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글로벌 헬스케어산업 위상↑...어떻게 ‘세계의 약국’ 됐나

제약사,막대한 투자..정부, ‘생산연계인센티브’제도 등 통해 적극 지원 정부,'지속가능한 제약클러스터' 이니셔티브 통해 친환경 지원금 제공 세계 의약품 생산량 10%-원료약 생산 3위...미국 FDA 승인 공장 ‘최다’ 인도 의약품 산업성장..국내 제약사에 다양한 교훈-시장 기회 동시 제공

'세계의 약국'으로 불리는 인도가 글로벌 헬스케어산업에서 차지하는 역할이 점점 커지고 있다. 세계 최대 백신 및 제네릭 의약품 공급국으로 이 부문 품질과 경제성을 인정받고 있는  인도가 정부로부터 다양한 R&D 시설 지원을 받으며 제약 부문 세계적 리더로 떠오르고 있다.

실제  인도는 COVID-19 팬데믹 동안 20억 개 이상 백신을 생산하고 전세계 100개 이상 국가에 배포하며 국제적 의료 공급망 필수 존재로 자리잡았다. 

특히 제약산업은 세계 의약품 생산량 약 10%, 가치 기준 약 1.5%를 담당하고 있다. 이는 세계 GDP 의약 1.72%에 기여하는 수준이다. 제조비용이 미국 및 유럽 대비 약 30~35% 낮고, R&D 비용이 선진국 대비 87% 저렴하다는 점이 인도 경쟁력을 크게 강화하는 요인이다.

코트라 인도 콜커타 무역관이 18일 낸 보고서에 따르면 인도 강점은 경제적 이점에만 머물지 않는다.

숙련된 노동력,엄격한 규제를 충족하는 첨단 제조시설,  낮은 생산비용에도 불구하고 높은 품질을 유지하는 기술적 역량은 인도 제약산업을 세계적으로 신뢰받게 하고 있다. 또, 미국 유럽 일본 호주와 같은 고소득 국가부터 아프리카와 남미지역 저소득국가에 이르기까지 전세계적으로 약 200개국에 의약품을 수출하며,저렴한 가격과 높은 품질로 의료접근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  글로벌 제약시장 성장과 인도 역할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제약시장이 2023년 1조 달러를 돌파한 가운데,  2024년 기준 약 500억 달러 규모인 인도 제약시장은 2030년까지 연평균성장률(CAGR) 12.3%를 기록하며 약 1,300억달러, 2047년 약 4,5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성장은 심혈관질환,당뇨병,암과 같은 만성질환 치료제 수요증가와 전염병 대응능력 강화, 바이오의약품 개발 확대 등 여러 요인에 힘입는다. 

인도는 3,000개 이상 제약회사와 10,500개 이상 최첨단 제조시설을보유하고 있다. 이중 다수는 미국 FDA와 EUGMP(유럽우수제조관리기준)를 포함한 국제표준을 충족하며 글로벌 의약품 공급망에서 신뢰를 쌓고 있다. 특히 API(원료의약품) 생산에서 인도는 세계 3위를 기록하며,약 500여 종의 API를 생산하고 있다.   글로벌 API 산업의 약 8%를 차지하며, WHO 사전승인 API 목록 57%를 공급한다.

항생제,항바이러스제,항암제 등 주요 의약품 제조에 필요한 API를 다수 보유하고 있어 전 세계적으로 높은 수요를 받고 있다. 또, COVID-19 팬데믹 동안 약 114개국에 45톤이상의 하이드록시클로로퀸과 400만정 이상의 항바이러스제를 공급하며 글로벌 공중보건위기 해결에 앞장섰다.

＃  연구개발(R&D) - 디지털 혁신

전세계 보건의료산업에서 차지하는 인도의 역할 및 위상 강화는 제약사들 역할이 컸다. 

인도 제약회사들은 연구개발에 막대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특허만료 의약품 제네릭 버전을 생산하며 비용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이러한 전략은 국내외에서 저렴한 가격으로 필수의약품을 제공하며 접근성을 크게 개선하는 동시에 시장점유율을 확장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또,인도는 신약개발에도 주력하며 항암제,항바이러스제,자가면역질환치료제 등 고급 의약품 혁신 연구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이와 함께 국제특허출원 건 수도 꾸준히 증가하며 글로벌 제약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디지털기술 도입은 인도 제약산업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고 있다. 인공지능(AI),머신러닝(ML),데이터 분석도구를 활용해 제조공정과 공급망관리를 최적화하고 있으며,스마트센서와 자동화기술은 품질관리와 생산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특히, e-약국과 같은 디지털플랫폼은 의약품 접근성을 크게 개선했다 .팬데믹 기간 동안 온라인 약품판매가 급증하면서 의약품 배포경로가 다양화됐고,이는 환자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로 이어졌다.

