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 분해 신약 개발 기업 핀테라퓨틱스(대표 조현선)는 CK1α 분자접착 분해제(Molecular Glue Degrader, MGD) ‘PIN-5018’의 고형암 환자 대상 임상 1상 시험계획서(IND)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았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승인으로 ‘PIN-5018’은 지난 5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동일한 임상 1상 승인을 받은 데 이어 국내에서도 임상 진입이 가능해졌다. 회사는 올해 하반기부터 국내 임상을 본격 개시할 계획이다.
‘PIN-5018’은 CK1α를 선택적으로 분해하는 MGD 계열 신약 후보물질로, 표적 단백질 자체를 제거하는 기전을 통해 전통적인 저해제와 차별화된 작용 특성을 보인다. 핀테라퓨틱스는 이를 통해 3개 암종을 동시에 공략하는 포트폴리오 전략을 구축하고 있다.
임상 1상은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PIN-5018’ 단독 경구 투여 시 용량 증량(dose escalation)에 따른 안전성, 최대내약용량(MTD), 초기 항종양 활성을 평가한다. 특히, 통계학적 모델 기반의 BOIN(Bayesian Optimal Interval) 디자인을 적용해 환자 안전을 확보하면서도 용량을 유연하고 효율적으로 증·감량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또한 안전성과 잠재적 효능이 확인된 용량에서는 보충 코호트(backfill cohort)를 운영해 추가 환자를 등록, 해당 용량에서의 안전성과 초기 항암 효과를 보다 세밀하게 분석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최적 용량 확정과 후속 연구 설계의 근거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번 임상에서는 대장암, 전립선암, 선양낭성암종(ACC)을 주요 적응증으로 설정했다. MSS형 대장암은 전체 대장암 환자의 약 75% 이상을 차지하며,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은 기존 호르몬 치료제나 안드로겐 수용체 억제제의 한계를 보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ACC의 경우, 환자 종양세포 이식(PDX) 모델에서 단일 경구 투여만으로 완전관해(CR)를 달성한 비임상 결과를 확보했다.
핀테라퓨틱스는 3개 암종 모두에서 정교한 PK/PD 분석을 기반으로 비임상에서의 노출 용량, 종양 조직 내 CK1α 분해 정도, 효능 데이터를 확보하고 있으며, 이를 임상 데이터와 연계해 향후 개발 전략을 수립할 계획이다.
핀테라퓨틱스 관계자는 “PIN-5018은 새로운 기전의 분자표적 항암제로, 초기 용량 단계에서부터 안전성과 효능 가능성을 빠르게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BOIN 디자인과 보충 코호트를 병행해 개발 속도를 높이면서도 충분한 데이터를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