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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의 바이오시밀러 개발·허가체계가 비교임상 유효성시험(Comparative Efficacy Study, CES)을 일률적으로 요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분석적·기능적 유사성과 약동학(PK) 자료를 중심으로 평가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 약 20년간 축적된 바이오시밀러 허가 경험과 분석기술 발전을 토대로, 충분한 품질·분석자료를 확보할 수 있는 제품에서는 비교임상 유효성시험을 반드시 실시하지 않아도 바이오시밀러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Niklas Ekman 핀란드 의약품청(FIMEA) 제품허가과 부서장은 서울에서 열린 ‘글로벌 바이오 콘퍼런스(Global Bio Conference, GBC) 2026’에서 ‘유럽의 바이오시밀러 최신 규제 동향’을 주제로 발표하고 유럽 바이오시밀러 허가 현황과 비교임상 유효성시험에 대한 규제 변화, 향후 개발 방향을 소개했다.
Ekman 부서장에 따르면, 유럽에서는 2004년 바이오시밀러를 위한 법적 체계가 마련됐으며 2006년 첫 바이오시밀러가 승인됐다. 이어 2013년에는 첫 바이오시밀러 단클론항체가 허가됐다.
2026년 5월까지 유럽에 제출된 바이오시밀러 품목허가 신청은 총 224건이다. 현재 유효한 품목허가는 약 150개이며 26개 서로 다른 분자가 포함돼 있다. 특정 성분에서는 최대 29개의 바이오시밀러가 허가된 상황이다.
허가 이후 시장에서 철수한 제품도 있지만 안전성이나 유효성 문제에 따른 철회 사례는 없었다고 강조했다. Ekman 부서장은 유럽에서 승인된 바이오시밀러 중 안전성 또는 유효성에 대한 우려로 허가가 철회된 제품은 없으며, 일부 제품의 철수는 상업적 이유에 따른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향후 개발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과학적 자문(Scientific Advice)도 지속되고 있다.
유럽에서 과학적 자문은 의무사항은 아니지만 상당수 기업이 품목허가 신청 전 이를 이용하고 있다. Ekman 부서장은 과학적 자문 활용과 품목허가 신청의 성공 사이에 연관성이 확인되고 있다며 개발과정에서 사전 자문을 활용할 것을 권고했다.
현재까지 바이오시밀러와 관련해 약 900건의 과학적 자문이 이뤄졌으며, 단클론항체 및 이와 유사한 분자의 경우 42개 유형에 대해 총 710건의 자문이 진행됐다.
향후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예상되는 품목의 개발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Ekman 부서장은 펨브롤리주맙과 관련해 24개 개발사에서 이미 56건의 과학적 자문을 받았다고 소개했다. 이와 함께 향후 항체약물접합체(ADC)를 비롯한 새로운 유형의 바이오시밀러도 개발될 것으로 예상했다.
2032년 독점권 만료 약 100개…79%는 바이오시밀러 개발 없어
Ekman 부서장은 유럽에서 바이오시밀러가 의약품 비용과 치료 접근성 측면에서 역할을 해왔다고 설명했다.
그가 제시한 자료에서는 일부 바이오의약품에 바이오시밀러가 도입된 이후 치료일당 비용이 감소한 반면 치료량은 증가했다. 덴마크에서는 바이오시밀러 출시 이후 환자를 오리지널 의약품에서 바이오시밀러로 전환한 결과 치료비용이 약 절반으로 감소하면서 치료량은 약 2배로 증가한 사례도 소개했다.
Ekman 부서장은 바이오시밀러 도입에 따른 경쟁 확대가 바이오의약품의 비용을 낮추고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결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특허·독점권 만료가 예정된 바이오의약품과 실제 바이오시밀러 개발 상황 사이에는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
Ekman 부서장이 제시한 2025년 IQVIA 자료에 따르면 2032년까지 유럽에서 약 100개 바이오의약품의 독점권이 만료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 가운데 현재 79%는 바이오시밀러가 개발되고 있지 않다.
개발에 착수한 모든 바이오시밀러가 실제 유럽 시장에 진입하지 않는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독점권 만료 이후 바이오시밀러가 유럽 시장에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은 전체의 약 10% 수준으로 낮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유럽 규제당국은 바이오시밀러 개발비용과 규제 요구사항을 검토해왔다.
