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K-뷰티 마케팅, ‘추천·전환’이 기준
디마코코리아 백성국 대표
김민혜 기자 minyang@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9-15 06:00   수정 2026.09.15 06:01

K-뷰티의 해외 성장이 빨라지면서 마케팅의 기준도 달라지고 있다. 팔로워 수보다 전문성 있는 크리에이터, 단순 노출보다 구매 전환이 중요해졌고 생성형 AI 확산은 제품을 찾는 경로까지 바꾸고 있다. 브랜드가 고민해야 할 지표도 ‘검색량’에서 ‘추천량’으로 바뀌고 있다.

화장품신문은 최근 서울 강남구 디마코코리아 본사에서 백성국 대표를 만나 AI와 크리에이터가 바꾸고 있는 뷰티 마케팅의 현재와 K-뷰티 브랜드가 준비해야 할 과제를 들어봤다.

디마코코리아 백성국 대표. ⓒ화장품신문 김민혜 기자


디마코코리아는 어떤 회사인가.

설립 15년이 조금 넘었다. 한국에서 ‘인플루언서’라는 말이 지금처럼 쓰이기 전부터 이 분야를 개척했고, 패션을 시작으로 뷰티까지 영역을 넓혔다. 현재 글로벌 그룹사와 해외 명품 브랜드, 국내 K-패션·K-뷰티 기업 등 연간 약 500개 브랜드와 일한다. 바이럴 마케팅, 매거진 협업, 인플루언서 마케팅, 숏폼 콘텐츠, 브랜드 계정 운영 등 디지털 커뮤니케이션 전반을 맡고 있다.


타사 대비 강점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시스템과 인력에서 차이가 있다고 본다. 입사 단계부터 클라이언트 서비스와 업무 태도 교육을 강하게 하고 있고, 대형 기업의 보고 체계에 맞춰 데이터를 문서화하는 역량을 쌓아왔다. 자체 데이터 플랫폼도 갖추고 있다.


최근 1~2년 사이 광고주들의 고민은 어떻게 달라졌나.

브랜드의 디지털 마케팅 이해도가 크게 높아졌다. 예전에는 에이전시가 제공하는 가이드를 많이 따랐다면 이젠 직접 실행하며 노하우를 쌓은 브랜드도 많다. 아는 것이 많아진 만큼 요청도 세분화됐고 요구 수준도 높아졌다. AI 대응에 대한 문의가 빠르게 늘어난 것도 최근 변화다. 채널별 성과와 콘텐츠 방식까지 구체적으로 묻는다.


K-뷰티의 해외 성장과 함께 인플루언서 활용법도 달라졌나.

가장 큰 변화는 숫자에서 전문성으로 이동한 것이다. 예전에는 팔로워가 많은지가 가장 중요했다. 지금은 마이크로·나노 티어라도 특정 분야에 전문성이 있다면 여러 명과 협업한다. K-뷰티가 해외에서 성장한 배경에도 이런 방식이 있었다고 본다. 몇천 명 규모 계정이라도 제품과 타깃이 맞으면 충분히 선택지가 된다.


마이크로·나노 크리에이터 경쟁도 치열해졌다. 차별화는 어떻게 해야 하나.

결국 콘텐츠다. 한국은 인플루언서 풀이 무한정 크지 않아 인물만으론 차별화하기 어렵다. 같은 크리에이터를 활용하더라도 무엇을 소구할지가 중요하다. 지금은 ‘해결형 콘텐츠’가 핵심이다. 초창기에는 인증샷, 이후엔 예쁜 무드가 중요했다면 지금은 제품을 사용해 어떤 문제가 해결되는지 직접 보여줘야 한다. 기능이나 성분도 소비자가 체감할 수 있는 장면으로 바뀌어야 한다.


글로벌 브랜드와 K-뷰티 브랜드의 마케팅 방식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

글로벌 브랜드는 여전히 톤앤드무드와 이미지가 중요하다. 전 세계에서 동일한 브랜드 자산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이다. 해결형 콘텐츠가 프리미엄 포지션과 맞지 않을 수도 있다. 반면 최근 빠르게 성장한 중저가 K-뷰티 브랜드는 해결형 콘텐츠, 실제 성과, 가성비에 더 무게를 둔다. 다만 프리미엄 이미지를 중요하게 가져가는 국내 고급 브랜드까지 같은 방식이라고 볼 수는 없다.

 

AI 검색이 늘고 있다. 브랜드 마케팅에는 어떤 변화가 생기고 있나.

