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부터 미국 '빅 3' 의약품 도매업체들의 주가가 마치 약속이나 한 듯, 동반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2일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아메리소스버겐(AmerisourceBergen)·맥커슨(McKesson)·카디날 헬스(Cardinal Health) 등 상위 3개 도매업체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한 것.
실제로 이날 아메리소스버겐의 주가는 2.25달러(4%)가 하락한 53.90달러를 기록했으며, 맥커슨株는 1.08달러(3%) 뒷걸음질친 31.08달러로 마감됐다. 카디날 헬스의 주가도 비록 이들 보다는 하락 폭이 적은 편이었지만, 1.31달러(2.1%)가 떨어진 59.85달러에 머물렀다.
이와 관련, 일부 투자회사들은 '빅 3' 도매업체들에 대한 투자등급을 하향조정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나타냈다.
이들 '빅 3'는 현재 미국의 의약품 도매업계에서 90% 정도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절대강자들.
그럼에도 불구, 3개 업체들의 주가가 이처럼 신년 초부터 약세를 면치 못한 것은 한 정부부처와 의약품 공급계약권 획득을 놓고 그 동안 아메리소스버겐社와 치열한 이전투구를 펼쳤던 맥커슨社가 최종낙찰자로 선정된 데에 따른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치열했던 이번 입찰전을 계기로 이들 '빅 3' 업체들이 미래를 위한 포석으로 앞다퉈 공급가 인하를 통해 출혈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기 시작한 것이다.
맥커슨측은 구랍 31일 "국가보훈청(DVA)에 각종 의약품을 공급하는 한해 30억 달러 규모의 입찰에서 아메리소스버겐을 누르고 최종낙찰자로 선정됐다"고 발표했었다. 아메리소스버겐은 지난 5년 동안 국가보훈청에 의약품을 공급해 왔던 업체.
양사는 맥커슨이 최종낙찰자로 선정된 배경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맥커슨측이 국가보훈청에 청구할 의약품 공급가격을 대폭 낮춰 응찰했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렇게 공급가를 낮췄을 경우 의약품 도매업계 전체의 이윤 폭이 상당정도 위축될 것임은 불문가지. 미국의 의약품 도매업체들은 가뜩이나 낮은 마진이 경영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던 터다.
그 같은 사정을 인지하고 있기 때문인 듯, 메릴 린치社는 아메리소스버겐과 카디날 헬스에 대한 투자등급을 매입권장株(buy)에서 관망株(neutral)로 조정했다.
레이먼드 제임스 증권社도 아메리소스버겐의 투자등급을 매입추전株(strong buy)에서 예의주시株(market perform)로 하향키로 결정했다. 제퍼리&컴퍼니 증권社의 경우 맥커슨株의 투자등급을 매입권장株에서 관망株로 변경했으며, 도이체 방크 증권社 역시 아메리소스버겐株를 같은 등급으로 조정했다.
특히 도이체 방크는 "상위 3대 도매업체들이 미래의 공급권을 따내고, 시장점유율을 늘리기 위해 불합리한 수준을 불사하더라도 의약품 공급가격 인하경쟁에 나설 가능성이 크게 우려된다"고 밝혔다.
반면 J. P. 모건社는 도매업체들의 이윤 폭이 감소할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아메리소스버겐의 향후 경영전망에 대한 낙관적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며 현행 우선투자株(overweight) 등급을 유지시켜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