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명 중 1명 겪는 대상포진, 해답은 "예방"
팬데믹 이후 예방 인식 강화…의료 현장서 접종 권장 확산
싱그릭스, 97% 예방 효과 입증…국내 매출 400억 원 돌파하며 폭발적 성장
심혈관 보호 효과 기대… 웰에이징 실현하는 핵심 수단으로 부상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9-03 06:00   수정 2025.09.03 09:07
싱그릭스 제품 이미지. © GSK

초고령화로 빠르게 이동하면서 대상포진은 더 이상 일부 환자들의 문제가 아니다. 면역력이 약해지는 50세 이후 성인에게서 발병률이 급격히 높아지는 이 질환은 환자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심각한 경우 후유증으로 평생 고통을 안길 수 있다.

실제로 국내 통계에 따르면 60세 이상 인구 3명 중 1명은 평생 한 번 이상 대상포진을 경험한다. 피부에 수포가 생기고 극심한 신경통이 뒤따르며, 이후에도 ‘대상포진 후 신경통(PHN)’이 남아 수년간 치료가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대상포진은 치료보다 예방이 훨씬 효과적인 질환으로 꼽히며, 고령화 사회에서 백신의 중요성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이 흐름 속에서 주목받고 있는 것이 GSK의 재조합 백신 ‘싱그릭스(Shingrix)’다.

싱그릭스는 기존 생백신이 가진 제약을 넘어서는 새로운 대안으로 자리 잡았다. 임상시험에서 50세 이상 전 연령대에서 97% 이상의 예방 효과를 입증했으며, 70세 이상에서도 90% 이상이라는 강력한 예방률을 보였다.

더욱 주목할 점은 효과의 지속성이다. 국제 다국적 장기추적 연구 ZOSTER-049 결과에 따르면, 접종 후 약 10년간 예방 효과가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단순히 단기간의 보호가 아니라, 노년기 상당 기간 동안 환자를 지켜줄 수 있다는 점에서 의료진과 환자의 신뢰를 얻고 있다.

무엇보다도 면역저하자에게도 접종이 가능하다는 점은 큰 장점이다. 기존 생백신은 면역력이 떨어진 환자에게 접종이 제한적이었지만, 싱그릭스는 암 환자, 장기이식 환자, 면역억제제를 사용하는 환자 등에서도 접종할 수 있어 ‘고위험군의 안전망’을 넓혔다. 의료계에서는 “효과가 핵심”이라는 인식이 자리잡으며, 다소 높은 비용에도 불구하고 환자와 보호자들의 접종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예방 효과의 공공적 가치
대상포진 예방은 단순히 개인 건강 차원에 그치지 않는다. 여러 연구에서 대상포진 백신 접종이 심혈관계 사건을 줄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오면서, 공중보건적 가치는 더 크게 평가되고 있다.

유럽심장저널(European Heart Journal)에 실린 국내 연구에서는 생백신 접종자에서 심혈관 사건 위험이 전체적으로 23% 낮아졌으며, 주요 심혈관 사건은 26% 감소했다. 싱그릭스 역시 유사하거나 향상된 면역 반응을 고려했을 때 비슷한 보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는 예방접종이 노년층의 심장질환 관리와도 연결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면서 예방의학적 접근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강화된 것도 큰 배경이다. “예방 가능한 질환은 반드시 예방한다”는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대상포진 예방의 필요성은 더욱 폭넓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대한감염학회와 대한심장학회를 비롯한 학계에서도 노인성 질환 예방 전략 중 하나로 대상포진 접종 확대가 강조되고 있으며, 정부 차원에서도 백신 접종 권고 연령 확대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확인된 폭발적 성장세
이 같은 흐름은 실제 시장 수치에서도 명확하게 드러난다. 싱그릭스는 2022년 12월 국내 접종을 시작한 지 불과 1년 만(2023년 3분기까지)에 병·의원 매출 273억 원을 기록하며 단숨에 시장을 장악했다. 같은 기간 경쟁 제품인 스카이조스터는 211억 원, 조스타박스는 163억 원을 기록했다.

더 나아가 글로벌 의약 데이터 분석기관 IQVIA에 따르면, 2023년 싱그릭스의 국내 매출은 약 385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단순한 성장세가 아니라 ‘폭발적 확산’이라 부를 수 있을 정도의 변화다. 출시 초기 일부 대형병원을 중심으로 시작된 접종이 이제는 전국 의원급 의료기관으로 확산되면서, 특히 50~60대 중장년층에서 건강검진과 함께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병행하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

의료 현장의 평가와 전망
의료 현장에서도 긍정적 반응이 뚜렷하다. 윤영경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고위험군 환자에게도 안정적으로 접종할 수 있고, 효과가 워낙 우수하기 때문에 환자와 보호자 모두 주저하지 않고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격이 부담되더라도 질환 자체가 주는 고통과 치료비용을 생각하면 접종이 오히려 효율적”이라며 싱그릭스의 가치를 평가했다.

제약업계 역시 학술 지원과 의료진 교육을 통해 백신 접종 확대를 뒷받침하고 있다. 학회 심포지엄 부스 운영, 학술자료 배포, 전문가 강연 등을 통해 ‘예방의 중요성’과 ‘싱그릭스의 차별화된 효과’를 강조하며 의료진과 환자 모두의 인식을 확산시키고 있다.

대상포진은 발병 후 치료가 어렵고 후유증이 장기간 이어질 수 있는 질환이다. 때문에 예방이 최선의 전략이며, 싱그릭스는 이를 가능하게 하는 가장 강력한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고령화 속도가 빠른 한국에서 싱그릭스 접종 확대는 단순히 백신 접종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이는 국민 건강 수명을 연장하고, 사회적 의료비 부담을 줄이며, 건강한 노후를 준비하는 데 있어 필수적 역할을 담당한다.

결국 싱그릭스는 대상포진 예방의 새로운 표준이자 웰에이징 전략의 핵심 축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수요와 영향력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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