난해 제약기업들의 광고비 지출은 99년 대비 20% 성장한 1,913억원에 이르렀다.
이는 IMF 이후 35%라는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한 제약광고가 내수 경기의 안정세에 힘입어 점차 살아나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더라도 혹자에게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왜냐하면 전년은 의약분업 시행을 앞두고 병원처방약의 구비가 연초부터 화두였으며, OTC부문은 대국민 제도 홍보의 문제, 유통가의 관심 부족 등으로 사실상 전반적인 고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무엇이 달라지고 있는가 ?
의약분업은 약에 관해 쌓여있던 베일이 벗겨지고, 약의 처방권과 조제권 그리고 환자의 알권리 등 3자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공개된 커뮤니케이션 패러다임을 지향하고 있다.
따라서 과거엔 대부분 OTC를 중심으로 브랜드를 키우는 것이 주요 커뮤니케이션 활동의 목적이었다면, 지금은 여기에 병원용 처방약에 대한 브랜드 파워 및 기업로열티가 더욱더 중요한 요소로 자리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약에 대한 광고가 금지된 상태에서 전년도 각 제약기업은 거대 OTC 중심의 대중광고와 전문지 등 허용된 커뮤니케이션을 적극 활용하여 일반 고객과 의·약사 등에게 통합 브랜드 파워를 높이는 전략적인 광고마케팅을 전개한 것으로 분석된다.
OTC와 ETC 통합의 브랜드파워 절실히 필요
그러나 OTC분야의 브랜드경쟁력이 ETC분야로 연결되고 있는 회사는 일부에 불과하고 대부분 전문지 등에 처방약리스트 광고를 런칭하는 정도의 착수 단계에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 있다면 각 분야에 고정적인 이미지가 크면 클수록 다른 쪽이 상대적으로 왜소하게 느껴지는 이미지 Map상의 특성이다.
따라서 현단계에서 제약사 커뮤니케이터들의 가장 큰 과제는 자사의 핵심역량과 제품을 Selling Point로 삼아, 고객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접촉면을 확대하여 OTC/ETC 통합의 브랜드파워를 키우는 데 있다. OTC는 회사의 지명도와 친숙도에, ETC는 품질의 신뢰성과 분업 후 경쟁력에 경쟁우위점이 있다. 두가지를 하나의 컨셉으로 통합시키려는 노력의 중요성은 의약분업 후 마케팅 경쟁력을 키우는 데 있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기업이미지의 브랜드화와 적극적인 커뮤니케이션 활동
우선 고객의 이미지 Map 안에 자사가 어떻게 포지셔닝돼 있는 가에 대한 객관적이고 철저한 사전조사가 필요하다. 그동안 제약사는 개별 제품에 대한 마케팅조사에 치우쳐 기초적인 이미지조사는 소홀히 한 면이 없지 않다.
커뮤니케이터는 변화된 시대의 감도를 반영한 철저한 조사를 바탕으로 현시점에서 경쟁사의 강점과 약점, 기회와 위기요소를 분석하여 중장기적 Plan을 세워야 한다. 차별화된 세부 전략을 마련하고, 광고와 홍보 등 전사적인 자원을 동원한 적극적이고 전략적인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전개해 고객의 마음 속에 의도했던 회사상이 자리잡도록 Image Making해야 한다.
루머 등 위기관리 매니지먼트
이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각종 루머와 역정보 등에 대한 커뮤니케이션 대응력을 키워야 하는 것이다. 이는 최근 들어 루머 하나로 시장에서 상당한 곤혹을 치르고 있는 많은 기업들의 예에서 여실히 증명되고 있다.
시장에서 공신력을 잃은 기업일수록 역정보에 무방비적으로 노출되고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정보에 민감한 증권가 등 주주관리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며, 평소 정보의 공개와 투명성을 위한 회사의 노력상을 직·간접적으로 표출하는 등 `믿음의 마일리지'를 많이 쌓아 두어야만 한다. 또한 임직원에 대한 정보마인드를 끊임없이 고취시키고 유사시 대응 시나리오를 마련해 사내 매뉴얼화하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의사와 약사 등 고객 커뮤니케이션 활동·적극적인 지원체계
기업의 커뮤니케이션 경쟁력을 효율적으로 마케팅 자산화시킬 수 있는 또하나의 블랙박스가 있다면, 그것은 엄청난 환경변화를 겪고 있는 의사와 약사 등 고객의 입장에서도 이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현실을 파악하는 데 있다.
더구나 내년 상반기부터는 의사 등에 대한 자유로운 광고가 가능해질 전망이다. 앞서가는 커뮤니케이터라면 고객의 니즈를 파악하고 마케팅과 연동해서 고객에게 컨설팅을 해주고 나아가 대행해주는 고객감동의 자산으로 적극 활용할 것이다.
네티즌 등 효율적인 타깃과 대안매체를 잡아라!
닷컴기업의 위기론에도 불구 인터넷 등 뉴미디어는 시대적 대세로 자리잡고 있다.
광고효과 측면에서 회의론이 없는 건 아니지만 회사 홈페이지와의 접근성, 4대 매체 대비 저렴한 비용과 쌍방향의 특성으로 최근 각광받고 있는 데이터베이스 마케팅을 위한 최적의 매체로 손꼽히고 있다. 광고마케팅전략의 기본적인 목표가 최소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끌어낼 수 있도록 광고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라면 차별화된 인터넷 광고 등 이른바 대안매체는 분업 후 세분화된 고객층을 겨냥하는 데 매우 유효할 것이다.
의약분업 후 형성되고 있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 패러다임 속에서 효율적으로 브랜드를 키우고 방어하기 위한 몇가지 대안을 모색해 보았다. 그리고 모든 전략수립의 출발은 고객의 마음 속에 자리잡고 있는 회사의 모습에 대한 객관적이고 철저한 조사라는 점을 밝혔다. 조사에 드는 비용이 부담스럽다면, 몇 개사가 전략적인 제휴를 맺어 정기적으로 시행하는 것도 업계의 과학적인 이미지관리를 위해 전향적으로 검토해볼 만하다.
분명한 것은 제품 및 회사의 브랜드관리는 이제 하나의 독립적인 영역을 인정받고 있으며, 경영레벨의 핵심활동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 위상을 지키고 만들어가는 것은 부단한 연구개발로 시대의 흐름을 정확하게 읽고, 객관적인 조사에 준거해 회사의 전략을 실행하여 실질적인 성과를 보여주는 창의적인 커뮤니케이터에게 달려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