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사들이 일반약 가격 세우기에 골치를 앓는 가운데, 회사의 적극적인 의지로 짧은 기간에 인상가격을 안정국면으로 진입시킨 제약사가 있어 주목된다.
명인제약의 잇몸 발적 부기 출혈치료제 ‘이가틴’이 그것으로, 원부자재 가격 상승으로 지난해 12월 가격인상을 통보한 후 3개월 만에 시중가격이 안정국면에 들어선 것.
일선 약국과 도매업계 및 명인제약에 따르면 이가탄은 지난해 12월까지 120캡슐 17,000원(부가 18,7000원)에 출하됐으나 1월부터 2만원(부가 2,2000원)에 출하돼 약국 소매가격이 23,000-25,000원에 형성된 것으로 파악됐다.
전반적으로 일반의약품 매출이 크게 부진한 가운데 가격인상을 단행한 지 3개월 만에 소기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것은 일관된 가격안정 정책과 일선 업소에서의 협조가 있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 명인은 인상가격의 빠른 안정을 위해 세 가지 정책을 구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 가격인상 통보 후 많은 거래처에서 구 가격으로 대량구매를 요구해 왔으나 ‘인상가격 조기 안정’을 위해 기존 월 판매물량의 50%만 추가로 출하했다.
또 잇몸약시장의 새로운 수용창출을 위해 TV, 라디오, 신문 등 3개 매체를 통한 대대적인 광고전략을 실시했고, 일선거래처의 재고소진을 위해 1-2월 중 전면출하 중지정책을 실시했다.
이러한 요인들이 맞물리며 인상가격을 빠른 시일 내 안정시킨 것.
명인제약은 전국적으로 약국과 도매상에서 적정가격 판매가 이뤄질 수 있도록 가격 안정정책을 지속적으로 전개해 나간다는 방침. (1개월 회전에 큰 도매상은 1월 1회 500개, 중소도매업소는 1월 1회 300개 출하 방침)
명인제약 관계자는 “잇몸치료제 시장에서 차별화를 선언하면서 새로운 잇몸시장을 개척 해온 명인제약은 이가탄의 가격난매 방지를 위해 3년 전부터 써 온 출하물량억제 정책을 유지했고, 몇십억 손해를 보더라도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의지를 고수하며 시장의 신뢰를 얻었다”며 “인상에 따른 후유증으로 나타날 수 있는 가격난매 현상을 사전에 차단하고, 과량출하도 절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명인제약은 지난해 160여억원의 매출을 올린 이가탄 올해 매출을 200억원으로 잡고 있다.
이가탄의 이 같은 사례는 도매업계에서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한 도매업소 관계자는 “지난해 12월 키맨들을 초청해 간담회를 하면서 가격은 꼭 세워달라고 부탁했다”며 “여기서 그쳤으면 무너질 수 있었지만 출하량을 통제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 가격이 세워졌다”고 진단했다.
실제 도매업계에서는 일반약 가격을 세우기 위해서는 제약사들의 노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밀어내기를 하면 가격을 잡을 수가 없다는 것.
생산이 넘치면 시중가가 내려간다는 시장경제 원리에 따라 제약사들이 밀어내기를 자제해야 재판가가 제대로 형성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다른 관계자는 “가격을 잡은 이후 과다 출하되며 다시 흔들리는 제품들도 있다”며 “회사가 관리를 잘하며 풀지 않으면 가격은 잡히고, 밀어내기 영업을 하면 잡히지 않는다는 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