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백질칩→AI→양자컴, 15년 집념 '퀀텀바이오' 개막"
진온바이오텍 김학진 대표, 양자컴퓨터 기반 생성 모델로 KRAS 변이 표적 분자 탐색 성공
IF 40.8 정밀의학·표적치료 네이처 자매 학술지에 리서치 하이라이트 논문 게재
퀀텀바이오 시대 개막에 첫 번째 선두주자로 도약 목표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5-26 06:00   수정 2025.05.26 08:10
진온바이오텍 김학진 대표.©약업신문

"우리는 지금, 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터가 융합된 새로운 신약개발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AI와 양자컴퓨터 결합은 신약개발을 '예측 과학'에서 '정밀한 설계 과학'으로 진화시키고 있다."

진온바이오텍 김학진 대표는 최근 인천 송도에서 진행한 약업신문과 인터뷰에서 양자컴퓨터와 AI 기술을 접목한 차세대 신약개발 전략을 공개했다. 진온바이오텍은 △단백질 마이크로어레이 △인공지능 △양자컴퓨터까지 '3대 핵심 기술'을 기반으로 신약 연구개발 생태계의 게임체인저로 떠오르고 있다.

김 대표는 "2015년 단백질칩으로 출발해 2020년 AI, 2025년에는 양자컴퓨터를 신약개발에 접목했다"면서 "이 5년 주기의 기술 진화는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닌, 각각이 독립적으로도 강력한 플랫폼으로써 서로 보완하며 융합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진온바이오텍 3대 핵심 기술 중 단백질 마이크로어레이 기술은 in vitro 기반의 고밀도 단백질 분석 플랫폼을 말한다. 수천개 단백질을 하나의 칩 위에 배열해 단백질 간 상호작용, 항체 반응, 약물 표적 등을 정밀하게 측정한다. 진온바이오텍은 이 기술을 바탕으로 대규모 단백질-리간드 상호작용 데이터를 생성할 수 있다. 이는 후속 AI와 양자컴퓨터 분석의 기반이 되는 정량적 바이오 데이터를 제공한다.

인공지능 기반 신약설계는 단백질 구조 예측, 에피토프(Epitope) 설계선정, 화합물 및 펩타이드 후보물질 탐색 등 다양한 신약개발 단계를 가속한다. 특히 단백질-리간드 결합 예측, 독성·면역원성 분석, 병리 이미지 기반 예후 예측 등의 영역에서 AI는 분석 정확도와 속도를 비약적으로 향상시켰다. 진온바이오텍은 이를 통해 자사 기존 기술 대비 약 80% 이상의 실험 비용과 시간을 절감했다.

양자컴퓨터 기반 최적화 기술(Quantum optimization)은 기존 고전 컴퓨터로는 비효율적인 분자 최적화, 에너지 준위 탐색, 약물 경로 설계 등에 활용된다. 

진온바이오텍은 현재 QAOA(Quantum Approximate Optimization Algorithm), VQE(Variational Quantum Eigensolver), QNN(Quantum Neural Network) 등 양자 알고리즘을 실제 신약개발 프로세스에 접목하고 있다. 이는 약물 후보물질의 정밀 설계, 에너지 최소화 기반 구조 안정성 예측, 항체-항원 상호작용 패턴 분석 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즉, 진온바이오텍은 3대 핵심 기술 중 하나인 단백질칩으로 도출한 방대한 데이터를 AI와 양자컴퓨터를 사용해 신약개발 성공률을 대폭 끌어올리고 있는 것이다.

