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유통협회, 얀센 마진 인하에 '최후통첩'..."철회 외 협의 없다"
5월 말까지 공식 입장 요구...미철회 시 1인 시위·사입 철수 등 강경 대응
"중소유통 생존 위협하는 상생 파괴 행위...제약사 파트너십 근본 흔들려"
전하연 기자 haye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5-05-21 06:00   수정 2025.05.21 06:01
한국의약품유통협회 회관. ©약업신문

의약품유통협회가 글로벌 제약사 얀센의 일방적인 마진 인하 방침에 대해 강력히 반대 의사를 표명하며 사실상 최후통첩을 날렸다.

한국의약품유통협회(회장 박호영, 이하 협회)는 20일 열린 초도이사회를 통해 얀센의 유통 마진 2% 인하 추진을 정식 안건으로 상정하고, 고강도의 대응 방침을 채택했다.

이날 협회는 얀센의 마진 인하 조치가 유통업계의 존립을 위협하는 사안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공동 대응 방안에 합의했다. 제약사의 유통마진 문제가 협회 정식 회의 안건으로 상정된 것은 수년 만으로, 그만큼 이번 사안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협회는 공문을 통해 얀센 측에 마진 인하 방침 철회를 공식 요구하고, 이달 말까지 입장을 회신할 것을 요청했다. 공문에는 ‘마진 인하 철회 외에는 어떠한 협의도 불가하다’는 입장이 명확히 담겼으며, 답변 시한 역시 5월 말까지로 못 박았다. 사실상 유통업계의 마지막 요구인 셈이다.

협회는 만약 이달 말까지 얀센이 마진 인하 방침을 철회하지 않을 경우 1인 시위 등 직접 행동은 물론, 얀센 제품에 대한 사입 철수 등 보다 강경한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의약품유통협회 고위 관계자는 “마진 인하 조치는 단순한 수익 조정의 문제가 아니라, 중소 유통업체들의 생존과 직결된 사안”이라며 “협회는 이번 얀센의 조치가 철회되지 않을 경우, 1인 시위, 사입 철수, 공동 대응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강경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협회는 가능하면 상생의 길을 찾고자 한다. 얀센의 태도 변화를 마지막으로 기다리고 있다. 끝내 협의 없는 일방적 통보로 일관한다면, 철회 외에는 어떠한 타협도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문제의 발단은 한국얀센이 최근 유통업체에 전달한 ‘마진 2% 인하’ 방침에서 비롯됐다. 그간 일부 제약사들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0.5~1% 수준의 마진 조정을 시도한 사례는 있었으나, 얀센처럼 2%에 달하는 인하를 추진한 것은 업계에서도 유례를 찾기 어려운 일이다.

업계는 이미 낮은 마진율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인하 조치는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이번 조치가 유통업계와의 사전 논의나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된 것이라는 점에서 업계는 깊은 불쾌감을 드러냈다. 협회는 이를 ‘명백한 상생 파괴 행위’로 규정하며, 더 이상 제약사의 일방적 통보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협회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제약사와 유통업체 간 건강한 파트너십과 공정한 수익구조 확립의 필요성을 다시금 강조하고 있다. 협회 고위 관계자는 “유통업계는 단순한 공급망이 아니다. 제약사와 함께 환자의 건강을 책임지는 동반자”라며 “마진 인하와 같은 일방적인 조치는 파트너십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얀센 측은 협회의 1차 공문 발송 당시 “국내 유통업체는 한국얀센에 있어 매우 중요한 파트너”라며 “향후 보다 긴밀하고 효과적인 협의를 통해 합의점을 찾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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