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화장품이 남미 시장에서 경쟁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략적 진출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늘린다면 글로벌 시장의 새로운 성장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이 24일 공개한 '남미 뷰티 수입시장 분석 및 현지 진출 확대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보다 상위 수출국들에 비해 화장품 분야에선 한국이 비교 우위에 있다.
무역협회가 지난해 UN 무역 자료를 분석한 결과, 남미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은 MCA 지수가 2.25로 집계됐다. MCA 지수는 시장비교우위를 나타내는 지수로 1보다 클 경우 비교우위, 1보다 작을 경우 비교열위로 해석된다. 화장품은 한국의 남미 수출 품목 중 유일하게 비교우위를 갖는 분야로 평가됐다. 로션, 선크림, 재생크림 등 기능성 제품이 1.91로 가장 높은 비교우위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립스틱, 립밤 등의 입술용 제품도 1.03으로 비교우위 품목에 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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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뷰티 제품은 지난해 총 7020만 달러를 남미에 수출했다. 최근 5년간 수출실적을 보면 2020년 1530만 달러, 2021년 2727만 달러, 2022년 2973만 달러, 2023년 3952만 달러로 꾸준히 증가해왔다. 지난해엔 전년 대비 77.7% 껑충 뛰어올랐다. 5년 만에 수출액이 4.6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수입국 순위는 2020년 17위에서 지난해 13위로 올라갔고 수입 점유율도 0.7%에서 1.6%까지 상승했다.
남미 시장 상황 자체도 한국 업체들의 진출에 유리하게 변화하고 있다. 향수를 중심으로 수입국 다변화가 진행되면서 신규 브랜드에 대한 문턱도 낮아졌다.
보고서에 따르면 남미에서 향수 수입이 집중된 상위 3개국(프랑스, 스페인, 미국)의 합산 점유율은 2022년 68.4%에서 지난해 62.5%로 하락했고, 전체 수입 대상국 수는 같은 기간 63개에서 66개로 늘었다. 기존 주요국 중심 수입 구조가 완화되고 있는 흐름이다.
향수 외 카테고리도 마찬가지다. 향수에 비해선 하락세가 더디지만, 화장품의 상위 3개국 수출 점유율은 같은 기간 38.0%에서 37.6%로 소폭 하락했다. 헤어케어 역시 19.4%에서 18.1%로, 상위국 점유율이 감소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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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시장 집중도를 나타내는 허핀달-허쉬만 지수(HHI)도 점차 신규 수출기업에 유리하게 변화하고 있다. 향수의 HHI는 2022년 0.357, 2024년 0.346에서 2024년 0.316으로 3년 연속 하락했다. HHI지수가 낮아진다는 것은 수입 대상국이 다변화되고 특정국이나 기업에의 집중도가 완화되면서, 신규 브랜드의 진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남미 수출의 적기를 맞이한 지금, 국내 기업들이 현지 수요 대응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먼저, 수입 시장이 빠르게 개방되고 있는 향수 카테고리에선 개성 있는 원료를 사용한 제품을 중심으로 '틈새 시장' 진출 기회를 모색해야 한다고 짚었다. 젊은 세대들에게 향수는 개인의 정체성을 나타내는 수단으로 활용되기 때문에, 고가 브랜드가 즐비한 현지 시장을 파고들기 위해선 개성이 뚜렷한 향수를 출시하는 것이 차별점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또한 비교우위를 점유한 화장품 카테고리에선 '친환경'과 '지속가능성'에 대한 고려가 제품의 성능만큼 중요하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남미는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 사례가 잦아 환경 감수성이 높고, 이에 따라 친환경 소비 기준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현지 화장품 브랜드들도 '지속가능한 원료' '폐기물 저감' '친환경 패키징' '온실가스 감축 등의 키워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이러한 남미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K-화장품 브랜드들은 친환경 인증을 획득한 뒤 이를 앞세우는 전략을 통해 소비자 신뢰 확보에 나서야 한다고 제언했다. 현지에서 주요하게 쓰이는 친환경 인증으로는 에코서트, 코스모스, 살로 베르데 등이 있다.
남미는 특히 틱톡 기반의 소비 전환이 빠르게 이뤄지는 지역적 특성이 뚜렷하다. 브라질·칠레·페루 등은 틱톡 이용률이 70%를 초과할 정도로 관련 콘텐츠의 파급력이 높다. 이에 따라 단순 광고 노출을 넘어 틱톡 쇼핑 연계, 콘텐츠-커머스 일체형 영상 활용 등이 대안으로 제시됐다.
한편, 비교열위에 속한 제품들은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우선 과제이며, Z세대 비중이 높은 남미 소비자 특성을 고려할 때 숏폼 콘텐츠 기반 마케팅 전략이 효과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교 열위인 제품들로는 눈화장용 제품(0.65)과 파우더 제품(0.50), 메니큐어 등(0.08), 헤어케어 제품(0.37), 구강용 제품(0.08) 등이 있다.
무역협회는 K-뷰티가 이미 비교우위를 가진 품목에서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만큼, 남미 소비자의 제품 선택 기준과 시장 구조를 보다 면밀히 분석한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무역협회 임윤호 연구원은 "남미는 외국산 뷰티 제품에 대한 수요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고, 한류 소비재 인기도 상승 중인 시장"이라며 "제품 특성과 소비 트렌드를 결합한 맞춤형 전략을 통해 K-뷰티가 글로벌 시장에서 또 하나의 성장축을 확보할 수 있는 곳"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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