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영자총협회가 MZ세대를 대상으로 진행한 ‘괜찮은 일자리 인식조사’ 결과, 이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연봉과 워라밸이었다. 그 다음으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직장 동료와 관계’ 및 ‘자기 개발’이었다. 이미 많은 기업들이 연봉과 워라밸을 넘어 ‘좋은 직장(Great Place to Work)’ 문화 조성에 힘쓰고 있다. 일찌감치 워라밸을 추구해 좋은 직장으로 자리매김한 국내 외국계 기업들의 사내기업문화를 시리즈로 만나본다. <편집자 주>
기업의 조직문화는 복지제도의 숫자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구성원이 자유롭게 의견을 내고, 제안한 아이디어가 실제 변화로 이어지며, 그 결과를 다시 확인할 수 있을 때 비로소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는다. 멀츠 에스테틱스 코리아가 ESG와 조직문화를 연결하는 방식도 이 같은 ‘임직원 참여’에서 출발한다.
1908년 독일에서 설립되어 118년의 역사를 이어온 멀츠(Merz)는 R&D 역량을 기반으로 메디컬 에스테틱과 신경과학 분야에서 혁신적인 솔루션을 제공해 온 기업이다. 2020년 사업 부문을 3개 영역으로 전문화하며 독립 부문으로 분사한 멀츠 에스테틱스는 현재 전 세계 90개국에 진출하며 그룹 내 가장 큰 규모의 비즈니스를 운영하고 있다.
2010년에는 아시아태평양 시장의 핵심 거점으로 멀츠 에스테틱스 코리아가 설립되었으며, 울쎄라피 프라임, 제오민 등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받은 포트폴리오를 필두로 국내 에스테틱 시장을 선도하는 토털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자리매김했다. 약 190여명의 직원으로 구성된 현재 멀츠 에스테틱스 코리아는 “Look Better, Feel Better, Live Better”라는 미션 아래, 임직원 모두가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메디컬 에스테틱 산업을 구축하기 위한 ESG 경영 전략을 적극 실천해 나가고 있다.
|
멀츠 에스테틱스 코리아는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제안을 바탕으로 회사의 ESG 문화를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회사가 정한 활동에 직원들이 따르는 탑다운(Top-down) 방식을 벗어나, 임직원이 일터에서 실천 가능한 아이디어를 제안하고 직접 기획하는 바텀업(Bottom-up) 구조를 지향한다. 회사는 이를 캠페인과 사내 제도, 실제 경영 성과로 연결하며, 조직 내 작은 제안이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지역사회를 향한 사회적 가치로 확장되도록 지원한다.
이러한 참여 문화의 중심에는 사내 ESG 커미티 ‘M:PACT(엠팩트)’, 임직원 사회공헌 프로그램 ‘The 멀리’, 직원협의체 ‘MEC(Merz Employee Council)’가 있다. 각 프로그램이 담당하는 영역은 다르지만 구성원을 조직문화의 수혜자가 아닌 변화의 주체로 바라본다는 점에서는 맞닿아 있다.
멀츠는 구성원들이 기업의 비전을 공유하고(Visioning), 그 가치에 공감하며(Alignment), 이를 일상 속 행동으로 옮기는 것(Engagement)을 조직문화의 기본 방향으로 삼고 있다. 여기에 직원들이 직접 다양한 사내 프로젝트를 만드는 ‘마이 멀츠 익스피리언스 저니(My Merz Experience Journey)’를 통해 임직원의 참여를 조직 전반으로 확장하고 있다.
이 같은 문화는 외부 평가에서도 성과로 이어졌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멀츠는 GPTW(Great Place to Work) 코리아와 아시아에서 일하기 좋은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회사는 임직원이 조직 운영과 ESG 활동에 직접 참여해 변화를 만드는 구조를 주요 배경으로 꼽고 있다.
|
“일터에서 만들 수 있는 변화는”…직원이 움직이는 M:PACT
멀츠의 참여형 ESG를 가장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조직은 M:PACT다. M:PACT는 ‘Merz’와 ‘Impact’를 결합한 명칭으로, ‘멀츠가 만드는 지속가능한 영향력’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M:PACT의 역할은 단순히 사내 ESG 캠페인을 개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구성원들이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ESG 아이디어를 찾고 이를 실제 활동으로 옮기는 한편, 회사가 한 해 동안 환경·사회·거버넌스 영역에서 진행한 활동과 성과를 취합하고 관리한다.