소비자가 검색창에 키워드를 입력하는 데서 챗GPT나 제미나이에 질문하고 제품을 추천받는 방식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에 따라 생성형 AI 답변에서 브랜드나 제품이 잘 발견되고 추천되도록 콘텐츠와 정보 환경을 설계하는 ‘GEO(Generative Engine Optimization·생성형 엔진 최적화)’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앞으로는 검색량뿐 아니라 AI가 얼마나 자주 브랜드를 추천하는지도 중요한 지표가 될 수밖에 없다.


GEO에는 어느 정도 투자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나.

GEO는 분명 큰 패러다임 변화다. 다만 답변 노출을 완전히 보장하기가 어렵고, 전환 확인에도 시간이 걸린다. 지금 단계에서 GEO만을 위해 큰 예산을 쓰는 것은 이르다고 본다. 대신 원래 배포하던 콘텐츠를 AI가 선호하는 채널과 포맷에 맞춰 만드는 작업은 반드시 해야 한다. 별도 예산을 쓴다면 수십·수백 개 프롬프트를 무작정 노리기보다 브랜드를 관통하는 핵심 질문 몇 개에서 결과를 확인할 수 있는 방식이 현실적이다.


생성형 AI 콘텐츠는 어디까지 활용하는 게 좋을까.

AI를 써야 할 콘텐츠와 쓰지 말아야 할 콘텐츠를 구분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아직 소비자는 AI로 만들었다는 사실 자체에 거부감을 느끼는 경우가 있다. 비현실적인 연출처럼 AI 사용에 거부감이 적은 영역은 활용할 수 있다. 반면 화장품의 발림성이나 실제 효능처럼 제품 신뢰와 직접 연결되는 표현에 AI를 쓰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기술보다 소비자의 수용성을 먼저 봐야 한다.


숏폼과 크리에이터 중심 마케팅은 앞으로도 유효할까.

오히려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 K-뷰티의 해외 성장에는 아마존과 틱톡의 역할이 컸다. 아마존이 유통의 틀을 가져왔다면 틱톡은 숏폼으로 제품을 퍼뜨렸다. 해외에서는 틱톡샵을 중심으로 크리에이터가 콘텐츠 제작자에 그치지 않고 판매까지 연결하는 생태계가 커지고 있다. 이제는 크리에이터를 단순한 광고 채널로 보면 안 된다. ‘크리에이터가 유통 채널이 된다’는 관점이 필요하다.


국내 브랜드는 무엇부터 준비해야 하나.

한국은 인플루언서가 직접 물건을 파는 데 대한 거부감이 아직 있다. 그렇다고 전환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 크리에이터가 해결형 콘텐츠를 만들고 브랜드가 이를 파트너십 광고로 활용해 구매 전환을 만드는 방식부터 익힐 수 있다. 콘텐츠가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경험을 계속 쌓아야 한다. 크리에이터를 단순 리뷰 채널 이상으로 보는 습관이 필요하다.


앞으로 뷰티 브랜드가 특히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일까.

첫째는 제품이 계속 변해야 한다. 소비자는 더 나은 기능과 성분, 자신에게 맞는 제품이 나오면 언제든 이동할 수 있다. 이미 자리 잡은 브랜드도 제품 기획을 멈추면 안 된다. 둘째는 커뮤니티다. 고객과 브랜드의 관계를 더 가깝게 만들어야 한다. 해외 브랜드 글로시에(Glossier) 사례처럼 신제품 개발 과정부터 소비자 의견을 듣고 참여시키면 고객도 브랜드에 관여하고 있다는 감각을 갖게 된다. 국내에서 브랜드가 직접 커뮤니티를 구축한 사례는 아직까지 찾아보기 힘들다.


이제 시작하는 K-뷰티 브랜드에 조언한다면.

제품 기획을 소비자의 고민에서 시작해야 한다. 이미 시장에 있는 성분과 기능을 조합해 별 차별성 없이 제품부터 만든다면 마케팅만으로 해결하기는 어렵다. 게다가 작은 브랜드는 대규모 예산으로 인지도를 사기도 힘들다. 결국 제품 기획 자체가 콘텐츠가 되고 소비자가 퍼뜨릴 이유가 돼야 한다. 시장에 이미 있는 제품과 똑같은 성분, 똑같은 특징만으로는 기존 브랜드를 이기기 어렵다.


디마코코리아의 다음 방향은 무엇인가.

본업에서는 에이전시 모델을 더 플랫폼화하고 자동화해 사람의 힘이 덜 들어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실제로 관련 시스템도 구축해 오픈하고 있다. 또 하나는 직접 브랜드를 만드는 일이다. 지금까지 여러 브랜드를 성장시키며 쌓은 마케팅 노하우를 우리 사업에 적용해보려 한다. 직접 만든 브랜드를 해외로 확장해 기업 가치를 키우는 것이 장기적인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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