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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향후 브랜드 전략을 수립할 때는 시장 회복을 전제로 두기보다, 현재 시장 구조를 기준으로 전략을 짜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11일 미국 컨설팅 업체 서카나(Circana)의 보고서 ‘Retail enters a phase of continuance’에 따르면, 미국 유통·소비 시장은 최근 몇 년간의 급격한 변동기를 지나 소비 패턴이 고착되는 '지속 국면(phase of continuance)'에 들어섰다. 소비자들은 이미 지출 한계와 우선순위를 명확히 정한 상태이며, 그 안에서 자신의 욕구에 따라 지출을 확대할 영역만 선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서카나의 마셜 코언(Marshal Cohen) 최고 소매 전략가는 "미국 시장은 이미 형성된 소비 구조 위에서 움직이는 방향으로 시장 환경이 전개되고 있다"며 "기업들은 시장 반등을 기다리기보다, 현재 소비자가 어디에서 무엇에 지출하고 있는지를 기준으로 전략을 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코언은 이처럼 소비 구조가 크게 변하지 않는 환경에서 기업 성과를 가를 요인으로 다음의 6 가지를 제시했다. △AI 커머스의 진화(The Progression of AI Commerce) △소셜 커머스 부상(Social Commerce Becomes Paramount) △GLP-1 확산에 따른 소비 변화(GLP-1 Enters Phase 2) △라이프스타일 기반 지출 고착(Lifestyle Spending Puts Down Roots) △미니 홀리데이 소비 피크(Mini-Holidays Create Critical Retail Moments) △인구·소득별 소비 격차 확대(Demographic Divergence Magnifies) 등이다.
먼저 'AI 커머스의 진화'는 AI가 상품 탐색부터 구매, 사후 단계까지 쇼핑 전 과정을 재구성하는 흐름을 뜻한다. 서카나 조사에 따르면 생성형 AI나 AI 기반 추천 기능을 이용해본 소비자 비율은 1년 만에 47%에서 55%로 높아졌다. 아직 사용하지 않은 소비자 중 55%가 향후 활용 의향을 보였다.
이 변화는 소비가 이동하고 있는 온라인 유통 환경에서 가장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이커머스는 이미 미국 소매 매출의 25% 이상을 차지하며 핵심 유통 채널로 자리 잡았고, 최근 1년 매출 증가분의 65% 이상이 온라인에서 발생했다.
서카나는 AI 기술이 온라인 쇼핑 과정 전반에 빠르게 접목되는 상황이라며, 이를 활용하지 못한 브랜드와 리테일러는 디지털 채널 내 소비자 접점을 잃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올해는 소비자가 실제 쇼핑 과정에서 AI를 체감하는 전환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제품을 발견하고 구매로 이어지는 경로도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틱톡과 같은 '소셜 커머스의 부상'이 소비자의 제품 발견과 구매 경로를 바꾸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틱톡숍(TikTok Shop)은 론칭 2년 만에 4분기 기준 약 65억 달러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미국 전체 소매 매출의 약 1%, 이커머스 매출의 약 3%에 해당하는 규모다.
서카나는 소셜 커머스가 신제품과 혁신, 소비자의 욕구를 발견하게 하는 핵심 채널로 자리 잡고 있다고 봤다. 실시간으로 형성되는 트렌드가 곧바로 매출로 이어지는 구조에서 브랜드와 리테일러의 대응 속도와 데이터 활용 역량이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지적했다.
건강 관련 소비 확산의 대표적인 변수로는 GLP-1 계열 비만·대사 질환 치료제가 꼽혔다. 지난해 9월 기준 미국 가구의 약 23%가 GLP-1을 사용하고 있으며, 1년 새 채택률이 4%포인트 늘었다.
서카나는 GLP-1 사용이 운동 빈도 증가, 수분 섭취 확대, 흡연 감소 등 생활 습관 변화를 동반하고 있으며, 이런 변화가 피트니스 트래커, 스포츠웨어, 특정 식품·음료, 웰니스 관련 제품 등 주변 카테고리 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생활 방식 변화는 팬데믹 이후 생긴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이미 소비 구조로 굳어졌다는 분석이다. 필수 소비를 줄이고 자신이 관심을 두는 영역에 예산을 집중하는 패턴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뷰티는 식료품이나 가전 등 다른 필수 소비 항목과 달리, 즐거움과 자기표현을 위한 대표적인 지출 영역으로 여전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블랙프라이데이 같은 대형 행사보다 슈퍼볼, 발렌타인데이, 부활절, 메모리얼데이, 독립기념일 등 이른바 '미니 홀리데이' 시점에 매출이 집중되는 양상도 뚜렷해지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이런 쇼핑 주간은 일반 소비재 매출·판매량의 절반, 식음료·생활용품 등 일상 소비재(CPG) 매출의 약 3분의1을 차지한다. 서카나는 시점별 소비에 맞춘 기획과 연관 상품을 함께 제안하는 전략이 추가 성장 기회를 만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소득·연령대별 소비 격차가 확대되고, 중산층의 지출이 축소되는 점은 유통업계의 큰 리스크로 작용할 전망이다.
서카나는 18~24세가 전반적인 지출 여력이 줄어 의류·자동차·장난감에는 지출을 늘리고, 테크 제품과 가구에선 줄이는 방향으로 소비를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소비 총액은 유지되지만, 체감 구매력은 줄어드는 구조다. 보고서는 이를 '보이지 않는 인플레이션(invisible inflation)'이라고 표현했다.
보고서는 이러한 여섯 가지 요인이 결합된 현재의 소비 구조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코언은 "2026년 리테일·소비자 전망을 관통하는 공통점은 혁신의 필요성"이라며 "각 기업이 자사에 맞는 지점을 중심으로 제품·가격·프로모션·채널 전략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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