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DMT글로벌 임수지 대표 “좋은 기술도 PoC 늦으면 미국 시장서 아웃…즉시 매출로 연결”
시장 검증→PoC 실행→매출 최적화…미국 진입·확장 3단계 실행 체계 구축
“One-to-One 아닌 One-to-Many” PoC 한 건을 의료기관·제약사로 확장해야
9월 28~30일 보스턴 'Innovator Summit 2026' 미국 메인스트림 진입 실행 무대로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9-11 06:00   수정 2026.09.11 06:01
BDMT Global 임수지 대표.약업신문=권혁진 기자

“한국 기업들은 PoC가 필요하다는 사실은 잘 압니다. 문제는 누구와, 얼마나 빨리, 어떤 목적으로 PoC를 하느냐입니다. 기술에 관심 있는 연구자와 검증하는 것과 실제 구매 의향이 있는 의료기관·의사결정자와 검증하는 것은 전혀 다른 결과를 만듭니다.”

미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는 국내 제약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과제는 더 이상 기술을 알리는 데 머물지 않는다. 현지 시장에서 기술 가치를 빠르게 검증하고, PoC(Proof of Concept, 개념검증)를 실제 구매와 매출로 연결하는 실행력이 시장 진입 속도를 좌우한다.

BDMT Global 임수지 대표는 최근 약업신문과 서울 서초구 JW메리어트호텔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미국 시장 진출의 핵심을 ‘시장 검증→PoC→세일즈→확장’으로 정리했다. 지난해 “미국 시장은 기술은 기본, 시장이 기준”이라고 강조했던 임 대표는 올해 시장 중심 전략을 실제 성과로 전환하는 실행 체계를 거듭 강조했다.

BDMT Global은 올해 그동안 축적한 미국 시장 진입·확장 사례를 기반으로 ‘The US Market Entry & Expansion Operating System(미국 시장 진입 및 확장 운영 시스템)’을 본격화했다.

△Market Validation & PoC Prep(시장 검증 및 PoC 준비) △Scale-up & PoC Activation(스케일업 및 PoC 실행) △Revenue Optimization(매출 최적화) 등 3단계를 통해 시장 검증부터 PoC, 사업개발(BD), 마케팅, 세일즈까지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오는 9월 28~30일 미국 보스턴 Hynes Convention Center에서 열리는 ‘Innovator Summit 2026’도 이 운영 체계를 현장에서 구현하는 플랫폼이다. 올해는 Boston AI Week, BioTechX USA, GAI World 등과 연계해 의료기기를 넘어 제약, 바이오, AI, 딥테크까지 미국 시장 진입과 확장 기회를 넓힌다.

지난해 “기술은 기본이고 시장이 기준”이라고 했습니다. 여전히 반복되는 문제는 무엇입니까?

아직도 많은 기업이 기술 중심으로 생각합니다. 기술 완성도를 높이고 FDA 인허가를 받으면 미국 시장이 자연스럽게 열린다고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같은 기술도 의료기관마다 니즈가 다르고, 실제 도입 과정에서는 의료 현장에 얼마나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는지를 검증해야 합니다. 결국 미국 헬스케어 시장에서는 완성된 제품을 보여주는 것만큼 현장 피드백을 받아 얼마나 빠르게 조정하고 적용할 수 있느냐가 중요합니다.

시장 관점에서 밖에서 안을 보는 ‘Outside-In’ 접근이 필요한데, 여전히 기업 내부 관점에서 밖을 보는 ‘Inside-Out’에 머무는 경우가 많습니다.

올해 특히 PoC를 강조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PoC는 상용화의 첫 단계입니다. 기술이나 비즈니스 모델이 실제 시장에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과정이고, 성공하면 세일즈로 넘어갈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특히 혁신 기술은 속도가 중요합니다. 오늘 혁신인 기술도 시장 진입이 늦어지면 경쟁 제품이 나오고 차별성이 약해집니다. 빠르게 PoC를 만들고 증명한 뒤 다음 단계로 이어가야 합니다.

한국 기업은 PoC 하나에 2~3년씩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사이 시장은 바뀌고 경쟁사는 이미 자리를 잡습니다. 3개월 안에 검증할 수 있는 일을 3년 동안 끌면 기술이 좋아도 시장 진입 시점을 놓칠 수 있습니다.

AI·디지털헬스 기업이 미국 의료시장에 들어갈 때 기술 정확도 외에 반드시 확인해야 할 것이 있습니까?

실제 의료 현장의 워크플로에 들어갈 수 있는지를 봐야 합니다. 정확도가 아무리 높아도 기존 진료 과정이나 시스템을 크게 바꿔야 한다면 의료기관 입장에서는 도입 부담이 커집니다.

의료기관마다 사용하는 시스템과 업무 방식, 필요한 기능이 다르기 때문에 제품을 완성한 뒤 그대로 가져가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PoC 과정에서 의료진이 어떻게 사용하는지, 어떤 부분을 조정해야 하는지 확인하고 빠르게 제품과 프로세스를 맞춰야 합니다.

