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줄이 특허만료 '질풍노도기' 서막
업체별 명암도 극명하게 엇갈릴 듯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5-09-29 20:46   수정 2005.12.22 11:54
"올해에만 미국시장에서 콜레스테롤 저하제 '프라바콜'(프라바스타틴), 항생제 '지스로맥스'(아지스로마이신), 패치형 진통제 '듀라제식'(펜타닐) 등 7개의 주요 제품들이 제네릭 제형들의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영국 런던에 소재한 제약정보 전문업체 어치 퍼블리싱社(Urch Publishing)가 28일 공개한 '제네릭의 도전, 2005년부터 2009년까지' 보고서의 한 대목이다. 이들 3개 제품은 지난해 각각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던 블록버스터 드럭들이다.

결국 올 것이 오고야 말았다. 블록버스터 드럭들의 줄이은 특허만료에 따른 '질풍노도의 해'가...

어치 퍼블리싱社의 보고서에 따르면 가령 그 서막(序幕)에 해당하는 올해의 경우 영국·독일·프랑스 등 '유럽 빅 3' 시장 가운데 최소한 1곳 이상에서 10개 제품들이 제네릭 제형들과의 도전에 내몰리게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천식치료제 '세레타이드'(또는 '애드베어'; 살메테롤+플루티카손), 항당뇨제 '아마릴'(글리메피리드), 항생제 '비악신'(클라리스로마이신), 항균제 '세프질'(세프로질), 항응고제 '로베녹스'(에녹사파린) 및 '플라빅스'(클로피도그렐), 항생제 '로세핀'(세프트리악손) 등이 여기에 해당되는 제품들.

뒤이어 2006년에도 최소한 7개 제품들이 미국시장에서 특허가 만료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항우울제 '졸로푸트'(서트라린)와 콜레스테롤 저하제 '조코'(심바스타틴) 등 4개 제품이 지난해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렸던 블록버스터 드럭들. 유럽에서도 '빅 3' 시장 가운데 최소한 1곳 이상에서 8개 제품들이 특허보호기간이 경과하는 운명을 맞게 될 것으로 집계됐다.

이들은 수면제 '앰비엔'(졸피뎀), 항고혈압제 '코레그'(카베딜올), 항진균제 '라미실'(테르비나핀),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 '프로스카'(피나스테라이드), 항구토제 '조프란'(온단세트론) 등이다.

2007년의 경우 항고혈압제 '노바스크'(암로디핀)과 위산(胃酸) 질환 관련치료제 '넥시움'(에스오메프라졸) 등 4개의 블록버스터 드럭이 포함된 9개 제품들이 미국시장에서 특허만료로 독점적 지위를 상실케 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 해에 유럽시장에서 여기에 해당되는 제품수는 9개. 이 중 6개가 프랑스에서 나타날 사례로 전망됐다.

구체적으로는 항암제 '캠푸토'(이리노테칸), 편두통 치료제 '이미그란'(수마트립탄), 항구토제 '카이트릴'(그라니세트론), 항우울제 '팍실'(파록세틴), 천식 치료제 '풀미코트'(부데소나이드), 정신분열증 치료제 '리스페달'(리스페리돈), 항알러지제 '지르텍'(세티리진) 등이다.

2008년에는 미국시장에서 10개 제품들이 특허의 보호막을 상실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 중 지난해 블록버스터 드럭에 속한 것은 항우울제 '이펙사'(벤라팍신)와 골다공증 치료제 '포사맥스'(알렌드로네이트). 같은 해 유럽 '빅 3' 시장 중 최소한 1곳에서는 8개 제품들이 동일한 운명에 처하게 될 것으로 분석됐다.

전립선암 치료제 '카소덱스'(바이칼루타마이드), 항고혈압제 '트리테이스'(라미프릴), 항경련제 '데파코트'(디발프로엑스) 및 '라믹탈'(라모트리진), 관절염 치료제 '모빅'(멜록시캄), 면역억제제 '프로그라프'(타크롤리무스), 천식 치료제 '세레벤트'(살메테롤) 등이 바로 여기에 해당되는 약물들.

