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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바이오·의료기기 특화 공공 액셀러레이터인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가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9월 8일부터 9일까지 양일간 개최된 북유럽 최대 바이오 파트너링 행사 ‘NLSDays 2026’에 참가해 한국과 북유럽 간의 전략적 파트너십 생태계 조성에 본격 나섰다.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이번 행사에서 혁신적인 초기 신약 후보물질과 원천 기술을 갖춘 한국 스타트업과, 글로벌 수준의 임상 및 제조 역량을 보유한 북유럽 생태계를 하나로 연결하는 ‘한-노르딕 바이오 공동개발 회랑(Korea-Nordic Bio Co-development Corridor)’이라는 새로운 협력 모델을 제안해 현지 제약·바이오 업계와 투자자들의 큰 이목을 끌었다.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바이오 생태계는 양적 확장을 넘어 질적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2023년 기준 국내에서 활동 중인 바이오 중소·벤처기업은 총 3673개에 달하며 이 중 의약품을 필두로 한 레드바이오 분야가 1207개(33%)로 생태계의 중심을 잡고 있다. 바이오 벤처 창업은 2016년 605개로 정점을 찍은 후 2022년 152개로 급감하는 혹독한 조정기를 거쳤으나, 기술적으로 검증된 벤처를 중심으로 재편되며 2023년 288개로 다시 반등에 성공했다. 자본 시장 역시 회복세를 보여, 바이오·의료 분야 벤처캐피털(VC) 투자액은 2023년 6억 1000만달러에서 2024년 7억 2000만달러, 2025년 8억 1000만달러 규모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최근 국내 바이오 스타트업의 연구개발 트렌드는 과거 단일 파이프라인 중심에서 벗어나 AI 신약 개발, 약물전달 플랫폼, 세포유전자치료제(CGT) 및 첨단바이오의약품(ATMP), 디지털 바이오마커 등 다중 모달리티와 융합 기술로 고도화되는 추세다. 하지만 이러한 기술적 진보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상용화 단계에서는 뚜렷한 한계에 직면하고 있다. 2024년 기준 305개의 임상 승인 건수 중 ATMP는 36개에 불과할 정도로,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규제 기준에 부합하는 후기 임상 설계와 화학·제조·품질관리(CMC), 우수의약품제조및품질관리기준(GMP) 시설 확보에서 심각한 병목 현상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가 이번에 새롭게 제안한 '공동개발 회랑'은 일회성 네트워킹을 넘어, 실질적인 제품을 만들어내는 반복 가능한 운영 체제 구축을 목표로 한다. 이 모델은 크게 5단계의 유기적인 프로세스로 작동한다. 우선 한국에서 잠재력이 높은 의약품 및 진단, AI, ATMP 스타트업의 혁신 기술을 소싱한 뒤, 북유럽의 임상·규제·CMC 전문가들이 합류해 유럽 시장 진출 준비도를 평가하는 공동 갭 분석을 진행한다.
이후 북유럽 현지 병원과 연구소, 위탁개발생산(CDMO) 인프라를 활용해 임상 데이터 및 생산 공정을 면밀히 검증하게 된다. 검증을 마친 파이프라인은 양국 제약사와 벤처캐피털, 공공펀드가 참여해 라이선싱 및 공동 투자를 구조화하며, 최종적으로는 한국 기업의 유럽 진출은 물론 북유럽 기업의 아시아 시장 진출까지 양방향으로 돕는 생태계를 도모한다는 것이 핵심 구상이다.
이번 파트너십 모델 구축을 위해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세포·유전자 치료제, RNA 플랫폼, 저분자 화합물 등 다채로운 모달리티를 보유한 11개의 유망 K-스타트업 사절단을 꾸려 현지 파트너링 무대에 올랐다.
그중에서도 차의과학대 문지숙 교수가 이끄는 재생의료 바이오텍 '리코드(RE-CODE)'는 뇌조직 유래 줄기세포(BTS) 플랫폼을 앞세워 글로벌 파트너들의 주목을 받았다. 파킨슨병 및 다계통위축증(MSA) 치료를 타깃으로 하는 리코드는 표준 프로토콜 대비 기능성 도파민 신경세포를 약 4배 향상시키는 결과를 확보했다. 이와 더불어 기존 바이러스 벡터의 한계를 극복하고자 엑소좀을 조작해 리프로그래밍 인자를 세포 내로 안전하게, 반복 투여 가능하도록 전달하는 원천 기술을 소개하며 눈길을 끌었다.
또한 '온코랩(OncoLab)'은 정밀 면역항암제 전달 플랫폼 '안젤(ANGel)'의 상용화 잠재력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다수의 항체가 결합된 하이드로젤 미세입자 내부에 저분자 항암화합물을 탑재해 종양 미세환경에 약물을 지속 방출하는 신개념 ADC(항체-약물 접합체) 형태의 플랫폼으로, 삼중음성유방암(TNBC) 동물 모델에서 생존율을 3배 이상 끌어올리는 비임상 성과를 냈다. 온코랩은 이를 바탕으로 내년 비임상 GLP 독성 시험 진입 및 글로벌 사업화를 추진하기 위해 약 50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 유치에 나선 상태다.
전 세계 5억명 이상이 앓고 있는 골관절염 시장을 겨냥해 근본적 원인 치료제(DMOAD) '니플렉스(KneeFlex)'를 개발 중인 '라이플렉스 사이언스(Liflex Science)' 역시 현지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연골 재생을 억제하는 '마이크로RNA-204'를 선택적으로 분해하는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SO) 기반 단회 주사제로, 약물 효능은 10배 높이면서 투여량은 기존 대비 10분의 1로 줄인 것이 특징이다. 라이플렉스 사이언스는 현재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에서 비글견 대상 개념증명(PoC) 연구를 활발히 진행 중이며 2027년 임상 1상 진입을 목표로 달리고 있다.
이번 사절단에는 이들 3개사 외에도 세포(CEFO), 인제니움 테라퓨틱스, 데이츠바이오, 온코인사이트, 바이오디자인랩, 마이크로유니, 메타리졸틱스, 이뮤즈 테라퓨틱스 등 총 11개 국내 벤처기업들이 참여해 북유럽 제약·바이오 파트너들과 활발한 기술 이전 및 공동개발 논의를 진행했다.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변형균 대표는 이번 회랑 구축 파트너십의 본질적 의미를 "단순한 파트너십을 넘어 실제 상용화될 제품을 함께 만들어내는 것(Let's build products, not just partnerships)"이라고 규정했다.
변 대표는 한국 바이오 스타트업들이 뛰어난 초기 파이프라인과 융합 원천 기술, 그리고 놀라운 실행력을 갖췄음에도 글로벌 상업화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후기 임상 검증과 고도화된 CMC 역량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이번에 제안한 '한-노르딕 바이오 공동개발 회랑'은 단순한 기술 홍보나 일회성 교류 행사를 넘어, 한국의 혁신적인 기초 과학이 북유럽의 든든한 상호보완적 인프라를 거쳐 글로벌 신약으로 결실을 맺을 수 있도록 돕는 실질적이고 반복 가능한 차세대 산업 협력의 표준 모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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