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H 높아지면 피부장벽 회복력 저하…"어릴 때부터 보습 습관 중요"
피부 회복 조건은 '약산성', 염증·건조 악순환 차단
박수연 기자 waterkit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10-15 06:00   수정 2025.10.15 06:01

피부 장벽 회복의 핵심은 산도(pH) 균형에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피부 산도가 높아지면 회복 효소의 활성도가 떨어지고, 나이가 들수록 이 균형이 무너지면서 손상 회복 속도도 급격히 느려진다는 것이다. 전문의들은 손상된 피부가 스스로 지질을 재생하고 수분을 유지하기 위해선 pH 4.5 수준의 약산성 환경이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피부과 최응호 교수(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회장)는 아토피피부염 환자와 노인은 물론 피부 산도가 높은 유아 시기부터 보습제를 통해 피부 산도를 조절해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최 교수 14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호텔에서 열린 ‘셀퓨전씨 엑스퍼트 배리덤 MD 업그레이드 출시 미디어 데이’에서 연사로 참여해 이 같은 내용을 주제로 발표했다.

원주세브란스기독병원 피부과 최응호 교수(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회장, 왼쪽)와 중앙대학교병원 피부과 박귀영 교수(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의무이사)가 14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호텔에서 열린 '셀퓨전씨 엑스퍼트 배리덤 MD 업그레이드 출시 미디어 데이' 간담회에서 연사로 참여해 발언하고 있다. ⓒ화장품신문 박수연 기자

pH 균형 깨지면 장벽 회복도 늦어진다

피부 장벽은 외부 자극 차단뿐 아니라 수분 손실 조절, 면역 균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장벽이 제대로 회복되기 위해선 세포간 지질, 자연 보습인자(NMF), 약산성(pH 4.5~5.5)의 균형이 필수다.

최 교수는 이날 발표에서 "피부 산도가 높아지면 장벽 회복에 관여하는 효소들이 작동을 멈춘다"며 "특히 55세 전후부터 pH가 5.2~5.5 수준까지 상승하면서 회복 속도가 급격히 저하된다"고 설명했다.

피부가 손상되면 스스로 회복하려는 반응이 일어난다. 이때 세포 내 단백질인 NHE1이 활성화돼 수소이온을 외부로 내보내며 피부 산도를 (각질층 기준) 4.5 수준으로 다시 낮춘다. 하지만 노화로 이 기능이 약해지면 pH 회복이 더뎌진다. NHE1을 억제한 실험에서는 장벽 회복이 지연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최 교수는 "세포 내부에서 다시 지질을 만들 수 있는 환경이 갖춰져야 장벽이 회복된다"며 "약산성 보습제는 손상된 피부가 스스로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 조건"이라고 말했다.

유아기의 보습 습관이 아토피피부염 예방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연구도 소개됐다. 123명의 신생아를 두 그룹으로 나눠 6개월간 관찰한 일본의 연구 결과를 국내에서 동일한 조건으로 재현한 결과, 생후 3주 이내부터 보습제를 사용한 그룹은 아토피피부염 누적 발생률이 약 50% 낮았다. 아토피 고위험군 유아의 경우, 출생 직후부터 적극적인 보습 관리가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셀퓨전씨 엑스퍼트의 신제품에 적용된 특허 성분 'pHarrier™'는 로즈마리산과 커큐민 유래 활성제를 조합한 복합 성분으로, NHE1 펌프를 활성화해 pH 회복을 촉진하는 기전을 갖는다. 최 교수는 "해당 성분을 도포한 피부에서 4주 후 pH가 눈에 띄게 감소했다"며 "비누나 샴푸 등 알칼리성 제품으로 높아진 pH를 다시 산성으로 되돌리는 데 빠르게 작용하는 점을 실험을 통해 확인했다"고 말했다.

 

pH 회복이 염증 완화의 시작

중앙대학교병원 피부과 박귀영 교수(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 의무이사)는 당화산물(AGEs)에 주목했다. 아토피피부염 환자에게서 흔히 관찰되는 피부 내 변화 중 하나는AGEs의 축적이다. AGEs는 염증을 오래 지속시키고 피부 노화를 촉진하는 물질로, 피부 장벽이 약해졌을 때 더 빠르게 쌓이는 경향이 있다.

박 교수는 염증성 피부 상태에서 피부 산도가 높아지면 면역 반응이 과도해지고, 회복에 필요한 단백질 생성이 저해되는 악순환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염증 반응을 유도하는 물질인 인터루킨-1 같은 사이토카인 수치가 상승하고, 장벽 구성 성분인 필라그린 단백질의 발현은 억제되는 현상이 함께 나타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pH를 낮추는 약산성 환경이 염증 억제와 단백질 합성 재활성의 출발점이라고 설명했다. "염증성 피부는 단순히 건조한 것이 아니라 회복에 필요한 단백질 생성이 막혀 있는 상태"라며 "이런 상황에서 pH 회복은 회복의 전제조건"이라고 박 교수는 강조했다.

진행 중인 임상에서도 이러한 기전이 일부 확인됐다. 아토피피부염 환자 10명을 대상으로 4주간 하루 3회 제품을 적용한 결과, 피부 수분도가 증가하고 수분 손실량(TWL)이 감소했으며, 인터루킨-1 수치가 줄어드는 경향이 관찰됐다. 필라그린 수치와 AGEs 수치도 개선됐다.

씨엠에스랩 이진수 대표가 4일 서울 송파구 소피텔 앰배서더 서울 호텔에서 열린 '셀퓨전씨 엑스퍼트 배리덤 MD 업그레이드 출시 미디어 데이' 간담회에서 환영사를 전하고 있다.   ⓒ화장품신문 박수연 기자

'아주 보통의 하루' 돕는다

한편, 셀퓨전씨 엑스퍼트를 운영하는 씨엠에스랩(CMS LAB)은 이날 행사에서 pH 4.5 약산성 포뮬러를 적용한 2등급 의료기기(MD) 신제품 '배리덤 로션 MD'와 '배리덤 크림 MD'를 공개했다. 기존 제품에서 업그레이드 된  신제품은 점착성투명창상피복재로 분류되는 2등급 의료기기로, 병·의원 전용으로 유통된다.

이번 리뉴얼은 셀퓨전씨 엑스퍼트가 전개하는 ‘아보하(아주 보통의 하루) 희망 캠페인’의 일환이다. 피부 질환으로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일상에서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의료 현장의 실제 니즈를 반영한 처방 설계가 핵심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제품 소개를 맡은 셀퓨전씨 엑스퍼트 사업부 김신옥 본부장은 "약산성 환경 유지와 피부 지질 구조에 유사한 복합 성분을 조합해, 장벽 손상 피부의 회복 가능성을 높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신제품에는 두 가지 특허 복합 성분,  'pHarrier™'와 'NEO-CMS®'가 적용됐다. NEO-CMS®는 세라마이드, 콜레스테롤, 지방산 등으로 구성된 피부 지질 유사 복합체로, 실제 피부 장벽과 유사한 구조의 캡슐화 기술을 통해 지질막 안정화에 도움을 준다.

씨엠에스랩 이진수 대표는 "배리덤 MD 업그레이드는 단순한 제품 개선을 넘어, 피부 질환자의 일상 회복을 돕는 실질적 접근이자 의료진에게도 신뢰할 수 있는 선택지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피부 과학에 기반한 연구 개발을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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