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자금 유치 이후의 기업 운영 방식은 스타트업의 지속 성장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친다. 많은 스타트업엔 자금 조달이 가장 큰 과제로 꼽히지만 투자 유치 이후의 운영 과제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기업의 안정성과 성장 가능성에 큰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규제 대응’은 최근 K-뷰티 스타트업이 직면한 핵심 약점으로 지목된다. 미국, 유럽 등 주요 시장에서 라벨링·성분 규제와 인허가 기준이 강화되고 있으나 국내 인디 브랜드 다수는 법적 요건 대응 경험이나 체계적인 운영 기반이 미흡한 상황이다. 이러한 대응 미비는 단순한 문서 누락이나 절차 지연을 넘어, 제품 리콜, 제재, 투자 철회, 기업 가치 하락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칼라리캐피털(Kalaari Capital)은 최근 보고서 ‘Decoding Starting Up 2025’를 통해, 스타트업이 창업 초기부터 법적·제도적 대응 역량을 갖추지 않으면 향후 확장 단계에서 치명적인 리스크를 맞게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보고서는 규제 대응 및 컴플라이언스 항목을 전체 운영 전략 중 가장 우선 관리해야 할 핵심 영역으로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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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체계 부재, 성장 발목 잡는다
보고서는 스타트업이 종종 회계 감사, 이사회 운영, 법적 절차 이행 등을 자금 유치 이후로 미루는 경향이 강하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전체 창업자의 65%는 회계, 법률 및 규정 준수 같은 기본적인 거버넌스 체계를 시리즈A 후기까지 도입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지연은 시간이 흐를수록 리스크를 확대하며, 투자 실사나 2차 거래에서 기업 가치가 30~40%까지 낮게 평가되는 사례로 이어질 수 있다. 눈에 띄는 성장을 이뤘더라도, 내부 규율이 부재하면 시장 신뢰를 잃는다는 것이 반복적으로 입증되고 있다.
칼라리캐피털은 "단순한 성장률이나 자본 유입보다, 조직 내부의 신뢰 기반과 규율 확립이 지속 확장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최근 창업 환경이 성숙해지면서 대부분의 기업가가 펀딩 전략, 경쟁 포지셔닝, 자본 조달 방식에 대한 정보는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자금 확보 이후가 본격적인 경영 여정의 출발점이라는 것이 보고서의 진단이다. 지속 가능한 확장을 위해선 시의적절한 정보 공개, 일관된 운영 절차, 리스크 공유 구조가 전제돼야 하며, 창업자의 성과만을 알리는 일방향 소통이 아닌 일정 지연, 장애, 위험 요소까지 선제적으로 공유할 수 있는 조직 문화를 구축해야 한다.
보고서는 공공기업 운영 구조를 스타트업이 참고할 수 있는 모델로 제시한다. 공공기업은 규제와 시장 감시를 기반으로 운영되며 주주 기대치, 실적 가이던스, 주가 변동성과 같은 외부 요소들이 경영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친다. 비상장 스타트업이라 하더라도 이사회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와 같은 실행 기반 체계를 초기부터 갖춰야 하며, 정기 회의와 안건 중심 자료 배포가 원활하지 않으면 리스크 대응에서 방향을 잃기 쉽다고 지적한다.
실행력은 수치와 체계로 입증
투자자 실사를 고려할 때 ‘데이터룸’ 운영은 단순한 문서 정리 수준을 넘어, 기업의 실행 역량을 보여주는 지표로 간주된다. 그러나 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창업자의 74%가 데이터룸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로 인해 투자자의 요청에 신속히 대응하지 못하거나, 자료 업데이트의 일관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많은 창업자가 피치덱 구성에는 익숙하지만, 정작 실사에 필요한 데이터 체계를 갖추는 데에는 소홀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데이터룸을 상시로 관리하고, 회계·법률 전문가와 협업해 실사 대응 역량을 높이는 동시에, 투자자 신뢰 확보를 위한 정보 정합성을 유지할 것을 권고한다. 이는 단순한 포맷 관리가 아니라, 스타트업의 실행 기반을 수치와 자료로 입증하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중요성이 크다.
사업 운영의 일관성과 전략성 역시 평가 기준으로 부상하고 있다. 보고서는 연간 사업운영계획(AOP)의 수립과 설명 능력을 스타트업 경영진의 전략적 사고력과 실행력을 가늠하는 지표로 제시한다. 특히 이 계획은 재무 목표, 예산, 자원 배분, 인력 계획 등을 모두 포함해야 하며, 경영진이 이를 직접 수립하고 설명하는 방식일수록 실효성이 높아진다.
이사회 운영 역시 단순히 숫자를 나열하는 보고 회의가 아니라, 전략 조율과 위험 요소 논의, 법적 준수 사항 점검 등 실질적인 운영 회의가 되어야 한다. 보고서는 사전 자료 공유, 도전 과제 논의, 경영진 우선순위 정렬, 후속 조치 계획 수립 등을 핵심 요소로 제시하며, 이사회의 전략적 의견을 운영에 반영할 때 조직은 새로운 인사이트와 방향을 확보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실행력 강화를 위한 8가지 실천 전략
칼라리캐피털은 스타트업이 반드시 실행에 옮겨야 할 핵심 운영 전략을 8가지로 구분해 제시했다. △실시간 데이터룸 유지 △월간 경영 리뷰 및 분기별 이사회 운영 △AOP 수립 및 점검 △실행 중심의 이사회 운영 △문서 기반의 거버넌스 체계 정립 △진행·문제 사항의 동시 공유 △투명성과 책임 기반의 커뮤니케이션 문화 구축 △법률·세무·산업 규정의 일관된 준수가 그 내용이다.
보고서는 “펀딩 단계는 종료되었지만, 창업자의 여정은 그 이후부터 진정으로 시작된다”며 “스타트업의 성공 여부는 외부 자본의 규모나 투자자의 정체성보다, 어떤 운영 기준과 가치 체계를 바탕으로 회사를 키워가는가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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