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력은 좋아졌는데, 왜 눈은 여전히 침침할까?

수술 전후 꼭 챙겨야 하는 건성안 관리 밝은누리안과병원 고병이 원장

우리 몸 감각기관 중 가장 중요한 시력에 대한 관심이 많아진 시대에서 백내장 수술과 라식∙라섹∙스마일∙안내렌즈 삽입술 등 굴절교정수술을 통해 많은 환자들이 좋은 시력을 되찾고 있다. 그런데 수술을 마친 후에도 침침함이나 눈의 불편감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종종 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는데 말이다. 이런 경우 눈이 불편한 이유는 따로 있을 수 있다.

건성안(안구건조증) 때문인 경우가 많다. 실제로 건성안은 굴절교정수술 및 백내장 수술 이후 환자의 불만족 주요 원인 중 하나인데, 백내장 수술 환자 약 35%, 라식 수술 환자 20~40%가 수술 후 건성안으로 불편함을 느낀다. 특히, 라식수술 환자 건성안은 1년 이상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  이런 수술들 후에 발생하는 건성안은 단순히 불편한 증상만 주는 것이 아니라, 시력 변화와 시력 저하까지 초래할 수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눈물’은 단순한 물방울이 아니라, 눈 표면을 덮고 있는 ‘눈물막’ 일부다. 눈물막은 점액층∙수성층∙기름층의 세 층으로 구성되어 눈을 보호하고 시야를 선명하게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데 백내장이나 굴절교정수술 후에는 일시적으로 각막 신경이 손상되면서 눈물막이 불안정해질 수 있다. 실제로 임상 현장에서도 수술 후 침침함이나 빛 번짐 등을 호소하는 환자 중 상당수가 눈물막 불안정에서 비롯된 경우가 많다. 

 

눈물 분비량과 눈물막 상태를 평가할 때는 눈물막안정성검사, 쉬르머검사, 염색약물 투여 후 안구검사, 인플라마드라이, 눈물삼투압측정기, K5M, 리피뷰II 등 장비를 이용하며, 수술 전 눈물막 상태를 평가하고, 수술 후에는 적절한 건성안 관리를 병행하는 것이 환자의 시기능 회복과 전반적인 만족도를 높이는 데 매우 중요하다. 같은 수술 결과라도, 건성안 관리를 얼마나 잘했느냐에 따라 회복 과정과 시야의 질에서 큰 차이가 날 수 있다.

많은 환자들이 건성안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다. 

본원에서는 백내장이나 굴절교정수술 전, 눈물막의 상태를 정밀하게 확인해 건성안 유무와 중증도를 판단하며, 수술 후에는 회복 과정에서 건성안이 악화되지 않도록 지속적인 관찰과 치료를 병행한다. 건성안은 증상 양상과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다르기 때문에 환자에 따른 맞춤 치료가 필수다.

예를 들어, 눈물 분비량이 부족하거나 점액층 기능이 저하된 환자에게는 눈물과 점액 분비를 동시에 촉진해 눈물막을 안정시키는 점안액이 필요하다. 이 경우 디쿠아포솔이 적합하다. 디쿠아스는 10년 이상 임상 연구결과를 가진 국내에서 오래 사용된 대표적인 디쿠아포솔 성분의 약제로, 눈물 성분인 뮤신의 분비를 촉진하는 것은 물론, 수분층 안정성까지 향상시켜 보다 지속적인 증상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염증이 동반된 중증도 이상의 만성 건성안 경우는 또 다르다. 항염증 효과가 있으면서, 면역 조절 작용을 통해 눈물샘의 기능을 회복시켜야 하고, 장기적인 관리에 적합한 약제가 필요한데, 이때에는 시클로스포린 계열 점안액을 처방한다. 아이커비스는 시클로스포린 계열의 점안액 중 농도가 0.1%로 높아 염증성 건성안 치료제로 적극 고려될 수 있다.

또, IPL과 리피플로우와 같은 장비를 활용하여 기름층을 개선하는 시술을 약물치료와 함께 하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수술 전부터 수술 후까지, 건성안 관리 여부는 환자의 시야 질과 편안함에 큰 영향을 미친다. 환자 증상, 건성안 유형, 염증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약제와 시술을 단독 또는 병용으로 처방하면, 수술 전후 건성안 관리에 매우 효과적이다.

수술을 잘 받았고, 시력도 좋아졌지만, 관리가 부족해 효과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마치 ‘목 좋은 데 터를 잡고 물길을 안 보는 것’과 같다. 수술이라는 큰 결정을 내리고도 정작 중요한 사후관리는 놓치는 셈이다. 수술 후 침침함이나 이물감, 눈의 피로감 등이 남아 있다면, 건성안일 가능성이 높으니 마냥 참지 말고 치료받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