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사가 암을 알아야 하는 이유..."암 예방·관리·상담의 시대"
최병철 교수 "암은 더 이상 죽는 병 아냐...약국 역할 커진다"
장 건강, 유산균 권유까지..."암 정복의 시작은 이해에서 출발"
전하연 기자 haye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6-02 06:00   수정 2025.06.02 06:01
충북 청주 엔포드 호텔에서 1일 열린 ‘2025 충북약사 팜페어 및 연수교육’에서 최병철 교수가 강의하고 있다. ©약업신문

암 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약국 역시 항암제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와 환자 상담 역량을 갖춰야 한다는 의견이 현장 강의를 통해 강조됐다.

최병철 교수(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근심사위원)는 1일 충북 청주 엔포드 호텔에서 열린 ‘2025 충북약사 팜페어 및 연수교육’에서 ‘약사가 암을 정복해야 하는 10가지 이유’를 주제로 강의에 나섰다.

최병철 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상근심사위원. ©약업신문

최 교수는 “암을 알아야 약국의 신뢰도가 높아진다”며 “항암제를 취급하지 않더라도 전반적인 흐름과 기본 개념은 꼭 알고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최소한 전체적인 추세나 흐름 정도는 알고 있어야 환자가 약사를 믿고 질문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항암제는 심평원 내에서도 따로 위원회가 운영되고 항암제와 일반약으로 구분할 정도로 비중이 큰 영역”이라며 “세계적으로 항암제 시장은 300조 원이 넘고, 키트루다 같은 면역항암제는 연간 40조 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최근 FDA 승인 신약 중 약 30~40%가 항암제일 만큼, 이 분야는 의약품 개발 중 가장 활발한 영역으로 꼽힌다.

암 질환 자체의 복잡성도 짚었다. 최 교수는 “WHO에 따르면 올해 기준 암 종류만 약 280여 종에 달하며, 각각 발병 기전과 치료법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약사가 기본은 알고 있어야 한다”며 “암은 특정 장기에 국한된 질환이 아니라 전신적 가능성을 가진 유전자성 질환으로, 눈을 포함해 세포가 존재하는 모든 곳에서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암 치료의 패러다임 변화도 언급했다. 그는 “이제 암은 고혈압이나 당뇨처럼 함께 살아가는 병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조기 발견이 가능하고, 표준 치료가 확립된 암은 완치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대표적으로 조기 유방암, 고환암, 전립선암(국소), 갑상선암(유두상), 호지킨 림프종, 소아 급성림프구성백혈병(ALL) 등이 있으며, 반대로 췌장암, 담도암, 소세포폐암(SCLC)처럼 악성도가 높아 치료가 어려운 암도 존재한다고 했다.

최 교수는 “조기 진단이 치료 성공률에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약국에서 정기검진의 필요성을 환자에게 안내하는 것도 의미 있는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항암제 부작용 관리에서도 약국의 개입 여지가 크다고 밝혔다. 그는 “항암제로 인한 탈모, 설사, 변비, 구내염 등은 병원 치료 외에도 약국에서 일반약으로 완화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며 “복약상담의 전문성과 환자 맞춤 응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장내 미생물과 면역, 암 발생의 연관성도 설명했다. 최 교수는 "항암제는 면역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고, 면역세포 대부분이 장에 존재한다"며 "장내 균형이 깨지면 암 발생률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현재 국내외 제약사는 항암 효과를 가진 장내 미생물을 기반으로 한 신약 개발을 시도 중"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유산균 같은 장 건강 관련 제제를 환자에게 권유하는 것도 약사의 중요한 상담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강의 말미에서 그는 “‘암을 정복해야 한다’는 말에서 정복은 곧 ‘잘 아는 것’을 의미한다”며 “약사가 암을 잘 알면 환자와의 상담의 질을 높이고, 부작용을 케어하며, 유산균이나 항산화제 같은 예방 제품을 추천할 수 있는 계기가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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