임직원에게 ESG를 별도의 과제로 제시하기보다 일상적인 업무와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을 함께 찾는 방식이다. 직원들이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M:PACT가 활동으로 구체화하고, 실행 결과는 전사 ESG 전략 및 평가체계와 연결된다.
2026년 초에 진행된 ‘비거뉴어리(Veganuary)’ 캠페인이 대표적이다. 비거뉴어리는 비건(Vegan)과 1월(January)을 결합한 개념으로, 일정 기간 채식과 지속가능한 식생활을 경험하도록 하는 활동이다.
멀츠는 탄소 배출 저감과 지속가능한 소비를 임직원이 어렵지 않게 경험할 수 있도록 점심시간에 비건 식단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관심을 가진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고, 식사시간에는 ESG와 지속가능한 소비를 주제로 자연스러운 대화가 이어졌다.
프로그램은 한 차례의 식단 체험으로 끝나지 않았다. 비거뉴어리에서 시작된 저탄소 식단 실천은 분기별 전사 미팅에서 제공하는 식사로 이어졌다. 특정 기간에만 운영하는 행사를 반복 가능한 사내 실천으로 전환한 것이다.
에너지 절감과 자원순환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아이디어도 직원들에게서 나왔다. 점심시간이나 야간에 불필요하게 켜진 조명을 쉽게 끌 수 있도록 사무실 내 전등 위치를 안내하고, 보다 효율적으로 자원을 분리배출할 수 있도록 분리수거함의 구분 방식도 개선했다.
각 활동은 거창한 설비 투자나 대규모 프로젝트보다 구성원들이 일터에서 발견한 작은 개선점에 가깝다. 그러나 멀츠가 강조하는 지점은 활동의 규모보다 직원의 아이디어가 조직의 실천으로 이어지는 과정에 있다. 구성원이 직접 필요성을 발견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면서 ESG가 회사의 선언이 아닌 일상적인 행동으로 자리 잡는다는 설명이다.
M:PACT 활동에 참여한 한 임직원은 “ESG는 특별한 캠페인이 아니라 일상 속 작은 실천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M:PACT 활동을 통해 체감하게 됐다”며 “우리가 직접 고민한 아이디어가 실제 활동으로 이어지고, 그 결과가 회사의 ESG 성과와 연결되는 과정을 보면서 ESG가 모두 함께 만드는 문화라는 점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캠페인에서 경영 성과까지…ESG 활동을 하나로 연결
임직원의 참여를 지속가능한 성과로 연결하는 것도 M:PACT의 역할이다. 멀츠 에스테틱스 코리아는 환경·사회·거버넌스 각 영역에서 1년 동안 진행한 활동을 통합하고, ESG Index 등 평가체계를 통해 성과를 점검하고 있다.
회사 안에서 여러 부서와 구성원이 개별적으로 진행한 활동이 일회성 캠페인이나 단편적인 실적으로 남지 않도록 한데 모아 관리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활동의 목적과 결과를 확인하고, 회사의 ESG 전략과 실제 임직원 활동 사이의 연결고리도 점검한다.
UN SDGs 협회와 개발한 ESG Index평가 결과에 따르면, 멀츠 에스테틱스 코리아는 2023년과 2024년 ESG 평가에서 우수(A) 등급을 받은 데 이어 2025년에는 최우수(A+) 등급을 획득했다.
