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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 문턱을 넘어서면서, 대상포진이 노년층의 삶의 질을 좌우하는 핵심 질환으로 급부상했다. 2023년 국내 요양급여비용은 1조 원을 웃돌았고, 환자 세 명 중 두 명은 50세 이상이었다.
여기에 당뇨·심혈관질환·암 등 만성질환자가 늘면서, 면역저하 상태에서는 발생률이 일반인보다 2~3배 높다. 최근 국민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면역저하군의 연간 대상포진 발병률은 인구 1000명당 23.4명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동일 연령 일반 집단의 네 배에 달한다.
사회경제적 부담 역시 가볍지 않다. 면역저하군이 대상포진을 앓으면 1년간 직접의료비가 환자당 평균 475만 원으로, 대상포진이 없는 환자보다 97만 원 이상 추가 지출이 생긴다. 특히 대상포진 후 신경통(PHN)이 동반되면 간병·정신건강·생산성 손실비가 치솟아 전체 의료·사회적 비용이 1.5배로 불어난다.
백신 접종이 가져올 파급 효과는 상상을 뛰어넘는다. 영국 경제보건연구소(OHE)는 성인 4대 백신(대상포진 · 폐렴구균 · 독감 · 백일해)이 ‘투입 대비 19배’의 사회적 편익을 창출한다고 분석했다. 최근에는 대상포진 백신 접종이 치매 위험까지 줄여준다는 역학 연구도 연달아 발표돼(18%~20% 감소), 학계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약업닷컴은 최근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감염내과 윤영경 교수를 직접 만나 대상포진의 진단과 치료, 예방 백신인 싱그릭스(Shingrix)의 중요성에 대해 들어봤다.
윤영경 교수는 “대상포진은 바이러스가 신경절 안에서 평생 잠복하기 때문에 연령이 올라가고 기저질환이 많아질수록 재활성화 리스크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며 “치료 중심 접근은 이미 늦은 대응으로, 재조합 백신 ‘싱그릭스’가 판도를 바꿀 결정적 카드”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윤 교수와 나눈 심층 일문일답.
Q. 대상포진은 어떤 질환이며, 주요 증상은 무엇인가?
어렸을 때 원인 바이러스인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zoster virus; VZV)에 노출되어 잠복 감염 상태에 있다가, 나이가 들수록 면역 기능이 감소하거나, 어떤 질환에 노출되거나, 면역을 떨어뜨리는 약재에 노출이 됐을 때 VZV에 대한 방어 면역이 떨어지면서 (바이러스가) 다시 재활성화되는 과정에서 발병 된다.
주요 증상은 피부의 특정 부위에서 발생하는 가려움과 통증, 이어서 나타나는 수포성 발진이다. 보통 한쪽 몸의 신경을 따라 띠 모양으로 나타난다. 심한 경우 전신에 퍼지거나 내장 기관에 침범하여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할 수도 있다.
특히 뇌혈관을 침범할 경우 뇌졸중과 같은 신경학적 합병증으로 이어져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또한 면역력이 극도로 저하된 경우 피부 증상 없이 내장 기관에서만 감염이 발생하여 진단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그러므로 초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Q. 최근 대상포진 환자가 젊어지고 있다는 의견이 있는데, 실제 임상 현장에서 체감하시는 변화가 있나?
실제로 최근 젊은 층에서도 대상포진 환자가 증가한 경향이 있다. 다만 예전보다 대상포진에 대한 일반 인구의 인식도가 높아졌고, 의료진도 대상포진에 대해 경각하게 되면서 인식이 많이 개선됐다. 이전에는 경증으로 지나갈 질환들을 이제는 의료기관에 내원해서 치료하면서 발병 건수가 더 올라갔다고 생각 할 수도 있다.
코로나19 이후로도 발생 빈도가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도 보고되고 있으며,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젊은 연령층의 환자들이 과거보다 더 자주 내원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생활습관의 변화와 스트레스 증가, 과도한 업무 환경 등이 이러한 변화의 원인으로 추정된다. 젊은 층에서도 예방적 차원의 관심과 관리가 필요해지고 있음을 실감한다.
Q. 대상포진의 치료와 한계에 대해 설명 부탁드린다.
대상포진은 발병 후 72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해야 효과적이다. 72시간 내에 치료를 시작하지 못하면 치료 효과가 급격히 감소하게 된다.