Ekman 부서장은 바이오시밀러 개발에서 가장 많은 비용이 투입되는 요소 가운데 하나로 비교임상시험을 지목했다. 비교임상시험에는 연구당 약 900만~2600만 유로가 필요하며 전체 바이오시밀러 개발비용의 약 20~50%를 차지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품질·CMC 자료가 충분하고 비교 PK와 분석적·기능적 유사성이 확인된 바이오시밀러 후보가 이후 실시하는 대규모 비교임상시험에서 바이오시밀러로서의 허가를 좌우할 새로운 정보를 제공하는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시밀러 핵심은 ‘품질’…“차이 존재 자체가 문제 아냐”
Ekman 부서장은 비교임상시험에 대한 규제 변화와 별개로 바이오시밀러 개발에서 품질과 기능적 유사성이 차지하는 중요성은 달라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사는 다수의 참조의약품 배치를 분석해 제품의 특성과 배치 간 변동을 확인하고, 이를 바탕으로 바이오시밀러의 품질목표제품프로파일(Quality Target Product Profile, QTPP)을 설정한다.
이후 바이오시밀러의 품질특성이 참조제품에서 확인되는 배치 간 변동범위에 포함될 수 있도록 제조공정과 공정관리 전략을 개발한다.
Ekman 부서장은 이를 ‘Reverse Development’라고 설명했다. 바이오시밀러 개발에서는 목표가 되는 참조의약품의 특성을 개발 초기부터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토대로 목표에 부합하는 제품을 일관되게 생산할 수 있도록 제조공정을 구축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품목허가 신청 단계에서는 바이오시밀러와 참조의약품 사이의 유사성이 충분하게 입증돼 있어야 하며, 제조공정과 관리체계 및 공정 변경 관리도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바이오시밀러와 참조의약품 사이에서 일부 품질특성의 차이가 확인되는 것 자체가 바이오시밀러가 아니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Ekman 부서장은 실제 평가에서 일부 품질특성의 차이는 항상 나타날 수 있다며, 오히려 개발사가 바이오시밀러 후보와 참조의약품 사이에 어떠한 차이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면 이를 신뢰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중요한 것은 확인된 차이가 임상적인 안전성과 유효성에 영향을 미치는지 여부다. 품질특성에서 차이가 발견될 경우 이를 잠재적인 신호로 보고 임상적 영향을 평가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품질특성의 차이는 기존 자료나 문헌 등을 활용해 평가할 수 있지만 중요도가 높아질수록 기능시험 등을 포함한 추가 자료가 필요하다. 특히 임상적 중요도가 높은 품질특성에서 차이가 확인된다면 해당 제품이 바이오시밀러라는 결론을 내리는 것이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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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심사 분석했더니…임상이 품질 불확실성 해결한 사례 ‘0’
유럽의 실제 바이오시밀러 심사 경험을 분석한 결과도 제시됐다.
Ekman 부서장은 유럽에서 허가된 바이오시밀러 단클론항체 등의 분석적 유사성 평가과정에서 발생한 불확실성을 살펴본 연구를 소개했다.
분석 결과, 분석적·기능적 유사성 연구에서 발생한 불확실성은 모두 품질 단계에서 해결됐으며 일부 사례에서는 PK 자료가 이를 보완했다.
반면, 임상시험이 품질 단계에서 발생한 불확실성을 해결하는 데 필요했던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품질평가와 임상평가의 결과를 비교한 분석에서도 유사한 결과가 나타났다.
전체 사례의 67%에서는 품질과 임상평가의 결론이 동일했다. 품질과 임상 모두 바이오시밀러 허가를 지지하거나 양쪽 모두에서 문제가 나타난 경우다.
반면 11%에서는 품질평가에서 주요 이슈가 확인됐지만 임상평가에서는 주요 문제가 나타나지 않았다. 22%에서는 반대로 품질자료에는 주요 문제가 없었지만 임상자료에서 주요 이슈가 제기됐다.
Ekman 부서장은 임상시험에서 부정적인 결과가 나타나거나 유효성시험이 실패한 사례도 분석했다고 설명했다.
이 경우 최종적으로 임상적 유사성을 확인하지 못한 원인이 바이오시밀러 자체의 문제로 판단되기보다 시험군 사이의 불균형, 2차 평가변수의 특성, 참조제품의 변화 또는 우연에 따른 결과 등으로 판단된 사례가 있었다.
