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머크號 새 선장님을 찾습니다!
내부승진 vs 낙하산 저울질, 現 CEO 조기퇴진說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5-03-31 18:41   수정 2005.04.01 10:27
위기의 머크&컴퍼니社를 이끌 새로운 CEO는 누가 될 것인가?

65세에 도달하는 오는 2006년 3월 은퇴할 예정이었던 레이먼드 길마틴 회장의 조기퇴진說이 흘러나오고 있는 가운데 머크 이사회가 이미 지난해 가을부터 후계자 찾기에 나선 것으로 알려져 최종낙점자가 누가 될 것인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재 머크는 블록버스터 관절염 치료제 '바이옥스'(로페콕시브)의 리콜 뿐 아니라 4개 후보신약의 잇따른 실패와 기존 핵심제품들의 줄이은 특허만료 등으로 창사이래 최대의 위기상황에 놓여있는 형편이다. 주가 또한 최근 5년 사이에 절반 가까이 뒷걸음질친 상황.

이와 관련, 당초 머크측은 외부에서 스타급 경영자를 영입하는 방안을 강구했으나, 아직껏 뚜렷한 성과를 이끌어 내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머크의 한 대변인은 "이사회가 회사내부와 외부에서 동시에 적임자를 물색하고 있다"며 "아마도 올해 말까지는 윤곽이 드러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과정에서 이미 최소한 한명의 외부인사가 제안을 정중히 거부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워너램버트社의 CEO를 역임했던 로드윅 J.R. 드 빙크가 그 주인공.

그는 28일 한 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1월 중순경 머크측 관계자로부터 제안을 받고 생각할 시간을 줄 것을 요청했지만, 2월 말에서 3월 초 사이에 공식발표가 가능토록 서둘러 결정해 줄 것을 요구해 받아들이기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현재 블랙스톤 그룹의 컨설턴트로 활동 중인 드 빙크는 또 "머크의 경영을 다시 정상궤도로 올려놓기 위해서는 3~4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지만, 나는 이미 환갑잔치를 치른 몸"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머크측과 긴밀한 제휴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쉐링푸라우社의 프레드 핫산 회장도 물망에 꾸준히 오르내리고 있는 또 한사람의 스타급 경영자. 그러나 길마틴 회장이 쉐링푸라우와의 통합을 공개적으로 반대해 왔던 탓에 아직은 가능성만 점쳐지고 있는 상태로 풀이되고 있다.

눈을 내부로 돌릴 경우에도 몇몇 후보자들이 제법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내부에서 후계자를 찾는 것이 위험부담이 덜하다는 지적에 무게가 실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회사 내부사정에 정통한 소식통들에 따르면 최고 재무책임자(CFO)와 아시아 휴먼헬스 사업부 총괄책임자를 겸직하고 있는 여성경영자 주디 C. 르웬트(56세)가 1순위 후보자로 꼽히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순위 후보자로 거명되고 있는 인물은 올해 50세의 케네스 C. 프레이저 고문(general counsel)이라는 후문이다. 그는 경영자로서 경험은 부족하지만, 줄줄이 제기되고 있는 '바이옥스' 관련소송에서 회사측 입장을 앞장서 변호하고 있어 부각된 케이스라는 지적이다.

처방약 사업부를 이끌고 있는 브래들리 셰어레스(48세), R&D 파트의 수장인 한국계 피터 S. 킴 박사(46세) 등도 한가닥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도이체 방크의 바바라 라이언 애널리스트는 "지금의 상황에서 내부승진자가 CEO에 오를 경우 실망감을 안겨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멤버들은 지금 머크가 직면한 위기상황에 직접적 원인을 제공한 장본인들이기 때문이라는 것.

이 때문인 듯, 전혀 의외의 외부인물들도 이름이 오르내리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3M에 재직 중인 W. 제임스 맥너니 주니어와 홈 데포트社(Home Depot)의 로버트 나들리가 한 예. 이들은 모두 한때 제네럴 일레트릭社(GE)에 몸담아 경영자로서 잔뼈가 굵은 인물들이다.

GE의 회장을 역임했던 래리 보시디도 추진력을 인정받아 거명되고 있는 분위기이다.

3M측 대변인은 "맥너니가 회사를 떠날 가능성은 제로"라며 "추측에 불과하다"는 말로 루머를 일축했다. 홈 데포트측 대변인은 "루머나 추측에 대해 회사의 공식입장을 언급할 수 없다"며 뚱한 반응을 보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암젠社의 케빈 셰어러 회장도 지난해 크리스마스 직전에 머크측으로부터 제의를 받았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으나, 정작 본인은 언급을 삼가고 있어 궁금증을 증폭시키고 있다.

머크측 한 관계자는 "현재로선 상황이 매우 유동적"이라면서도 "제안을 받은 인물들 가운데 누군가는 앞으로 두달 이내에 답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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