멀츠가 이 결과에서 강조하는 것은 평가등급만이 아니다. 직원들이 제안한 생활 속 아이디어가 사내 캠페인으로 실행되고, 지속적인 실천을 거쳐 기업 차원의 ESG 성과로 관리되는 구조 자체다. 구성원의 참여를 이벤트에 머물게 하지 않고 지속가능경영의 성과로 전환하는 과정이다.
|
봉사 주제도 직원이 직접 찾는다…사회공헌 ‘The 멀리’
멀츠의 임직원 참여 문화는 사무실 밖 지역사회로도 이어진다. 2022년 설립된 임직원 사회공헌 프로그램 ‘The 멀리’는 ‘지역사회와 함께 더 멀리 나아가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The 멀리의 특징은 회사가 미리 정한 봉사활동에 임직원이 신청해 참여하는 방식이 아니라는 점이다. 동호회 회원들이 지역사회에서 도움이 필요한 분야를 직접 조사하고, 봉사활동의 주제와 프로그램을 기획한다. 이후 사내 자원봉사자를 모집해 분기마다 현장 활동을 진행한다.
구성원이 봉사활동의 참여자에 머물지 않고 지역사회에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살펴보는 단계부터 관여하는 셈이다. 조사와 주제 선정, 프로그램 기획, 참여자 모집, 현장 실행이 모두 임직원 참여를 기반으로 이뤄진다.
The 멀리는 그동안 한국펄벅재단과 함께하는 결혼이주여성 한국문화 체험 봉사, 한빛맹아원 거주민과 함께하는 남산 산책, 연탄 나눔, 플로깅, 한강 생태관리, 유기견 봉사활동 등을 진행했다. 취약계층 지원에서 환경보호와 동물복지까지 사회공헌의 범위도 넓혀왔다.
활동은 지역사회에 필요한 가치를 제공하는 동시에 조직 내부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평소 서로 다른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들이 하나의 목표를 중심으로 활동하면서 동료를 이해하고 유대감을 형성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The 멀리 활동에 참여한 임직원은 “단순히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것을 넘어 지역사회에 어떤 도움이 필요한지 함께 고민하고 실천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동료들과 같은 목표를 가지고 참여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가치뿐 아니라 서로에 대한 이해와 유대감도 높아지는 것을 느꼈다”고 전했다.
|
직접 뽑은 직원 대표가 회사와 논의…MEC가 만든 변화
M:PACT와 The 멀리가 ESG와 사회공헌에서 직원의 참여를 이끌어낸다면, MEC는 구성원의 목소리를 조직 운영과 제도 개선에 반영하는 공식 창구다.
멀츠는 임직원 투표로 직원 대표를 선출해 MEC를 운영하고 있다. 직원 대표와 회사 대표는 매 분기 조직문화와 복지, 근무환경을 비롯한 사내 주요 현안을 논의하고 실행 방향을 함께 결정한다.
논의 과정과 결과는 임직원에게 공유된다. 직원의 의견을 수렴하는 것에서 끝나지 않고, 어떤 내용이 논의됐으며 회사가 이를 어떻게 검토하고 있는지 구성원이 확인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MEC는 구성원의 소속감을 의미하는 ‘Belonging’, 업무를 통한 성취감을 나타내는 ‘Performing’, 근무 경험과 보상에 대한 만족감을 뜻하는 ‘Rewarding’ 등 세 가지 인사전략을 중심으로 안건을 제안하고 논의한다.
논의는 실제 제도 변화로도 이어졌다. 유연근무제 운영을 보완하고 직원 추천제도를 활성화했으며, 사내 동호회 활동을 확대하고 미팅 문화를 개선했다. 임직원의 경조사 지원을 강화하기 위한 멀츠 상조물품 지원 서비스도 신설했다.
개별 제도만 놓고 보면 여러 기업에서 찾아볼 수 있는 복지 또는 근무환경 개선책이다. 그러나 멀츠가 강조하는 차이는 제도의 도입 과정에 있다. 회사가 일방적으로 제도를 설계해 제공한 것이 아니라, 구성원이 제안한 안건을 직원 대표와 회사 대표가 함께 논의하고 실행했다는 점이다.
MEC에 참여한 임직원은 “직원들의 의견이 실제 제도와 업무환경 개선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경험하면서 구성원의 목소리가 조직 운영에 반영되고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며 “이러한 경험이 더 리더십을 갖고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안하며 함께 조직문화를 만들어가는 원동력이 된다”고 밝혔다.
익명 제안도 결과까지 공유…‘말할 수 있는 문화’ 넘어 실행으로
직원 대표를 통한 공식적인 논의와 함께 익명으로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통로도 운영한다. 익명 소통 플랫폼 ‘멀T풀’이다.
