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노피-아벤티스社에 비상이 걸렸다.
미국 중부캘리포니아 지방법원이 15일 사노피가 보유한 블록버스터 항응고제 '로베녹스'(에녹사파린)의 특허를 무효화하는 결정을 내려 제네릭 제형들이 발매되어 나올 수 있는 물꼬를 터주었기 때문.
사노피측은 제네릭 메이커 암파스타 파마슈티컬스社(Amphastar)와 테바 파마슈티컬 인더스트리社(Teva) 등이 조기에 '로베녹스'의 제네릭 제형을 미국시장에 발매하지 못하도록 봉쇄하고자 지난 2003년 8월 소송을 제기했었다. 소장(訴狀)에서 사노피측은 "제네릭 메이커들이 미국 특허번호 5,389,618에 해당하는 항목을 침해했다"고 문제를 지적했었다.
'로베녹스'는 지난해 23억 달러(미국시장만 14억 달러)의 매출을 올려 사노피의 전체 매출액 가운데 7.5%를 점유했던 효자품목이다. 또 다른 항응고제 '플라빅스'(클로피도그렐)와 함께 사노피의 양대 핵심품목으로 꼽혀왔을 정도.
이 때문인 듯, 16일 사노피의 주가가 5% 이상 빠져나가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사노피측은 법원의 결정에 대해 "암파스타측이 제기했던 불공정한 주장을 그대로 수용했다"며 불만을 감추지 않았다.
게다가 전문가들은 이번 판결이 암파스타社와 마찬가지로 '로베녹스'의 제네릭 제형 발매를 모색해 왔던 모멘타 파마슈티컬스社(Momenta) 등의 다른 제네릭 메이커들에게도 막힌 혈관을 뚫어준 격이 됐다고 진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 같은 기대감이 반영된 듯, 16일 나스닥에서 모멘타社의 주가는 63%나 급등하면서 16.50달러에 마감되는 깜짝쇼를 펼쳤다. CIBC 월드마켓 증권社의 매트 젤러 애널리스트는 "모멘타측이 '로베녹스'의 제네릭 제형을 선보일 경우 장차 한해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 사노피측은 항소를 제기할 방침이라며 '로베녹스'의 특허를 보호하기 위해 일전을 불사할 강경방침임을 내비쳤다. 그러나 이 회사의 장 마르크 포드뱅 대변인은 실제로 '로베녹스'의 제네릭 제형이 발매될 경우 사노피측의 매출과 이익이 어느 정도 잠식당할 것인지를 묻는 질의에 답변을 삼가는 입장을 보였다.
한편 투자자들은 '로베녹스'의 특허만료가 예상보다 상당히 앞당겨지게 된 셈이라며 놀랍다는 반응을 내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원래 '로베녹스'는 오는 2012년 2월에야 특허가 만료될 것으로 알려져 왔다.
도이체방크의 마크 퍼셀 애널리스트는 "올해의 경우 '로베녹스'가 사노피 전체 매출의 5%·이익의 9% 정도를 점유할 것으로 예상했었다"고 밝혔다. 프루덴셜 증권社의 팀 앤더슨 애널리스트도 "제네릭 제형들이 발매되면 사노피의 주당순이익이 10% 정도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퍼셀 애널리스트는 "법원의 판결이 곧바로 FDA가 '로베녹스'의 제네릭 제형을 허가할 것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좀 더 예의주시가 필요하다는 견해를 피력했다.
'로베녹스'가 상당히 복잡한 화학구조를 띄고 있어 제네릭 제형 개발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이고, 따라서 제네릭 제형의 시장점유율 잠식이나 약가인하에 미칠 영향이 다른 약물들에 비해 크지 않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또 전문가들은 '로베녹스'의 제네릭 제형이 FDA의 허가검토 절차를 밟는 데도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는 후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