2009년에도 특허만료 행진은 계속 이어져 미국시장에서 속쓰림 치료제 '프레바시드'(란소프라졸) 등 2개의 블록버스터 드럭이 포함된 8개 제품들이, 유럽 '빅 3' 시장 중 최소한 1곳에서는 10개 제품들이 각각 특허만료를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관측됐다. 또 이 해의 경우 항궤양제 '프로토닉스'(판토프라졸)과 '넥시움'은 유럽 '빅 3' 시장에서 예외없이 특허만료로 인한 직격탄을 맞게 될 약물들로 지목됐다.

2009년의 특허만료 대상품목들은 혈관확장제 '아데노스칸'(아데노신注), 면역억제제 '셀셉트'(마이노페놀레이트), 전립선 비대증 치료제 '후로맥스'(탐술로신), 항경련제 '케프라'(레베티라세탐), 항우울제 '렉사프로'(에스시탈로프람), 항궤양제 '프로토닉스'(판토프라졸), 중성지방 저하제 '트라이코'(페노피브레이트), 체중감소제 '제니칼'(오를리스타트) 등이다.

같은 맥락에서 영국·독일·프랑스 등 유럽 '빅 3' 시장별로 특허만료에 직면할 품목수를 살펴보면 ▲2005년 각각 10개·9개 및 5개 ▲2006년 5개·7개 및 6개 ▲2007년 7개·2개 및 3개 ▲2008년 7개·3개 및 4개 ▲2009년 10개·8개 및 7개 등으로 분석됐다.

한편 보고서는 올해부터 2009년까지 앞으로 5년 동안 미국과 유럽시장에서 한해 매출총액 600억 달러대에 달하는 42개 정도의 제품들이 특허만료라는 비운을 접하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특허만료에 따른 영향이 가장 크게 미칠 제약기업들로 보고서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 화이자社, 로슈社 등을 꼽았다. 반면 일라이 릴리社, 쉐링푸라우社, 바이엘社, 암젠社, 쉐링 AG社 등은 영향이 거의 없거나 미미한 수준에 그칠 제약사들로 분류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화이자社와 머크&컴퍼니社가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에 비해 특허만료로 인한 영향을 좀 더 크게 받을 것이며, 사노피-신데라보社와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퀴브社는 50억 달러대 거대품목인 '플라빅스'의 특허소송 결과에 따라 상당한 파장을 감수해야 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점쳤다.

보고서는 또 특허만료에 따른 영향이 가장 큰 편에 속할 품목들로 '조코'와 '노바스크'를 지목했다. 이들은 지난해 각각 50억 달러·43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한 바 있다.

이 같은 예측이 나올 만도 한 것이 특허가 만료되면 제네릭 제형들은 1~2년의 단기간 이내에 기존 오리지널 제품의 시장을 최대 80% 안팎까지 사납게 잠식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라이 릴리의 항우울제 '푸로작'(플루옥세틴)이 대표적인 케이스.

보고서는 지난해의 경우 제네릭 제형들이 총 580억 달러의 매출을 올려 전 세계 의약품시장의 14%를 점유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들 제품은 또 오는 2009년까지 5년간 150억~200억 달러의 추가적인 매출을 산도스社와 테바 파마슈티컬 인더스트리社의 제네릭 메이커들에게 안겨줄 수 있을 것으로 보고서는 예상했다.

아울러 암젠社의 빈혈 치료제 '에포젠'(에포에틴알파)과 항암제 '뉴포젠'(필그라스팀), 존슨&존슨社의 빈혈약 '프로크리트'(에리스로포이에틴) 등 지난해 65억 달러의 매출합계치를 창출했던 재조합 생물학적 제제들도 제네릭 메이커들에게 또 다른 기회를 제공해 줄 것으로 보았다.

보고서 작성을 총괄했던 피터 노먼 박사는 "특히 특허만료에 따른 파장이 가장 광범위한 스펙트럼에 걸쳐 영향을 미칠 해는 2006년과 2007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고 보면 2006년은 미국시장에서 '졸로푸트' 등 7개 제품들(매출총액 120억 달러)이, 2007년에는 '노바스크' 등 8개 제품들(매출총액 105억 달러)이 각각 특허만료에 직면하게 되는 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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