일부 사례에서는 품질평가가 유사성을 지지했지만 임상평가가 이를 지지하지 않았다. 두 사례에서는 1차 유효성 평가변수가 사전에 설정된 동등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지만, 강력한 품질·PK·안전성·면역원성 자료를 바탕으로 최종 품목허가가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Ekman 부서장은 이를 바탕으로 포괄적이고 설득력 있는 품질·CMC 자료와 참조의약품에 대한 높은 수준의 품질 및 기능적 유사성 입증이 바이오시밀러 품목허가 신청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품질자료는 비교임상시험 결과와 관계없이 바이오시밀러 후보의 품목허가 가능성을 예측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설명했다. 축적된 규제 경험을 고려할 때 비교임상 유효성시험을 일률적으로 실시할 필요는 없으며, 임상시험으로 해결해야 할 구체적인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경우에 수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EMA, CES 일률적 요구 축소…올해 임상 없는 첫 2건 신청
유럽의약품청(EMA)은 이러한 규제 경험과 분석과학 발전을 반영해 바이오시밀러 임상개발 접근법을 조정하고 있다.
EMA 바이오시밀러 의약품 워킹그룹은 관련 내용을 담은 Reflection Paper를 마련했으며 초안은 2025년 공개됐다. 이후 공개 의견수렴과 워크숍 등을 거쳐 최종 문서는 2026년 3월 CHMP에서 합의됐다. Ekman 부서장은 의견수렴 과정에서 열린 워크숍에 온·오프라인으로 800명 이상이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EMA가 올해 3월 공개한 최종 Reflection Paper 역시 분석과학의 발전과 축적된 규제 경험을 토대로 충분히 특성화할 수 있는 바이오의약품에서는 CES가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분석적 비교평가가 바이오시밀러 여부를 보다 민감하게 판단할 수 있고, 여기에 PK와 적절한 안전성 평가를 결합할 수 있다는 것이다.
Ekman 부서장은 비교임상 유효성시험이 바이오시밀러와 참조의약품 사이의 차이를 발견하는 데 민감도가 낮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단백질의 구조가 기능을 결정하기 때문에 충분한 구조적 유사성이 확보될 경우 수용체 또는 항원 결합과 같은 기능과 약리학적 특성 역시 유사하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EMA가 제시한 과학적 근거다.
이에 따라 앞으로 유럽에서 충분히 특성화할 수 있는 단백질의 바이오시밀러 개발에서는 강력하고 통합적인 분석적·기능적 유사성 입증과 비교 PK 자료가 표준적인 요구사항의 중심이 되며, 대부분의 바이오시밀러 개발 프로그램에서는 별도의 비교임상 유효성시험을 요구하지 않는 방향으로 변화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개발 단계에서도 변화가 시작됐다.
Ekman 부서장은 현재 약 11개 단클론항체 또는 융합단백질 개발 프로그램에 대해 비교임상 유효성시험 면제와 관련한 과학적 자문이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2026년에는 비교임상 유효성시험 자료를 포함하지 않은 첫 2건의 바이오시밀러 품목허가 신청이 접수됐다고 밝혔다.
실제 물질을 충분히 특성화할 수 있고 작용기전과 PK 등을 비교할 수 있는 경우 과학적 자문에서도 CES를 면제하는 방향이 적용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향후에는 바이오시밀러 개발대상의 확대에 따른 추가적인 규제 검토도 이어질 전망이다.
Ekman 부서장은 앞으로 ADC와 이중특이항체 등 새로운 유형의 바이오시밀러가 개발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들 제품에서도 기존 단클론항체와 마찬가지로 비교임상 유효성시험을 면제할 수 있을지는 향후 규제 경험을 통해 판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EU의 새로운 제약법 패키지를 통해 ‘Biohybrid’라는 새로운 생물의약품 분류가 도입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다만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들이 Biohybrid에 포함될 것인지는 현재 명확하게 정해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kman 부서장은 유럽에서 축적된 바이오시밀러 심사 경험을 토대로 포괄적인 품질·CMC 자료와 분석적·기능적 유사성이 허가 판단의 핵심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비교임상 유효성시험은 일률적인 요건으로 적용하기보다 분석과 PK 등을 통해 해결되지 않은 구체적인 임상적 불확실성이 있을 때 이를 확인하는 방식으로 활용한다는 것이 유럽이 제시한 바이오시밀러 개발·허가 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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