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감 효과·세포 단위 데이터가 스킨케어 신뢰 좌우
롱제비티 시장을 이어가기 위해선 소비자들이 명확히 인지할 수 있는 '실질적 혜택'과 '구체적 근거'가 필요하다는 전문가들의 제언이 이어졌다.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1~3일 열리고 있는 '2026 인터참코리아·인코스메틱스 코리아'의 핵심 화두 중 하나는 '스킨 롱제비티(Skin Longevity·피부 장수)'였다. 전시 기간 부대행사로 열린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롱제비티가 막연한 마케팅 수사를 넘어, 세포 단위의 과학적 데이터를 통해 실제 효능을 입증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 실전 단계에 진입했다고 경고했다.
첫날엔 민텔(Mintel)의 찬 킨셴(KinShen Chan) 인사이트 부문 부국장이 '웰니스가 이끄는 뷰티 시장의 성장'을 주제로, 둘째날엔 천연 화장품 원료 제조사인 더가든오브내추럴솔루션의 차준석 리서치 디렉터가 ‘스킨케어의 롱제비티: 내일이 아닌 오늘을 위한 접근’을 테마로 롱제비티를 풀어냈다.
소비자는 '눈에 보이는 과학적 근거' 원해
찬 부국장은 롱제비티 트렌드가 기존의 정체된 안티에이징 개념을 완전히 새롭게 재구성(Reframing)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단순한 수명 연장을 뜻하는 라이프스팬(Life span)의 시대를 지나, 건강하게 삶을 영위하는 '헬스스팬(Health span)'과 피부 컨디션을 최상으로 유지하는 '스킨스팬(Skin span)'으로 소비자의 지향점이 이동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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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 부국장은 "지금까지 수많은 브랜드가 주장하는 롱제비티 효능은 여전히 시험관 내 실험(In-vitro)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경우가 많다"며 "화장품 업계가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는 레티놀이나 나이아신아마이드 같은 전통적인 안티에이징 성분과 비교했을 때, 롱제비티 활성 성분이 소비자에게 줄 수 있는 '눈에 띄는 실질적 혜택(Consumer noticeable benefit)'이 무엇인지 명확히 번역하고 전달하는 것"이라고 현재 시장이 직면한 한계점을 꼬집었다.
찬 부국장은 "소비자 데이터에 따르면 현대인들은 점점 더 많은 스트레스에 노출될 것이며, 이를 해소할 정신적 웰빙 솔루션을 갈망하고 있다"며 수면 부족, 식습관, 알코올 섭취 등 외부 환경적 요인인 '엑스포좀(Exposome)'이 피부에 미치는 영향에 소비자들이 주목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시장에선 멜라토닌 성분을 함유한 '토피컬(topical) 스킨케어'나 인사이드 아웃(Inside-out) 방식의 이너뷰티 서플리먼트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다. 로레알의 비시(Vichy), 시세이도 등 글로벌 프리미엄 브랜드들 역시 이러한 흐름에 맞춰 콜라겐 및 대사 건강 서플리먼트 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아울러 장기적인 피부 컨디션을 관리하는 기술로 프리바이오틱스를 활용한 장 건강-피부 축(Gut-Skin Axis) 연구와 바이오센서 패치를 통한 '초개인화 기술'도 제시했다.
찬 부국장은 "소비자들은 표준 인구 데이터와 자신의 피부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의 과거와 현재를 비교하고 싶어 한다"며 "체온, 심박수, 수분도를 장기적으로 '지속 모니터링'하는 기술이 롱제비티 스킨케어의 미래를 이끌 것"이라고 전망했다.
롱제비티 시장을 견인할 차세대 원료로는 메디컬 에스테틱 인접 성분과 '바이오테크(BioTech)' 원료가 꼽혔다.최근 PDRN이나 비건 PDRN처럼 피부과 시술과 맞닿은 성분들이 급성장하면서 브랜드에 완전히 새로운 스토리텔링 기회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찬 부국장은 "비타민C처럼 이미 대중에게 친숙하고 효능이 입증된 성분 대신 새롭고 낯선 바이오 원료를 선택하게 하려면, 그 원료를 왜 써야 하는지 소비자를 명확하게 설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단순 안티에이징 넘어 '치료'로… 노화 지표 겨냥한 원료 주목
더가든오브내추럴솔루션은 이 '근거 기반 효능'이라는 롱제비티의 숙제를 세포 단위의 구체적인 과학적 데이터로 풀어냈다. 차준석 리서치 디렉터는 "롱제비티는 천천히 늙는 슬로우 에이징을 넘어, 노화 자체를 일종의 질병처럼 적극적으로 치료하고 되돌릴 수 있다는 대담한 관점의 전환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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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 디렉터는 2023년 국제학술지 '셀(Cell)'에 업데이트된 '노화의 12가지 지표' 논문을 언급하며 학계에서 노화를 바라보는 시각이 크게 달라졌음을 짚었다. 그는 "과거에는 노화를 단순히 천천히 늦추는 현상으로만 봤다면, 이제는 노화도 질병처럼 '치료적 개입(Therapeutic intervention)'을 통해 멈추거나 거꾸로 돌릴 수 있다는 매우 큰 관점의 전환이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그는 뷰티 업계 역시 이러한 과학적 기준을 바탕으로 제품을 기획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차 디렉터는 "화장품 원료나 제품이 롱제비티를 클레임하려면, 적어도 이 12가지 지표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를 명확히 짚고 넘어가야 소비자와 더 정확하고 좋은 소통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근거 중심 소통'의 실제 사례로 피부 노화와 가장 밀접한 만성 염증, 미토콘드리아 기능 장애, 세포 노화를 타깃으로 한 자사의 원료 소통 방식을 소개했다.
예를 들어 세포 수준의 만성 염증인 '인플라메이징(Inflammaging)'을 다룰 때는 단순히 '염증을 완화한다'고 뭉뚱그려 주장하는 대신, 세포 내 염증을 관장하는 'NLRP3 인플라마좀' 등 핵심 경로를 감태 추출물이 어떻게 억제하는지 명확한 메커니즘을 소비자에게 제시한다는 것이다.
또한 미토콘드리아 기능 약화와 노화 세포(Senescence) 축적 문제를 소통하는 사례로는 호두나무 전정 가지 추출물을 들었다. 노화 세포가 주변으로 염증성 인자(SASP)를 분비해 염증을 전파하는 것을 막는 세노모픽(Senomorphic) 활성이나, 망가진 미토콘드리아를 청소하는 미토파지(Mitophagy) 인자 증가 등 구체적인 세포학적 통계 데이터를 근거로 내세워야 시장을 설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차 디렉터는 "과거부터 안티에이징 성분으로 널리 쓰이던 호두나무 추출물 같은 친숙한 원료들도 노화의 12가지 지표라는 트렌드에 맞춰 롱제비티 솔루션으로 완전히 재해석할 수 있다"며 "결국 롱제비티 스킨케어의 핵심은 이 방대한 노화 지표 중에서 브랜드가 무엇을 타깃으로 삼았는지 그 과학적 방식을 소비자에게 얼마나 잘 설명할 수 있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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