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는 틱톡, 구매는 아마존… 소비자가 달라졌다
분산된 '구매 여정'엔 일관된 메시지 연결이 관건
박수연 기자 waterkit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9-09 06:00   수정 2025.09.09 06:01
▲ 뷰티 소비자들이 광고를 보고 상품을 탐색하고, 구매를 결정하는 과정이 각각 다른 채널에서 이뤄지는 만큼, 브랜드들은 전체 흐름을 고려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DALL-E

뷰티 소비자들이 광고를 보고 상품을 탐색하고, 구매를 결정하는 과정이 각각 다른 채널에서 이뤄지는 만큼, 브랜드들은 전체 흐름을 고려한 마케팅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왔다.

미국 마케팅 기업 Navigo는 최근 발표한 'The Modern Beauty Funnel' 보고서를 통해 "소비자는 광고를 본 채널과 실제로 구매하는 채널이 서로 다른 경우가 많다"며 "브랜드는 분산된 소비 경로를 하나의 전략으로 연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마케팅에서 자주 쓰이는 '퍼널(funnel)'이라는 개념은, 소비자가 브랜드를 알게 되고 관심을 가지며, 결국 제품을 구매하기까지의 단계를 깔때기처럼 좁아지는 흐름에 비유한 것이다. 보통은 '인지(Awareness)' → '고려(Consideration)' → '구매(Purchase)'의 순서를 따른다. 처음엔 제품을 눈여겨보게 되고, 다음엔 정보를 찾아보거나 비교하고, 마지막으로 결제를 결정하는 구조다.

예전엔 이 모든 흐름이 하나의 플랫폼 안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았다.  예를 들어  인스타그램에서 광고를 본 뒤 해당 링크를 눌러 브랜드몰에서 제품을 구경하고, 같은 환경 안에서 바로 결제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최근 소비자들은 브랜드를 처음 본 채널, 제품을 비교한 채널, 실제로 구매한 채널이 모두 다른 경향을 보이고 있다.

요즘의 소비자들은 틱톡에서 짧은 영상 광고로 처음 제품을 접한 이후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에서 관련 후기를 찾아 본다. 그리고, 올리브영 웹사이트나 오프라인 매장에서 성분과 사용감을 비교한다. 이후 배송 속도, 리뷰 수, 적립 혜택 등을 따져 쿠팡에서 결제를 하는 식이다. 브랜드에 대한 인식은 틱톡에서 시작됐지만 구매는 쿠팡에서 끝나는 것이다.

판매 데이터에서도 이런 흐름이 확인된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미국 아마존의 뷰티 카테고리 매출 상위 10개 브랜드 중 9개 브랜드는 아마존 내 광고 지출이 크지 않았음에도 높은 매출을 기록했다.

그중 하나가 국내 브랜드 메디큐브다. 상반기 아마존에서 점유율 4.2%를 기록했으나 광고 비중은 0.2%에 그쳤다. 또 다른 국내 브랜드 바이오던스 역시 매출 비중은 3.2%였으나 광고 비중은 0.2% 수준이었다.

보고서는 "아마존 뷰티 매출 상위 브랜드들은 아마존 광고 이전에 소셜 미디어·인플루언서·언론·리테일 채널 등 다양한 외부 접점에서 이미 인지도를 쌓았고, 소비자들은 여러 경로를 통해 브랜드 신뢰를 확보한 뒤 가장 편한 아마존을 최종 구매처로 선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퍼널 구조가 단일 채널 중심에서 '크로스 채널' 흐름으로 바뀌었으므로, 브랜드도 마케팅 전략을 근본적으로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 브랜드는 판매 플랫폼만 주목할 게 아니라 구매로 이어지는 중간 과정을 어떻게 연결할지 전략을 세워야 한다.

보고서는 먼저 "틱톡이나 인스타그램에서의 광고 캠페인 효과가 아마존이나 세포라 같은 구매 플랫폼 전환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데이터 구조를 연결할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이를 위해 유료 광고와 리테일 미디어에서 브랜딩 톤, 제품 이미지, 핵심 메시지를 일관되게 구성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브랜드 경험은 하나의 흐름처럼 이어져야 한다"는 설명이다.

구매로 이어지는 메시지는 통일돼야 하지만, 접근 방식은 퍼널 단계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처음 브랜드를 접한 소비자에겐 감성 중심의 브랜딩 콘텐츠로 '관심을 유도'하고, 이후 '제품 정보를 제공'해 구매 고려를 이끌며, 마지막엔 리뷰·할인·배송 혜택을 강조해 '구매로 연결'해야 한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마지막으로 광고 시점과 주요 프로모션 일정을 맞추는 것도 효과적인 전략이다. 아마존 프라임데이, 세포라 세일, 얼타 21 Days 같은 대형 이벤트에 맞춰 초기 퍼널 광고를 집중하면 소비자의 구매 전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는 "지금 성공을 거두고 있는 브랜드들은 크로스 채널 퍼널을 이해하고, 구매가 이뤄지기까지 소비자 흐름이 끊기지 않는 전략을 이어가는 곳들"이라면서 "구매 과정이 복수의 채널을 거쳐 이뤄진다는 점을 이해하고, 이에 맞는 크리에이티브 구성과 미디어 운영, 메시지 설계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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