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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초개인맞춤 장기재생 혁명, 그것이 우리 전 세계에 닥친 고령화와 너무나 큰 의료비 부담을 줄이는 유일한 길입니다."
로킷헬스케어 유석환 회장(대표이사)이 최근 출간한 저서 'AI 초개인맞춤 장기재생 혁명' 북토크에서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유 회장은 22일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열린 북토크 행사에서 로킷헬스케어가 지난 10여년간 의료 현장에서 겪은 기술적, 제도적, 철학적 도전과 시행착오, 앞으로 방향을 공유했다.
산업공학 출신인 그는 1980년 대우자동차 유럽본부에서 근무한 전형적인 '공대생' 출신이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생명과학 전선에서 재생의학 혁신에 몰두해 왔다. 그가 생명과학의 길로 방향을 튼 계기는 2007년 셀트리온에 합류하면서부터였다.
그는 셀트리온헬스케어 사장을 맡아 세계 시장에 바이오시밀러를 직접 팔아야 했다. 당시 셀트리온이 가진 건 '비전'뿐인 시절이었다. 유 회장은 2년 만에 실제 제품을 글로벌에 공급하는 구조를 만들어냈고, 이는 셀트리온의 비약적 성장으로 이어졌다. 셀트리온 지난해 매출액은 3조5573억원, 영업이익 4920억원을 기록했다.
50% 치료율에 의문을 던지다.
유 회장이 처음 의약산업 현장을 마주했을 때, 가장 먼저 든 감정은 당혹감이었다고 한다. 그가 예로 든 것은 당시 주목받던 표적 항암제다. 표적 항암제는 치료율이 약 48%에 불과했지만, 약가는 무려 7000만원에 달했다. 숫자만 놓고 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 구조였다.
그는 "자동차에서 불량률이 50%면 시장에서 바로 퇴출입니다. 그런데 의약계에서는 박수를 칩니다. 정말 이상하다고 생각했어요"라고 말했다.
현장에선 웃음이 터졌지만, 곧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불량률이 50%라는 건, 절반은 효과가 없다는 얘기잖아요. 그런데도 그 약이 명약으로 통하고, 고가에 팔리고 있다는 게 충격이었어요"라고 회상했다. 그 순간부터였다고 한다. 유 회장은 지금까지 너무 당연하게 여겨졌던 의약 시스템에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더 나아가 그는 바이오의약품의 복잡한 유통 구조에 의문을 제기했다. 생산된 약이 여러 단계 유통 마진을 거쳐 높은 비용으로 판매되는 구조, 고령화로 의료비가 폭증하고 있음에도 이를 줄이려는 근본적 시도는 없다는 사실을 문제 삼았다.
그가 내린 결론은 명확했다. '약 하나로 모든 사람을 치료한다'는 기존 방식은 한계에 봉착했다. 질병의 유전적 배경과 생물학적 반응이 개인마다 다른 만큼, '초개인화된 치료'만이 유일한 해답이라는 것이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전략은 '바이오 잉크'를 활용한 3D 프린팅 기반 장기 재생 치료다. 유 회장은 환자 조직에서 추출한 생체 재료를 기반으로, AI와 바이오프린팅 기술을 활용해 환부에 직접 재생 패치를 전달하는 방식의 플랫폼을 구축했다. 단순한 세포 주입이 아닌, 생체 내 재생 유도에 적합한 환경을 정밀 설계한 것이다.
유 회장은 "재생을 위해선 단순히 세포만 필요한 게 아닙니다. 전기 신호, 기계적 강도, pH, 이동 경로 등 모든 물리적·화학적 조건이 조화를 이뤄야 합니다. 이것이 진짜 융합기술입니다"라고 강조했다.
그가 설계한 시스템의 또 다른 축은 수술방 기반 디지털 의료전달 체계다. 기존 기업들이 FDA 승인과 병원 입점에만 집중할 때, 로킷헬스케어는 수술방에서 직접 치료가 이뤄지는 흐름에 주목했다. AI 기반 진단부터, 환자 정보 실시간 수집, 원격교육 및 데이터 통합까지 아우르는 플랫폼은 로킷헬스케어가 차세대 디지털헬스 기업으로 평가받는 배경이다.
그는 "AI로 촬영된 환자 사진 한 장만으로도 전 세계 수술 현황과 치료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수집할 수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기존 유통 구조를 단숨에 뛰어넘는, 디지털 기반 직거래 모델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유 회장은 궁극적으로 재생이야말로 의료비 절감의 해법이라고 강조한다. 그는 "외국에서 당뇨발 환자의 연간 치료비는 10만 불, 5년이면 50만 불입니다. 그런데 로킷헬스케어 기술은 한 번의 재생 치료로 끝낼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실제 로킷헬스케어 플랫폼은 피부·연골·신장 등 다양한 조직에 적용 가능하며, 수차례 치료를 단 1회로 줄이는 효과를 입증,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중장년층 환자에게서도 낮아진 재생 능력을 보완하기 위해, 추출된 바이오잉크의 유효성분 비율을 역전시키는 기술도 개발, 고령 재생 플랫폼을 완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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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처럼, 묵묵히 걸은 길이 미래가 된다.
지금은 바이오 업계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자리 잡은 셀트리온도 초기에는 냉소적인 시선을 받았다. 그 시절을 온몸으로 견뎌낸 경험은 유석환 회장에게 일종의 전략이 됐다. 남들이 "안 된다"고 말할 때가 오히려 기회라는 것을 그는 몸소 깨달았다고 한다. 지금 장기 재생 역시 아직은 생소하고 회의적인 시선을 받지만, 그는 그 반응조차 긍정적인 신호로 읽는다.
유 회장은 "새로운 산업은 아무도 관심 두지 않을 때 조용히 자라는 법입니다. 테슬라도 그랬잖아요. 사람들이 쳐다보지 않을 때, 먼저 길목에 가서 자리를 잡는 것. 그게 결국 가장 큰 기회가 됩니다"라고 말했다.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를 실제 의료 현장에 확산시키는 과정에는 여전히 윤리적·경제적 장벽이 존재한다. 유 회장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매뉴얼과 영상 중심 교육 자료를 체계화하고, 해외 의료진과 협업 모델을 정착시키는 등,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했다.
또한 그는 아프리카와 남미 등 의료 자원이 열악한 지역에서도 활용 가능한 ‘현장형 치료 솔루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환자 조직에서 직접 재료를 추출하고, 최소한 장비로 치료까지 이뤄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유 회장은 이 방식이야말로 기술의 형평성과 지속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열쇠라고 강조했다.
유 회장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으로 내세운 '약가 80% 인하'와 같은 글로벌 정책 흐름을 언급하며, 국가 의료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서라도 '약가 절반 시대'는 불가피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약값이 반으로 떨어지지 않으면, 전 세계 어떤 나라도 의료 재정을 버틸 수 없습니다. 그 해결책은 반복 진료가 아니라, 단 한 번에 끝나는 재생 치료에 있습니다"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AI 기반 초개인맞춤 장기재생 기술은 결국 선택이 아니라, 거절할 수 없는 미래가 될 겁니다"라며 북토크 마지막을 이 한 문장으로 정리했다.
행사에 참석한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이번 북토크는 의료산업 패러다임이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던 자리였다"면서 "산업공학적 사고로 바이오산업의 복잡한 문제를 직관적으로 풀어낸 유 회장의 접근법은 기술 융합과 인류 사명 사이에서 고민하는 모든 제약바이오 종사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남겼다"고 소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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