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론, 노바티스 인수제안 거부 통보
45억 달러 조건은 불충분한 수준 사유 제시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5-09-06 18:47   
미국 캘리포니아州에 소재한 생명공학기업 카이론社(Chiron)가 5일 노바티스社의 인수제안을 거부했다.

잔여지분 58%를 한 주당 현금 40달러, 총 45억 달러를 지급하고 회사를 인수하겠다는 노바티스측의 제안은 불충분한 수준의 것이므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

현재 카이론측 지분 42.2%를 보유하고 있는 노바티스는 백신사업 부문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에 따라 지난 1일 잔여지분 전체를 인수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었다. 하루 전이었던 지난달 31일 나스닥에서 카이론株의 마감가격에 10%의 프리미엄을 붙인 조건을 제시했던 것.

제안이 있은 직후 카이론측은 일단 제시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겠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었다.

노바티스社의 존 질라디 대변인은 카이론측 경영진이 거부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일단 공식적인 언급을 삼가는 입장을 보였다.

이와 관련, 애널리스트들은 노바티스가 카이론에 인수를 제안한 것이 전략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며 추이를 주목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조류독감과 급성 호흡기계 증후군(SARS)의 확산으로 최근들어 부쩍 관심이 쏠리고 있는 백신사업 분야에 새롭게 진출할 수 있게 될 것이기 때문.

실제로 백신사업은 전통적으로 처방약 분야에 비해 저성장·저수익 비즈니스로 치부되어 왔으나, 신기술의 개발과 업계의 판도재편 등에 힘입어 최근에는 인식이 예전과 확연히 달라지고 있는 추세이다. 가까운 장래에 괄목할만한 수준의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로 손꼽히기 시작했을 정도.

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의 경우 오는 2015년에 이르면 백신시장 규모가 300억~430억 달러 안팎의 볼륨으로 성장해 지금보다 4배 이상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을 지난 6월 내놓기도 했었다.

카이론측은 이날 공개한 발표문을 통해 "노바티스가 지난 10여년간 우리의 최대주주로 M&A나 제휴 등 회사의 경영전략 전반에 걸쳐 정기적으로 협의를 진행해 왔던 파트너"라면서도 "노바티스측이 제시한 조건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불충분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거부입장을 내놓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경영진이 노바티스측에 회사 인수를 요청한 바도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카이론은 지난해 영국과 독일에 소재한 생산공장에 오염문제가 발생한 이래 백신제조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다행히 FDA가 영국 북서부 리버풀 소재 공장에 대해 면밀한 실사를 진행한 끝에 긍정적인 평가결과를 내놓음에 따라 2005~2006년 인플루엔자 시즌에 대비한 백신 공급이 재개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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