특히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현재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어 예방이 중요하다. 신경통이 발생하면 진통제를 사용해 통증을 완화하는 치료를 시행하지만, 이는 일시적인 방법에 불과하다. 환자에 따라 통증이 수개월에서 수년간 지속될 수 있으며, 극심한 경우에는 일반적인 생활이 불가능해질 정도다. 따라서 초기부터 빠르게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필수적이며, 예방 접종을 통해 대상포진 발병 자체를 차단하는 전략이 가장 효과적이다.
Q. 고령, 면역저하, 만성질환 등 대상포진 발생 위험 요인 중 임상 현장에서 특별히 강조되어야 할 요인은 무엇이며,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이 가장 큰 문제다.
신경통은 극심한 통증으로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떨어뜨리고 장기간 지속되면 사회 경제적인 활동에도 큰 지장을 준다. 특히 고령층이나 면역 저하자, 만성질환자에서 발생 위험이 더욱 높아지고, 합병증 발생률도 현저히 증가하게 된다. 이러한 그룹에서는 통증 관리가 더욱 어려워지고 합병증 발생 시 치료도 매우 까다롭다. 따라서 고위험군에서는 예방과 신속한 진단 및 치료를 위한 적극적인 의료 지원이 필수적이다.
Q. 대상포진 백신 접종에 대한 특별한 주기가 있는지? 백신을 접종했다면 안심해도 되나?
생백신의 경우, 여러 데이터를 통해 접종 후 5년이 지나면 백신의 면역원성, 그러니까 백신의 효과를 기대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장기 면역원성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불활화 백신인 싱그릭스의 경우, 임상 시험으로 확인된 장기 면역원성이 10년 이상이다. 그리고 모델링을 통해서도 그 이상의 기간 동안 백신의 효과가 있을 거라고 예측되고 있다.
때문에 임상 시험을 근거로, 생백신을 접종을 한 환자라도 적어도 5년이 지났으면 사백신을 다시 접종할 것을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다. 국가에 따라서는 사백신을 맞아도 1년 정도가 지나면 접종이 가능하다고 제안하는 국가들도 있다.
그리고 환자와 커뮤니케이션 할 때, 대상포진을 한 번 앓으신 환자분은 패닉이 돼서 대상포진 백신을 언제 맞아야 하는 지 물어보기도 한다. 사실 학술적으로 정확하게 나와 있는 자료는 없다. 다만, 일부 연구에서 면역원성, 항체 등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대상포진을 앓고 나서도 백신 접종 시에 재발 확률을 조금 줄일 수 있는 방어 면역의 가능성을 보여줬다. 이에 대한 임상 실험 데이터가 명확하게 나와 있는 것이 없어서 좀 안타깝긴 하다.
하지만, 글로벌하게 전문가들이 얘기하는 바에 따르면, 대상포진을 앓고 적어도 1년이 넘는다면 대상포진 백신을 다시 접종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 일부 이르게 권고하는 대상에서는 대상포진의 급성기 증상이 지나가고 완전히 회복된 이후로 대상포진 사백신을 접종할 수 있다고 얘기하고 있다. 그런데 대상포진을 앓은 후 또는 생백신 접종 후 간격에 대해서는 아직 이견들이 많이 있다.
Q. 대상포진 후 신경통(PHN)이 환자의 삶의 질과 사회경제적 비용에 미치는 영향은 얼마나 심각한가?
대상포진 후 신경통은 극심한 통증으로 일상생활과 사회적 활동을 어렵게 만들며, 장기화될 경우 경제적 부담까지 가중된다. 통증으로 인해 수면 장애, 우울증, 불안 장애 등 정신 건강 문제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환자의 생산성 저하, 치료비용 증가 등 사회경제적 비용도 상당하며, 이로 인한 사회적 부담이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사회적 관점에서도 대상포진 예방은 단순히 개인의 건강 문제를 넘어 국가적 차원의 보건경제적 문제로 접근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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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싱그릭스가 보여준 예방 효능과 지속 기간, 중장기 안전성 데이터에서 임상적으로 가장 주목할 핵심적인 성과는 무엇인가?
싱그릭스는 기존 생백신과 달리 50세 이상의 성인에서 97.2%의 높은 예방효과를 보였으며, 접종 후 10년 동안 89%의 예방 효과를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면역 지속성 연구 결과 최대 20년 이상 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어 장기 예방에 효과적이며 안전성도 우수한 백신으로 평가되고 있다.
