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바이오의약품 홍보 자료에 대해 이례적으로 연속적인 문제 제기에 나섰다. BMS(Bristol Myers Squibb), 노바티스(Novartis),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s), 아이오반스 바이오테라퓨틱스(Iovance Biotherapeutics) 등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동시에 규제 당국의 지적을 받으면서 업계의 주목이 집중되고 있다.
FDA 산하 생물의약품 평가연구센터(CBER)는 최근 4건의 ‘무제의 편지(Untitled Letter, FDA가 의약품 광고 등에 규정 위반 사항을 지적하여 보내는 서한)’를 발송하고, 특정 바이오의약품의 홍보 자료가 허위 또는 오해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해당 조치는 3월 9일자로 동일하게 발행됐으며, 최근 강화된 의약품 광고 규제 기조 속에서 바이오의약품까지 단속 범위가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풀이된다.
그동안 FDA의 광고·홍보 관련 지적은 주로 저분자 의약품 중심으로 이뤄져 왔다. 실제로 지난해 가을 이후 수십 건의 언타이틀드 레터가 발송됐지만, CBER 관할 제품에 대한 조치는 매우 드문 사례였다. 이번처럼 복수의 바이오의약품이 동시에 지적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FDA가 문제 삼은 핵심은 승인 근거를 넘어서는 임상 데이터 활용이다. 각 기업의 홍보 자료에는 단일군(single-arm) 임상시험을 기반으로 허가받은 제품에 대해 전체 생존기간(OS), 무진행 생존기간(PFS) 등 탐색적 분석 결과를 강조하는 표현이 포함된 것으로 지적됐다.
규제 당국은 이러한 표현이 실제 허가 근거를 넘어선 효과를 암시해 의료진과 환자가 치료의 위험성과 이점을 잘못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이러한 오해가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공중보건 측면의 우려를 강조했다.
각 기업은 자료 내에 해당 데이터의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각주와 설명을 포함했지만, FDA는 이러한 조치만으로는 전체 메시지의 오해 소지를 충분히 해소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
구체적으로 아이오반스 바이오테라퓨틱스는 피부암 치료제 ‘암타그비(Amtagvi)’ 관련 다양한 홍보 자료에서 전체 생존(OS) 데이터를 언급한 점이 문제로 지적됐다. 해당 제품은 객관적 반응률(ORR)을 근거로 승인됐으며, 생존 데이터는 추가 연구가 진행 중인 상황이다.
BMS의 경우 B세포 림프종 치료제 ‘브레얀지(Breyanzi)’ 홍보 자료에서 OS 및 PFS 개선 효과를 강조한 점이 문제로 제기됐다. 해당 제품 역시 반응률과 반응 지속기간을 중심으로 허가된 바 있다.
노바티스의 ‘킴리아(Kymriah)’ 또한 다수의 홍보 자료에서 OS와 PFS 관련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지적됐다. 그러나 이 치료제는 적응증에 따라 ORR, 완전관해(CR), 최소잔존질환(MRD) 등의 지표를 기반으로 승인됐다.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자회사 카이트 파마(Kite Pharma)가 개발한 ‘테카투스(Tecartus)’ 역시 유사한 문제로 지적을 받았다. 홍보 자료에서 무진행 생존기간, 전체 생존기간, 재발 없는 생존 등의 효과를 언급했지만, 실제 허가는 반응률 및 완전관해 기반으로 이뤄졌다.
FDA는 각 기업에 대해 15영업일 내에 해당 문제에 대한 공식 답변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현재까지 공개된 반응 중에서는 길리어드 측이 입장을 밝히며, 관련 자료가 기존 규제 절차에 따라 검토됐음을 강조하는 한편, 규제 당국과 협력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조치는 바이오의약품 분야에서도 광고·홍보 규제가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탐색적 분석 데이터를 활용한 마케팅이 규제 리스크로 부각되면서, 향후 임상 데이터 활용 및 메시지 전달 방식에 대한 업계 전반의 재검토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