김 대표는 "AI는 특정 단백질에 결합할 수 있는 화합물이나 펩타이드 등을 구조적으로 예측하고 필터링하는 데 탁월하다"라며 "여기에 양자컴퓨터를 활용하면 에너지 준위, 결합 친화도 등 물리화학적 속성까지 정밀하게 계산할 수 있고, 이 두 기술을 하이브리드로 접목해 히트-리드-최적화 단계 전반을 재구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기술 역량은 진온바이오텍의 사업화 전략에도 반영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기능성 탈모 펩타이드' 개발이다. 김 대표는 "DHT와 결합하는 두피 안드로겐 수용체를 타깃으로, 결합 부위를 마스킹할 수 있는 펩타이드를 인공지능과 양자컴퓨터 기반으로 도출했다"며 "이는 의약품이 아닌 기능성 화장품으로 먼저 시장에 진입해 빠른 사업화를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진온바이오텍은 이를 송도컨설팅그룹과 함께 의약품으로 개발해 라이선스 아웃하는 전략과, 기능성 화장품으로 시장에 진입해 빠른 사업화를 이루는 방식 모두를 계획 중이다. 또한 그는 "기존 연구개발 플랫폼 보다 고도화된 AI와 양자컴퓨터로 물질을 발굴하고, 이 물질의 효과를 실험과 사업화로 입증하는 과정을 통해 시장 신뢰를 확보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진온바이오텍은 최근 양자컴퓨터 기반 생성 모델을 활용해 '난공불락(難攻不落)'으로 불리던 KRAS(Kirsten Rat Sarcoma Viral Oncogene Homolog) 변이 표적 분자 탐색에 성공한 국제 연구 흐름을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Nature Signal Transduction and Targeted Therapy'에 리서치 하이라이트 논문을 게재했다.

논문은 'Quantum biological convergence: quantum computingaccelerates KRAS inhibitor design(양자생물 융합: 양자컴퓨팅이 KRAS 억제제 설계를 가속하다)'이라는 제목으로 5월 14일 게재됐다. 해당 저널은 임팩트 팩터 40.8을 기록한 세계 상위 1% 권위있는 정밀의학·표적치료 분야 네이처 자매 학술지다.

해당 논문은 Quantum Circuit Born Machines(QCBM)와 Long Short-Term Memory(LSTM) 기반 AI를 융합해 KRAS의 주요 변이(G12C, G12D, G12V)를 억제할 수 있는 pan-KRAS 후보물질을 설계하는 데 성공한 글로벌 사례를 다루고 있다.

김 대표는 "전통적인 신약 개발 방식이 수십만 개 화합물 라이브러리에서 반복적 스크리닝을 거쳐 후보를 도출하는 방식이라면, 이제는 AI와 양자컴퓨터로 수백만 개 구조를 설계하고, 적합성을 사전 평가한 뒤 고속으로 최적화하는 방식으로 패러다임이 이동 중"이라고 말했다.

진온바이오텍은 양자기술 생태계 내에서 역량도 독보적이다. 김 대표는 IBM 공식 양자컴퓨터 개발자 자격증인 'IBM Certified Quantum Computation Qiskit Developer' 를 취득한 국내 소수 인물 중 하나다. 

그는 "Qiskit은 다양한 양자 하드웨어 방식과 호환되는 사실상의 양자컴퓨터 소프트웨어의 표준"이라며 "하드웨어 다양성에도 불구하고 Qiskit을 기반으로 한 응용 알고리즘 개발은 양자 생태계 확장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인공지능과 양자컴퓨터의 융합 기술에 대해 그는 "인공지능만으로도 이미 구조 기반 약물설계(SBDD)가 현실화되고 있지만, 양자컴퓨터는 그 이상을 가능케 한다"며 "바이오신약 산업은 인공지능이라는 '말'에 이어, 이제 양자컴퓨터라는 '두 번째 말'을 연결한 마차처럼 질주할 준비를 마쳤다"고 비유했다.

김 대표는 "진온바이오텍은 단순히 한 기업의 성장이 아니라, 전체 바이오 연구 생태계의 진화를 이끌어갈 플랫폼으로 역할을 하는 것을 지향한다"면서 "AI와 양자컴퓨터가 결합한 퀀텀바이오 시대 개막에서, 진온바이오텍은 그 첫 번째 증명자가 되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Quantum biological convergence: quantum computingaccelerates KRAS inhibitor design(양자생물 융합: 양자컴퓨팅이 KRAS 억제제 설계를 가속하다).©Nature Signal Transduction and Targeted Therap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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