바이오의약품과 바이오시밀러는 새로운 성장동력이다. 암,당뇨병,자가면역질환과 같은 만성질환치료제는 물론 희귀질환치료제 개발에서도 인도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바이오시밀러 경우 세계적으로가장 저렴한 가격에 제공하면서도 높은 품질을 유지하며 글로벌 경쟁력을갖추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  친환경 제조와 그린파마(GreenPharma) 전략

인도는 지속가능한 제조공정을 도입하며 글로벌 제약산업에서 친환경 리더로 자리잡고 있다.

많은 제약회사들이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해 재생가능 에너지원을 활용하고 있으며, 생산과정에서 폐기물을 최소화하는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다. 이러한 노력은 단순히 글로벌 환경 규제 준수를 넘어, 장기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과 기업 사회적 책임을 실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일부 선도기업들은 '그린파마' 전략을 통해 태양광발전소를 운영하거나 제조공정에서 사용되는 화학물질을 재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이외 물 사용량을 최소화하거나 유해 폐기물 안전한 처리를 위한 새로운 프로세스를 도입함으로써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고 있다.

인도 정부도 이러한 친환경 움직임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지속가능한 제약클러스터(SustainablePharmaCluster)' 이니셔티브를 통해 기업들이 친환경 기술을 더욱 쉽게 채택할 수 있도록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으며, 환경 규제를 준수하는 시설에 대해 세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투자자들에게도  긍정적 신호로 작용하며, 인도 제약산업 경쟁력을 한층강화하고 있다.

＃ 사회적 책임과 공중보건 개선…정부 정책과 지원 프로그램

인도 제약회사들은 단순히 의약품을 생산하고 수출하는 것을 넘어, 저소득국가와 취약지역에 필수의약품을 제공함으로써 공중보건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HIV 치료제, 결핵치료제, 말라리아 예방약품은 인도가 전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공급국으로 자리잡는 데 핵심적 역할을 했다.

인도 정부도  제약산업 자립성을 강화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약 20억 달러 규모 ‘생산연계인센티브’(PLI)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PLI1.0은 API와 주요시작물질(KSM) 국내 생산에 중점을 두고 있으며, PLI2.0은 항생제,항암제,희귀질환치료제와 같은 고부가가치 의약품제조를 포함해 범위를 확장했다.

또,정부는 제약제조클러스터를 통해 지역 기반 인프라를 강화하고 있다.이 클러스터는 고급장비와 테스트시설을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며,중소기업들이 초기 투자 부담을 줄이고 경쟁력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디지털헬스케어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Ayushman Bharat Digital Mission’(ABDM)은 인도 의료체계 현대화와 데이터 기반 관리 효율성을 크게 향상시키고 있다.

ABDM은 개인 의료기록 디지털화를 통해 의료제공자 간 데이터 공유를 원활히 하고, 환자가 자신에게 필요한 의료서비스를 더욱 쉽게 받을 수 있도록 한다. 2024년까지 약 4억5000만개 이상 디지털 헬스계정이 생성됐으며, 이는 환자와 의료진 간 정보접근성을 혁신적으로 개선하고 있다. 정부는 또 이 시스템이 전자처방전,디지털 진단보고서와 같은 서비스와 통합될 수 있도록 장려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도 인도 제약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2000년부터 2024년까지 약 225억 달러의 외국인직접투자(FDI)가 이뤄졌다. 이를 바탕으로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FDA 승인 제조시설을 보유하고있으며, EU 일본 호주 등 규제가 엄격한 시장에서도 의약품이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도  SunPharma, DivisLaboratories, Cipla,TorrentPharma,MankindPharma 등  다수  보유하고 있다. 

SunPharma는 인도 최대 제약회사로, 시장가치가 약 512억 달러에 달하며, FDA 승인 제조시설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 Cipla는 호흡기 질환치료제와 항바이러스제 분야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Dr. Reddy's Laboratories는 신약개발과 바이오시밀러 생산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코트라 박영선 특파원은 “ 인도는 세계 최대 백신 및 제네릭 의약품 공급국으로, 제약 부문은 세계적인 리더로 떠오르고 있다”며 “ 인도 제약산업은 앞으로도 글로벌 헬스케어 시장에서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하며,'세계의약국'으로서 위상을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저렴한 가격과 높은 품질,혁신적 기술력,그리고 사회적 책임을 결합한 인도 제약산업 모델은 전세계적으로 공중보건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기여를 지속할 것”이라며 “ 국내 제약업계,의료장비업체들에게 인도 의약품 산업성장은 다양한 교훈과 시장 기회를 동시에 제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