결국 미국 헬스케어 시장에서는 완성된 제품을 보여주는 것만큼 현장 피드백을 받아 얼마나 빠르게 조정하고 적용할 수 있느냐, 즉 수용성(Adaptability)이 중요합니다. PoC는 성능을 확인하는 시험이면서 동시에 제품을 실제 의료 환경에 맞추는 과정이어야 합니다.

‘The US Market Entry & Expansion Operating System’은 어떤 구조입니까?

미국 시장 진입부터 확장까지 필요한 과정을 세 단계로 연결한 실행 체계입니다.

첫 단계는 Market Validation & PoC Prep(시장 검증 및 PoC 준비)입니다. 기술이 실제 시장에서 어떤 가치를 갖는지 검증하고, 구매 가능성이 높은 기관과 의사결정자를 찾은 뒤 PoC 기회를 구축합니다. 기술 검증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누가 왜 이것을 살 것인가’를 먼저 확인하는 단계입니다.

두 번째는 Scale-up & PoC Activation(스케일업 및 PoC 실행)입니다. 실제 PoC를 빠르게 실행하고, 여기서 확보한 검증 결과를 기반으로 인바운드 세일즈 리드를 확보하고 ABM(Account-Based Marketing) 기반 세일즈 엔진을 구축합니다.

세 번째는 Revenue Optimization(매출 최적화)입니다. 초기 PoC와 세일즈 성과를 일회성 계약으로 끝내지 않고 미국 내 사업개발과 세일즈로 확대합니다. 한두 건의 성공을 반복 가능한 매출 구조로 전환하는 단계입니다.

중요한 것은 각각의 활동을 따로 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검증부터 PoC, 세일즈, 확장까지 하나의 운영 체계로 연결하는 것입니다.

PoC가 늦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무엇입니까?

첫째는 타깃입니다. 기술에 관심 있는 사람과 실제 구매 의향(Intent to Buy)이 있는 사람은 다릅니다. 공동연구를 하는 의사나 연구자가 기술을 높게 평가한다고 해서 구매 결정권자라는 의미는 아닙니다.

한국 기업은 하버드, MGH, 스탠포드, 존스홉킨스 같은 유명 기관과 공동연구를 하면 시장 진입에 크게 다가섰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물론 중요한 장기 협력입니다. 그러나 상용화를 위한 PoC라면 구매 가능성이 높은 기관과 의사결정자를 동시에 찾아야 합니다.

전시회 선택도 마찬가지입니다. 과학자와 의료진이 익숙한 학회나 규모가 큰 행사만 반복해서 찾는 경우가 많습니다. 상용화 단계에서는 사업개발 의사결정자와 실제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어디에 모이는지를 먼저 봐야 합니다.

실제로 이 시스템을 통해 빠르게 PoC와 세일즈로 연결된 사례가 있습니까?

최근 미국 헬스케어 시스템을 대상으로 진행한 AI 소프트웨어 사례가 있습니다. 단순히 기술에 관심 있는 의료진이 아니라 관련 솔루션을 실제로 찾고 있던 기관과 의료진을 명확하게 타깃으로 했습니다.

PoC 준비 과정에서 약 15명의 후보를 접촉했고, 이 가운데 절반가량이 기술을 진지하게 검토했습니다. 최종적으로 약 3~4개월 만에 PoC 단계까지 진입했고, 하나의 의료기관을 넘어 서부 지역으로 확장할 수 있는 기반도 만들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의료기관 한 곳에서 PoC 하나를 만드는 ‘One-to-One’이 아닙니다. 하나의 성공이 여러 기관으로 퍼지는 ‘One-to-Many’ 구조를 만들어야 합니다. 헬스케어 시스템 단위에서 확보한 성과를 다시 제약사와 협업으로 연결하면 도미노 효과가 생깁니다.

또 다른 로봇 기업은 FDA 인허가 전부터 글로벌 대형 유통망과 PoC를 진행했고, 필요한 제품 기능을 조정하면서 세일즈 조건도 사전에 만들어갔습니다. 미국 시장은 FDA 인허가 이후 처음 사업개발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그전부터 펀딩·유통·PoC·세일즈 기반을 준비해야 합니다.

기술 협력과 매출로 연결되는 PoC의 차이는 무엇입니까?

‘PoC 이후가 설계돼 있는가’가 가장 큰 차이입니다. 연구기관과 정부 과제로 기술을 써보는 것은 기술 협력입니다. 의미가 있지만, 검증 이후 누가 구매하고 누가 예산을 집행하는지가 연결돼 있지 않으면 세일즈로 넘어가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구매 의향이 있는 기관을 대상으로 PoC를 하면 검증 자체가 구매 전 단계가 됩니다. 일정 기준을 충족하면 도입을 검토하겠다는 전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PoC를 시작할 때부터 상대방의 페인포인트, 예산, 구매 시기, 의사결정 구조까지 분석해야 합니다. 단순히 ‘우리 기술을 한번 써보시겠습니까’가 아니라 ‘왜 지금 이 기관이 이 기술을 필요로 하는가’를 찾아야 합니다.

