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주사제 타입의 인슐린을 투여받고 있는 당뇨병 환자수는 미국에서만 줄잡아 500만명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매일 수 차례 인슐린을 투여해야 하는 고통을 감수해 왔던 미국의 당뇨병 환자들에게도 희소식이 전해졌다. 유럽 집행위원회가 지난달 26일 화이자社의 흡입식 인슐린 '엑슈베라'(Exubera)를 발매할 수 있도록 허가한 데 뒤이어 27일 FDA도 득달같이 승인을 결정했기 때문.
'엑슈베라'는 1형 및 2형 당뇨병 치료용 재조합 휴먼 인슐린 분말을 흡입하는 방식으로 사용하는 약물이다. 이날 FDA의 승인결정으로 지난 1920년대에 인슐린이 개발되어 나온 이래 미국에서도 최초로 주사제 이외의 제제가 환자들에게 공급될 수 있게 됐다.
FDA 산하 의약품평가센터(CDER)의 스티븐 갤슨 소장은 "지금까지 당뇨병 환자들은 오로지 한가지 방식으로만 인슐린을 투여받을 수 있었지만, 오늘 흡입식 인슐린의 허가로 환자들은 혈당 수치를 조절해야 할 때 치료법 선택의 폭이 확대될 수 있게 됐다"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이와 관련, 당뇨병 환자들은 체내에서 충분한 양의 인슐린이 생성되거나, 생성된 인슐린을 효율적으로 사용하지 못하는 탓에 혈당 수치를 적절히 조절하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혈당 수치를 조절하지 못하면 심장병, 신부전, 시력상실, 신경손상 등 중증의 합병증이 나타나게 된다.
한편 '엑슈베라'는 2,500여명의 성인환자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던 임상시험에서 뛰어난 효능과 안전성이 입증됐었다. 특히 최대 인슐린 농도에 도달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이 평균 49분(30~90분)에 불과해 평균 105분(60~240분)에 달하는 일부 주사제 타입의 약물에 비해 빠른 것으로 밝혀진 바 있을 정도다.
그러나 '엑슈베라'는 흡연자 또는 최근 6개월 이내에 담배를 끊은 이들의 경우에는 사용해선 안된다는 점이 유의해야 할 대목이다. 천식, 기관지염, 기종(氣腫) 등을 앓는 환자들도 사용을 삼가야 할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