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30년 공조 기술로 화장품 제조 최적화 실현
대성기연 김영호 이사
김민혜 기자 minyang@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6-04-13 05:41   수정 2026.04.13 05:41

K-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입지를 굳히면서, 화장품 제조의 근간이 되는 CGMP 환경 구축과 운영 효율화가 제조사의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30여년간 공조 냉동 및 클린룸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쌓아온 대성기연은 단순한 설비 시공을 넘어, 제조 현장의 유지비 고민까지 해결하는 ‘에너지 세이빙형 클린룸’을 통해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경기 일산 킨텍스서 열린 'ICPI WEEK 2026'  현장에서 지난달 31일  대성기연 김영호 이사를 만나 화장품 제조 인프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들었다.  제약·바이오·화장품·물류 전시인 ‘ICPI WEEK 2026’은 지난 3월 31일부터  4월 3일까지 펼쳐졌으며,  6만여명의 참관객이 방문했다. 

대성기연 김영호 이사. ⓒ화장품신문 김민혜 기자

회사 소개를 부탁한다.

1989년 냉동·냉장 설비 사업으로 시작해 현재는 클린룸 시공을 주력 사업으로 전개하고 있다. 몇 년 전부터는 B2G 사업도 강화해 학교나 군부대의 기계 설비 공사는 물론, 실내 건축 인테리어 면허를 바탕으로 한 종합 설비 서비스도 제공 중이다. 단일 프로젝트 100억원 규모의 방산 클린룸 시공 사업도 수행할 만큼 화장품, 제약, 식품, 반도체 등 정밀 공정을 요하는 모든 산업 분야에서 신뢰받는 파트너로 자리매김했다.


화장품 품질에 설비가 중요한 이유는?

제조 환경은 품질과 가장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인프라'다. 화장품의 경우도 CGMP 같은 엄격한 기준이 있는데, 이런 기준은 시대에 따라 조금씩 변하기도 한다. 일반적인 제조사가 전문적인 기술 기준을 실시간으로 파악해 설비에 반영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구체적으로는 미세먼지(파티클)가 제품에 혼입되는 것을 원천 차단해 화장품 성분의 변질을 막고 안정성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우리는 제조 단계별로 필요한 청정도(클라스)를 정밀하게 설정해, 원료 배합부터 포장까지 외부 오염원으로부터 제품을 완벽히 보호하는 환경을 구축한다. 결국 검증된 환경에서 생산된 제품만이 균일한 품질을 유지할 수 있으며, 이는 소비자 신뢰와 직결되는 핵심적인 품질 방어선이 된다.


차별화된 설계 전략이 있다면?

무조건 고가의 고청정 설비를 권하거나 단가만 낮추는 최저가 설계에 집중하기보다는 공정 단계별로 청정도를 최적화하는 ‘가성비 설계’를 지향한다. 원료 취급, 포장, 테스트 등 각 단계에 맞춰 청정도를 세분화해서 품질은 완벽히 보장하되 불필요한 과잉 투자를 막는 방식이다.

클린룸 공사는 집을 짓는 과정과 비슷해서, 마감재나 내부 단열재 선택에 따라 견적이 천차만별이다.  하지만 무조건 낮은 단가를 고집하면 부실 공사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 실제로 저가 시공을 선택했다가 원하는 파티클 수치가 나오지 않아 재공사를 요청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당장의 낮은 비용으로 고객을 현혹하기보다는 장기적인 운영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제안하며 고객의 신뢰를 얻고 있다.

 

항온항습 관련 특허를 다수 보유했다. 실제 어떤 이점이 있는가?

보유하고 있는 특허는 주로 '최소 비용'으로 '최고 효율'을 내는 구조에 집중돼 있다. 현장에서 보면 공정별 온습도 조건이 극명하게 다른 경우도 많다. 기존 방식이라면 기계 두 대를 따로 놓고 각각 관리해야 하지만, 대성기연이 보유한 기술은 하나의 장비로 이를 통합 제어할 수 있게 한다.

여기에 건식 제습기와 듀얼 인버터를 공조기에 접목하는 기술 등을 계속 개발하고 있다. 사용자 입장에선 관리 포인트가 줄어들고 전기료는 낮아지니 환영할 수밖에 없다. 규격 제품을 파는 것이 아니라 각 현장의 생산 환경에 맞춘 '커스터마이징'을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현장 관리자들 사이에서 만족도가 특히 높은 편이다. 심지어 이직 후 옮긴 회사에서도 다시 찾아주시는 분들도 있었다.

 

최근 에너지 절감 니즈가 상당한데.

클린룸은 사계절 내내 동일한 온습도를 유지해야 하므로 전기료 등 유지 관리 비용이 상상을 초월한다. 공장 전력 비용이 계속 오르는 추세라 제조사 입장에선 큰 부담이다. 대성기연은 초기 시공뿐만 아니라 '에너지 세이빙' 측면을 설계의 핵심 가치로 두고 있다.

계약 전 고객사에 타사 설계안을 모두 검토해 보라고 자신 있게 권한다. 이후 우리 설계안과 비교 분석해 주는데, 특히 월 전기세가 얼마가 나오는지 등을 수치로 직접 보여드린다. 히트 펌프, 태양열, 공기열 등 다양한 에너지원의 조합을 통해 최적의 효율을 찾아내기 때문이다. 최근 정부가 '공기열 히트펌프'를 ESG 관련 에너지 효율 수단으로 인정하기 시작했는데, 이런 정책 변화 등도 선제적으로 연구하면서 설계에 즉각 반영하고 있다. 에너지 유지비 절감은 이제 제조 경쟁력의 핵심이다.


AI 등 미래 기술 접목은 어떻게 준비하고 있나?

공조 업계도 AI를 활용한 '예지적 점검' 시스템으로 나아가는 추세다. 고가의 설비가 고장 난 뒤 수리하는 것이 아니라, 축적된 데이터를 통해 이상 징후를 미리 포착하고 예방하는 기술이다. 중소기업 규모에서 전문 인력을 영입해 독자적인 데이터를 쌓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정부 과제에 참여하며 컨트롤러 전문 기업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당장 드라마틱한 변화보다는 이 방향성이 맞다는 확신을 가지고 꾸준히 기초를 다지고 있는 단계다.

 

회사의 미래 청사진은?

단기적으로는 현재 100억~150억원 수준의 매출을 300억원 규모로 퀀텀 점프시키는 것이 목표다. 현재 인력과 설비로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보지만, 목표 달성을 위해 기존의 업무 프로세스를 개선하고 직원들의 마인드를 고도화 하는 사내 혁신 과정을 거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사업 분야별 '전문화된 그룹사'를 만드는 것이 꿈이다. 지금은 한 공장에서 생산과 공사가 동시에 이뤄지다 보니 공정과 인력 운영에서 비효율이 발생하는 부분도 있다. 생산 파트를 별도 법인으로 독립시키고, 공사 부문도 B2B, B2C, B2G로 세분화해 4~5개의 전문 회사를 운영하는 구조를 만들고자 한다. 전문성이 강화될수록 고객에게 전달되는 서비스의 질도 높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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