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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DC 플랫폼 기술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이하 리가켐)가 또 한번 기술수출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리가켐의 링커 플랫폼 기술 ‘ConjuALL(콘쥬올)’이 적용된 파이프라인들이 실제 임상시험과 동물실험에서 우수한 유효성과 안전성 결과를 보이며,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적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기 때문이다.
엔허투와는 다른 길…LCB14, 면역 기반 ‘바이스탠더 효과’ 유도
리가켐의 LCB14(FS-1502)는 HER2를 타깃하는 ADC로, 트라스투주맙(Trastuzumab) 항체에 MMAF 두 분자를 ConjuALL 플랫폼을 통해 효소 기반 위치 특이적 방식으로 결합한 구조다. 기존 HER2 ADC와는 다른 전략이다.
대표적인 HER2 ADC 엔허투(Enhertu)는 세포막 투과성이 높은 ‘페이로드(DXd)’를 사용해 주변 종양세포까지 공격하는 바이스탠더 효과(Bystander Effect)를 유도한다. 반면 MMAF는 세포막 투과성이 낮아 기존 구조에서는 바이스탠더 효과 유도에 한계가 있다. 바이스탠더 효과는 ADC에서 타깃 세포 외의 주변 종양세포까지 함께 사멸시키는 간접적 항암 효과를 말한다.
리가켐은 MMAF의 바이스탠더 효과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LCB14에서 면역원성 세포사멸(Immunogenic Cell Death, ICD)을 유도, 면역세포 기반의 간접적 바이스탠더 효과를 유도하는 전략을 택했다. 세포독성과 면역 반응을 병합한 하이브리드 메커니즘이다.
리가켐 정철웅 소장은 “LCB14는 MMAF처럼 독성이 강한 페이로드를 사용하면서도, ConjuALL 플랫폼을 통해 체내 안전성과 약물 방출을 정밀하게 조절했다”면서 “직접적인 세포독성뿐 아니라, 면역세포를 통한 간접적 항암 효과까지 함께 유도하는 새로운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략은 전임상 동물 모델에서 유효성이 확인됐고, 임상 1상에서도 중대한 독성 없이 안전성을 입증했다. 특히 중국에서 진행된 임상 2상 중간 결과에 따르면, LCB14는 안전성과 유효성 모두에서 긍정적 신호를 보였다.
2차 이상 치료군(Cohort 1)의 객관적 반응률(ORR)은 37.5%, 1차 치료군(Cohort 2)에서는 52.6%를 기록했다. 1차 치료군에서는 전체생존기간(OS) 중앙값이 14.6개월로, 동일 적응증에서 경쟁 약물 T-DXd의 12.1개월보다 길었으며, 반응지속기간(DOR) 중앙값은 8.3개월로 나타났다.
무엇보다도 눈에 띄는 점은 안전성이다. LCB14는 Grade 3 이상 이상반응 발생률이 두 코호트 모두에서 26.1%에 그쳤다. 약물 관련 치료 중단 사례는 한 건도 보고되지 않았다. 반면 T-DXd는 Grade 3 이상 이상반응이 56%, 치료 중단률이 19%, 간질성 폐질환(ILD) 관련 중증 이상사례가 3% 보고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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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R1 ADC ‘LCB71’, 독성 줄인 PBD 플랫폼 사례로 주목
LCB71(CS5001)은 혈액암 및 일부 고형암에서 과발현되는 ROR1을 표적으로 하는 ADC다. 에이비엘바이오가 개발한 항체에, 리가켐의 종양 미세환경 특이적 절단형 링커와 PBD 기반 전구약물(payload prodrug)이 접합된 구조다.
PBD는 강력한 DNA 손상 작용으로 뛰어난 항암 효과를 유도하지만, 정상세포에도 영향을 미쳐 ‘독성의 대명사’로 불린다. 리가켐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PBD를 종양 내 β-glucuronidase에 의해 선택적으로 활성화되는 형태로 설계, 혈중과 정상조직에서의 독성을 줄였다.
정 소장은 “PBD는 항암력은 뛰어나지만 독성이 커 임상 진입이 어려웠던 페이로드”라며 “리가켐은 이 성분을 프로드럭화해 종양 내에서만 작동하도록 만들었고, 그 결과 유효성과 안전성 간 균형을 확보했다”고 강조했다.
현재 LCB71은 미국, 호주, 중국에서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DLBCL), 여포성림프종(FL)을 대상으로 임상 1b상이 진행 중이다. 항암화학요법 표준 치료법인 R-CHOP(Rituximab + CHOP) 병용 전략도 함께 검토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기준 임상 1a상에서는 DLBCL 환자 33명을 대상으로 전체 용량군에서 ORR 48.4%를 기록했다. 이 중 권장 2상 용량(RP2D) 후보군인 고용량(DL8: 125μg/kg, DL9: 156μg/kg) 환자 14명을 따로 보면, ORR은 78.6%로 상승했고, 호지킨 림프종 환자 3명에서는 ORR 100%(CR 2명, PR 1명)를 달성했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환자 87.9%에서 치료 관련 이상반응이 발생했으며, 이 중 45.5%는 3등급 이상이었다. 그러나 주요 이상반응이 빈혈, AST 상승, 식욕 저하 등 관리 가능한 수준이었으며, 예상하지 못한 중대한 이상반응은 관찰되지 않았다.
플랫폼이 다르면 결과도 달라진다…LNCB74가 입증한 ‘플랫폼 결정론’
리가켐은 새로운 유망 ADC 파이프라인 LNCB74를 통해, 같은 타깃 항체, 같은 페이로드(MMAE), 같은 DAR을 적용하더라도 플랫폼 기술의 차이에 따라 항암 효과가 크게 달라진다는 것을 실제 데이터로 입증했다.
미국 넥스트큐어와 공동 개발 중인 LNCB74는 B7-H4를 표적으로 하는 ADC다. B7-H4는 주로 유방암, 난소암, 자궁내막암 등에 고발현한다. 동물모델 비교 실험에서 ConjuALL이 적용된 LNCB74는 3mg/kg의 저용량에서도 종양 완전관해를 유도했다. 반면, 동일한 조건에서 비교 대상 ADC는 6mg/kg을 투여하고도 완전관해를 유도하지 못했다.
이 결과는 페이로드 전달 효율, 종양 내 침투성, 혈중 안정성, 약물 방출 메커니즘 등을 좌우하는 플랫폼 기술이 치료 효과와 독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뒷받침한다.
정 소장은 “같은 페이로드를 쓰더라도, 어떤 방식으로 결합하고 언제 어디서 약물이 방출되는지를 결정짓는 것은 결국 플랫폼”이라며 “LNCB74 사례는 ConjuALL 플랫폼의 우수한 전달 효율성과 종양 특이적 방출 메커니즘이 우수한 항암 효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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