직원들은 멀T풀을 통해 조직문화와 복지, 근무환경, 사내 제도에 관한 개선 의견을 자유롭게 남길 수 있다. 안전과 관련한 제보는 물론 일상에서 겪는 사소한 불편이나 업무 과정에서 발견한 개선 아이디어도 익명으로 제시할 수 있다.
멀T풀의 핵심은 익명성에만 있지 않다. 접수된 의견은 관련 부서가 함께 검토하고 개선 및 실행 가능성을 논의한다. 이후 실행 결과는 사내 채널인 ‘굿모닝 멀츠’를 통해 다시 구성원에게 공유된다.
직원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창구를 만드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의견 접수-검토-실행-결과 공유’로 이어지는 환류 구조를 마련한 것이다. 제안한 내용이 어떻게 처리됐는지 확인할 수 있어야 구성원이 소통 창구를 신뢰하고 다시 의견을 낼 수 있다는 판단이 반영돼 있다.
MEC와 멀T풀은 운영 방식에서 차이가 있지만 지향점은 같다. 직원의 목소리를 조직 운영에 반영하고, 개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 구성원이 조직문화 형성에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직원을 문화의 수혜자 아닌 ‘변화의 주체’로
멀츠 에스테틱스 코리아의 조직문화를 관통하는 단어는 ‘참여’다. M:PACT를 통해 직원의 아이디어를 ESG 활동과 성과 관리로 연결하고, The 멀리를 통해 지역사회에 필요한 사회공헌을 직접 발굴한다. MEC와 멀T풀에서는 구성원의 의견이 근무환경과 복지, 업무 방식의 변화로 이어진다.
프로그램마다 활동 영역은 다르지만 운영 구조는 공통적이다. 직원이 의견을 내면 회사가 이를 검토하고, 실행 가능한 과제로 구체화하며, 결과를 다시 구성원과 공유한다. 구성원은 회사가 제공하는 조직문화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다음 변화를 제안하는 주체가 된다.
이 과정에서 ESG는 단순한 경영 구호로 머물지 않고, 실질적인 경영 체계로 뿌리내린다. 점심시간의 식단과 사무실 조명, 분리배출 방식처럼 일상적인 실천에서 시작해 전사 캠페인과 경영평가로 연결된다. 사내에서 축적한 참여 경험은 지역사회의 필요를 찾아 직접 봉사활동을 기획하는 문화로 확장된다.
직원이 의견을 자유롭게 제시하는 것만으로 참여 문화가 완성되는 것은 아니다. 그 의견이 실제로 검토되는지, 어떤 변화로 이어졌는지, 실행하지 못한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확인할 수 있어야 참여가 지속된다. 멀츠가 직원 대표제와 익명 플랫폼, 타운홀을 하나의 구조로 연결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멀츠 에스테틱스 코리아는 직원의 작은 아이디어가 사내 활동과 제도로 이어지고, 다시 ESG 성과와 사회적 가치로 확장되는 선순환을 만들고 있다. 조직문화를 회사가 직원에게 제공하는 제도가 아니라 구성원과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바라보는 것. 멀츠가 그리고 있는 ‘일하기 좋은 기업’의 모습은 바로 이 참여의 과정 안에 있다.
| 01 | 에임드바이오,'BI 4060107' 고형암 임상1상 ... |
| 02 | 중국, 화장품 원료 3종 금지 원료 전환 |
| 03 | 뉴로크린 삼중 작용 비만 치료제 임상 1상 진입 |
| 04 | [직장 문화 탐방] “직원 아이디어가 성과로”... |
| 05 | [뷰티누리×민텔] 매일 쓰는 선크림, '작은 ... |
| 06 | [약업분석] 대원제약, 2분기 순이익 '흑자전... |
| 07 | AI 신약 개발 패권 전쟁… 중국 '물량 공세'... |
| 08 | 약사회, 안전상비약 확대 대응 본격화…약국 ... |
| 09 | SK바이오사이언스, ’26년 2분기 영업적자 58... |
| 10 | SCL사이언스,85억원 규모 '이노씰 플러스 D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