특히 면역 저하자나 만성 질환자를 포함한 다양한 그룹에서 높은 예방 효과와 안전성을 입증하여, 접종 대상 확대와 보다 포괄적인 예방 전략의 기반을 마련했다.
여기에 싱그릭스는 두 번 접종이 필요하다 보니, 어르신들이 내원하는 횟수를 조금 줄이는 것도 중요하고, 내원했을 때 다른 백신과 같이 맞는다면 접종률을 훨씬 더 높일 수 있다. 그런 차원에서 국가에서 NIP로 지원하고 권고하는 백신인 독감 백신,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할 때 동시 접종한다면 접종률과 편의성을 높일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Q. 면역저하 환자, 기저질환자, 항암 환자 등에 대한 안전성 데이터도 확보되어 있는지?
충분히 돼 있다. 심지어는 HIV 감염인, 신장 이식 환자, 악성 질환 환자, 혈액암 및 고형암 환자에서 효능을 확인했다. 물론 기저질환이 없는 사람들보다는 효능이 조금 낫지만 모두 60% 이상으로 수용 가능한 범위내에 있고, 당연히 안전성도 확인됐다.
물론 위의 환자들을 대상으로 장기 면역원성 등에 관한 자료는 제한이 되어 있지만, 이런 환자들은 일반 인구 대비 대상포진이 발생될 확률이 상당히 높기 때문에 유전자재조합 백신의 가치가 상당히 높다.
실제로 병원에서 혈액암이나 이식 환자들을 전담해서 직접 접종하고 있다. 고위험군 환자에서 (접종에 대한)니즈가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접종하고 있다. 지금 언급한 고위험군은 대상포진 생백신 접종이 불가능했다. 싱그릭스는 그런 환자들을 위해서 나온 백신이기 때문에 이런 데이터를 근거로 상당히 활발하게 접종하고 있다.
Q. 대상포진 백신의 국가 필수예방접종(NIP) 도입은 초고령화 사회인 한국에서 어떤 의미와 효과를 가지게 된다고 보시는지?
이미 NIP 우선순위에 대한 연구들이 상당히 많이 있는 걸로 알고 있다. 그리고 학술적으로도 생백신보다 재조합백신이 비용 효과가 더 우수하다는 결과가 나와있다.
문제는 NIP 예산이 한정되어 있다 보니, 다른 질환과 비교하고 결정하기 때문에 후순위로 가면서 지연되고 있다.
물론 암이나 다른 질환이 더 무게가 있을 수 있겠지만, 사실 우리가 일상에서 처방하는 예방 접종이 NIP를 통해 일반 국민들이 선택할 수 있는 테두리 안에 들어가 있는 게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환자 삶의 질과 직결되는 질환들을 예방하는 것도 상당히 중요하기 때문에 NIP 확대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지금의 초고령화 사회에서는 NIP 대상 질환 중에 대상포진이 들어가는 것이 필요하다. 감염내과 입장에서는 그런 측면에서 NIP가 확대되어야 하고 그 중 하나가 대상포진 백신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Q. 향후 대상포진 예방을 위한 개선 과제가 있다면 무엇인가?
상당히 조심스럽기는 하지만 비용적인 측면을 조금 배제하고 지침들이 과감하게 바꿀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대상포진 생백신을 가이드라인에서 권유한다는 것은 시대적으로 맞지 않다. 그런데 아직도 개정 내용에 생백신을 담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조금 개탄스럽기도 하다.
학술적으로는 이미 데이터들이 재조합백신을 향해 가고 있고, 이미 해외 선진국에서는 NIP에 불활화 백신이 들어가 있고 일부 국가에서는 대상포진 생백신의 판매가 중단됐다. 우리나라에서도 해외 유명한 대상포진 생백신 판매가 중단되었고 국내에서 개발한 약재만 남아 있다. 안타깝게도 이런 것들을 고려해서 어쩔 수 없이 생백신을 가이드라인에 담았지만 더 선진화되어야 하는 측면이 있다.
이런 것이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이야기 일 수도 있어서 전체적으로 보면 물론 한계가 있긴 하다. 하지만, 이런 지침이 바뀌어야 할 것 같고 NIP도 좀 확대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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