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드럭스토어에 진열된 되어 있는 감기약, 안약 등 일반약의 패키지 디자인이 완전히 달라졌다.
수수한 포장의 전과는 달리, 최근에는 증상이나 약효를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디자인하거나 화려한 색상으로 시선을 끌고 있다.
'옛날에는 백지에 제품명만 쓰여 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패키지 경향이 완전히 바뀌었다.' 드럭스토어를 찾는 사람이면 누구나 느낄 수 있는 사실이다.
그중 안약코너에는 특히 시선을 끄는 제품이 있다. 로토제약이 2002년 발매한 '아이스트레치'가 그것.
눈의 피로를 회복시켜주는 효과를 표방하는 이 제품에는 안구의 단면도가 크게 그려져 시선을 자극한다. 발매전 이 포장에 대해 사내에서도 찬반양론이 분분했지만, 발매 후에는 당초목표를 크게 웃도는 연간 수십만개의 매출을 올리는 히트상품이 됐다.
TV광고를 하지 않은 제품으로는 이례적인 결과로 평가된다.
'일반약은 지금까지 약국에서 약사에게 증상을 설명하고 약사가 권하는 상품을 구입하는 것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에 TV광고 등을 통해 제품의 지명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했지만, 최근에는 셀프메디케이션의 확산으로 소비자가 직접 상품을 고르는 경우가 많아져 소비자에 눈에 띄게 만드는 것도 중요해졌다'고 로또제약의 상품기획매니저 요시무라씨는 설명한다.
또, 패키지가 화려해지고 다양해진 원인 중에 하나로 드럭스토어의 증가도 꼽힌다.
일본체인드럭스토어협회의 집계에 따르면 2003년 드럭스토어수는 14,103곳으로 전년대비 760곳이나 증가하고 있다.
일반약이 권장판매에서 점차 스스로 선택하는 상품이 되고 있어, 제약 각사는 진열대 자리싸움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다.
로토에는 현재 30종류의 안약이 발매되고 있는데, 젊은 여성용 제품은 화장품과 같이 광택있는 패키지를 사용하는 등의 섬세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또, 사내에는 드럭스토어 매장을 재현한 진열대를 마련하고 어떻게 하면 소비자의 시선을 끌 수 있을지 실제로 시연을 통해 디자인을 결정하고 있다.
한편 다케다제약도 지난해 감기약 '벤자블록'의 종류를 증상에 따라 콧물, 목감기, 발열 등 3종류로 세분화하면서 패키지 색을 황색, 은색, 청색으로 구분하고 있다.
또, 드럭스토어에도 진열 시에 왼쪽부터 황색, 은색, 청색 순으로 진열할 것으로 부탁하고 있다.
세가지 색중에서 가장 눈에 잘 띠는 것은 황색. 그리고 푸른색은 그 보색으로 둘 사이에 수수한 은색을 끼워 넣고 있다. 사람의 시선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흐르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이 세 종류의 제품이 모두 눈에 잘 들어올 수 있게 한 배려이다. 은색을 쓴 것은 황색과 청색을 눈에 잘 띠게 하는 효과도 있다.
전략이 적중한 것인지 '벤자블록'시리즈 제품은 전년대비 37억엔의 매출 증가를 기록했다.
하지만 제약사들은 고충을 토로한다. 튀는 패키지를 만드는 것은 간단하지만, 약사법의 제한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디자인시대인 만큼 일반약 패키지는 계속 진보해 나갈 것은 분명한 사실이며, 소비자의 시선을 끌기 위한 제약사의 노력이 작은 패키지 안에 고스란히 담겨질 것은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