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발·화재 등 각종 안전사고의 위험을 안고 있는 약대 연구실들에 안전대책 마련 수준이 매우 낮아 시설 및 안전교육 시스템의 조속한 확충이 요구되고 있다.
지난 연말 두 곳의 약학대학 실험실에서 폭발과 화재 사고가 발생, 한 곳에서는 외국인 유학생들이 큰 화상을 입었고, 다른 한곳은 다행히 부상자는 없었지만 화재로 인해 연구실 내부에 재산상의 큰 손실을 입었다.
더불어 지난 4일에는 대덕연구단지의 SK 연구원에서 의약품중간체 합성실험 도중 반응기 과열로 추정되는 폭발사고가 발생, 연구원 6명이 다치고 실험동 건물내부 6천600여㎡와 실험기기 등이 불타는 대형 사고가 터졌다.
각 약학대학의 연구실은 합성실험이나 물질 추출을 위한 용매 등 폭발 위험이 다분한 화학약품을 수시로 다룬다. 결국 위의 사례와 같은 심각한 사고 위험은 항상 내재해 있다고 봐야한다.
SK 사고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큰 기업의 연구실들도 충분한 안전대책 갖추고 있지 못하다. 하물며 대학연구실의 안전대책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화학약품을 다룰 때 착용해야 할 안전복이나 고글, 안전장갑 등 기본적인 대비책은 물론, 실험실 환경을 제어할 수 있는 각종 설비, 실험실 출입시의 샤워시설, 사고 발생 시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소화설비 등을 갖추고 있는 연구실은 거의 없다.
대부분의 학생들이 기본적인 온도·습도 조절도 제대로 되지 않는 실험실에서 흰 가운 하나만 걸친 채 실험에 몰두하는 것이 우리네 대학연구실 안전대책의 현 주소다.
또한 연구실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위험요소에 대한 사전 교육이나 사고 발생시 대응 요령 등에 대한 교육 및 훈련도 거의 전무하다.
한 약대 교수는 이같은 설비 미비에 앞서 사람들의 안전불감증이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기본적인 안전복 같은 것은 그리 비싸지는 않지만 모든 연구인력에 대해 필요한 수량을 모두 갖추고 여타 안전 설비를 갖추려고 하면 결코 만만한 일은 아니죠. 부족한 대학 재정을 감안할 때 이해가 안가는 것도 아닙니다. 하지만 정작 위험한 것은 설비를 갖추어도 '설마'하는 생각에 무방비상태로 실험에 임하는 연구자들의 사고방식이에요."
이같은 상황임에도 최근 모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국회 과기정 상임위에 계류된 관련 법안은 노동부와 교육부, 과기부 등 관련 부처간 이견으로 세월만 보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물며 각 대학이 자율적으로 이같은 설비를 갖추는 것은 요원한 일로 보인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소중한 연구인력과 설비를 위험 앞에 무방비상태로 놓아둘 수는 없다.
정부의 조속한 법안 마련, 대학의 중장기적인 설비투자 계획 수립, 그리고 교수와 학생들의 안전에 대한 의식 개혁 등 전방위적인 안전대책 확립 노력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