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티스, 카이론 인수는 잘못된 만남?
5% 지분 보유 군소주주 딴죽걸기 시도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5-12-21 16:04   수정 2005.12.21 16:54
"합리적이지 못한 인수가격과 부적절한 성사시기, 그릇된 합의 도달과정 등 모든 것이 잘못됐다."

스위스 노바티스社가 미국의 바이오테크놀로지 메이커 카이론社를 완전인수키로 합의한 것과 관련, 현재 카이론의 지분 5%를 보유하고 있는 한 투자회사가 20일 반대표를 던질 계획임을 공개하며 제시한 딴죽걸기의 사유이다.

미국 캘리포니아州 샌프란시스코에 소재한 헤지펀드사로 알려진 밸류액트 캐피탈社(ValueAct Capital)의 메이슨 모피트 상무이사는 이날 "노바티스측이 카이론의 잔여지분 56%에 대한 인수를 제안한 것에 대해 반대표를 던질 예정임을 미국 증권감독위원회(SEC)에 고지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모피트 이사의 언급은 노바티스측이 지난 10월 카이론의 전체 잔여지분을 총 1억1,200만株를 51억 달러·한 주당 45달러의 조건에 인수키로 합의했던 것을 염두에 두고 나온 것이다. 당시 합의는 노바티스측이 9월에 제시했던 45억 달러·한 주당 40달러 수준보다 나은 조건을 추가로 내놓음에 따라 성사된 것이었다.

게다가 카이론은 영국 리버풀에 소재한 공장의 오염사고로 인해 2004~2005년 인플루엔자 시즌에 백신 공급이 중단되었던 탓에 별달리 선택의 여지도 없었다는 지적이다.

노바티스는 이제까지 카이론측 지분 42.2%를 보유해 왔던 최대주주이다.

한편 밸류액트 캐피탈측은 오염사고 발생으로 카이론의 주가가 급락하던 당시 지분을 매입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밸류액트 캐피탈측은 카이론이 발행한 일반株(의결권株)의 5%에 해당하는 980만株, 우선株(비 의결권株)까지 포함한 전체 발행주식 기준으로는 9%를 보유한 군소주주이다.

인수를 최종적으로 성사시키려면 카이론측 주주들의 승인을 필요로 하는 노바티스이고 보면 한 군소주주의 딴죽걸기를 그저 바라만 보고 있을 수도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 셈.

모피트 이사는 "카이론 지분을 추가로 사들이거나, 다른 주주들을 설득하거나, 합의의 무효화를 위해 소송을 제기하는 등 다각적인 방안을 강구 중"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노바티스와 카이론측 대변인들은 밸류액트 캐피탈측의 돌출행동과 관련, 즉각적인 입장표명을 유보하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상당수의 애널리스트들은 밸류액트 캐피탈측이 다른 투자자들의 지지를 이끌어 낼 수 있을지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매사추세츠州 보스턴에 소재한 S.G. 코웬 증권社의 에릭 슈미트 애널리스트는 "대다수의 투자자들은 노바티스와 카이론의 합의를 우호적으로 보고 있을 뿐 아니라 인수가격도 적정수준으로 판단하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욕에 있는 로드먼&렌쇼 증권社의 마이크 킹 애널리스트도 "카이론측이 이보다 더 좋은 인수 파트너를 만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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