미국 의료기관이 PoC 이후 실제 구매를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기준은 무엇입니까?

기술 성능만으로 결정하지 않습니다. 실제 의료 현장에 얼마나 쉽게 적용할 수 있는지, 기존 워크플로를 얼마나 바꿔야 하는지, 의료진의 업무 부담을 줄일 수 있는지, 비용 대비 어떤 효과를 만드는지를 함께 봅니다.

아무리 성능이 뛰어난 제품이라도 의료기관이 현재 운영 체계에 적용하기 어렵거나 추가 교육과 시스템 변경에 많은 비용이 필요하면 도입 속도가 늦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정확도나 임상적 가치에 더해 진료 효율, 운영 효율, 환자 관리 개선까지 명확하게 보여주면 구매 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래서 PoC는 단순히 기술이 작동한다는 것을 증명하는 과정이 아닙니다. 해당 의료기관이 실제로 사용할 수 있고, 도입할 이유가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합니다. 그래야 PoC가 세일즈로 이어집니다.

PoC 한 건을 ‘One-to-Many’로 확장하려면 무엇이 필요합니까?

BD와 마케팅이 같이 가야 합니다. BD가 PoC 한두 건을 만들었다고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그 성과를 시장이 알도록 만들고 2개를 20개, 200개로 확장해야 합니다. 그것이 마케팅의 역할입니다.

세일즈는 클로징하는 역할에 가깝습니다. 반면 BD와 마케팅은 판을 키우고 서로 다른 기회를 연결합니다. 하나의 성공 사례를 시장에서 증폭시켜 다음 고객, 다음 기관, 다음 산업으로 연결해야 합니다.

한국 제약바이오 기업은 좋은 PoC나 계약을 만들어도 그 성과를 시장 확장으로 연결하는 과정이 약한 경우가 많습니다. PoC 한 건의 목표는 ‘한 건을 했다’가 아니라 그것을 다음 10건, 100건의 근거로 만드는 것이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국내 기업에 가장 부족한 역량은 무엇입니까?

R&D와 세일즈 사이의 중간 레이어가 부족합니다. 고객 니즈를 분석하고 관계를 만들고 지속적으로 육성(Nurturing)하면서 구매 가능성을 높이는 BD 기능입니다.

BD는 단순히 미팅을 잡는 일이 아닙니다. 문제 해결(Problem Solving)입니다. 상대방의 페인포인트와 조직 상황을 분석하고 우리가 어떤 가치를 줄 수 있는지를 찾아야 합니다.

지금은 AI를 활용하면 고객의 관심사, 예산, 시장 상황 등을 과거보다 정교하게 분석할 수 있습니다. 다만 AI 결과는 현지 KOL(Key Opinion Leader)을 활용해 검증해야 하고, 실제 관계를 만들고 협상을 이어가는 실행은 사람이 해야 합니다.

‘Innovator Summit 2026’은 이 운영 체계에서 어떤 역할을 합니까?

기업들이 미국 메인스트림으로 들어가는 ‘숏컷’을 만드는 실행 플랫폼입니다. 단계를 생략한다는 뜻이 아니라 잘못된 타깃과 불필요한 시행착오를 줄여 시장 진입 시간을 단축한다는 의미입니다.

지난해에는 의료기기를 중심으로 진행했다면 올해는 BioTechX USA, GAI World, Boston AI Week 등과 연계해 제약·바이오·AI와 비헬스케어 산업까지 범위를 넓혔습니다.

시장 진입 단계에서는 타깃을 좁혀 빠르게 PoC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지만 확장 단계에서는 크로스 인더스트리(Cross-Industry) 관점이 필요합니다. 의료 기술이 제약으로 연결될 수 있고 AI가 신약 디스커버리로 확장될 수도 있습니다.

참가 기업이 단순히 부스를 여는 것이 아니라 현지 전문가 및 기업과 함께 패널 토론, 발표, 데모 등에 참여하면서 미국 메인스트림 안에서 보이고 검증받고 다음 비즈니스로 연결되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결국 한국 기업이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해 가장 먼저 바꿔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시장 진입 시점을 기준으로 역산해 실행 계획을 짜야 합니다. 제품을 완벽하게 만든 뒤 시장을 찾는 것이 아니라 누가 왜 이 제품을 살 것인지부터 보고 기술 검증과 PoC, 세일즈를 연결해야 합니다.

한국 기업의 기술은 충분히 경쟁력이 있습니다. 문제는 기술만이 아니라 시장에 들어가는 방식입니다. PoC 하나를 만드는 데 몇 년을 쓰는 구조에서 벗어나 빠르게 검증하고, 그 성공을 여러 의료기관과 산업으로 확장하는 세일즈 엔진을 구축해야 합니다.

즉, 미국 시장에서 중요한 질문은 ‘얼마나 좋은 기술인가’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얼마나 빨리 시장에서 가치를 증명하고, 그 증명을 실제 구매와 매출로 전환할 수 있는가’까지 답할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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