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방암 진단이 까다로운 ‘치밀 유방’ 여성의 진단 정확도를 개선할 길이 열렸다. 유방촬영술에 AI 기술을 결합하면 진단 성능이 향상되고, 유방촬영술과 AI로 진단되지 않는 조기 유방암을 유방초음파를 추가하면 더 많이 발견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유방센터 장정민·하수민 영상의학과 교수팀이 2017~2018년 유방촬영술과 초음파 검진을 받고 AI 보조진단을 후향적으로 적용한 치밀 유방 여성을 대상으로, 유방암 보조 진단 방법으로서 AI 프로그램과 유방초음파의 성능을 비교한 연구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이 연구 결과는 영상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래디올로지(Radiology, IF;12.1)’ 최신호에 게재됐다.
장정민 교수는 “AI는 유방촬영술의 특이도를 향상시켜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판독에 도움을 줄 수 있지만, 치밀 유방 여성의 낮은 진단 민감도를 완전히 보완할 수 없었다”며 “환자 특성에 따라 유방초음파를 함께 적용하면 유방암을 조기 발견하는 맞춤형 유방암 검진 전략을 수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방촬영술은 유방암 조기 발견을 위해 우선적으로 실시하는 검사 방법으로, 만 40세 이상 여성에게 2년마다 선별적으로 권고된다. 그러나 지방이 적고 실질이 많은 ‘치밀 유방’은 영상에서 고밀도의 흰 덩어리로 나타나기 때문에 검사 민감도가 떨어져 암 진단을 놓치기 쉽다.
특히 국내 여성은 대부분 치밀 유방이기 때문에 정확한 진단을 위해선 유방초음파 등 추가 검사가 필수적이다. 최근에는 유방암 검진 분야에 AI 기술을 도입해 진단 정확도를 높이려는 시도가 있지만, 그 성능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는 부족했다.
연구팀은 2017~2018년 유방암 검진을 받은 40세 이상 치밀 유방 여성 5707명을 대상으로 △단독 유방촬영술 △유방촬영술+AI △유방촬영술+초음파 진단 결과를 각각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유방촬영술+AI의 경우 단독 검사보다 특이도가 높고(95.3% vs 94.3%), 재검률이 낮았다(5% vs 6%). 즉 AI 보조진단 프로그램을 병행하면 정상인을 음성으로 진단하는 특이도가 개선되고, 정상인이지만 유방암으로 진단받는 위양성 사례를 줄일 수 있었다.
반면, 유방암을 양성으로 진단하는 민감도는 유방촬영술+초음파가 유방촬영술+AI보다 높았다(97% vs 60.6%). 그밖에도 유방촬영술+AI로 진단을 놓쳤지만 유방초음파를 통해 추가 진단된 12개의 유방암은 림프절 전이가 없는 조기 유방암으로, 연구팀은 유방암 조기 진단에 있어서 유방초음파를 병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