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우울제는 항암제를 복용하는 환자들에게 흔히 수반되는 안면홍조(또는 체열감) 증상을 완화하는데 효과적인 약물이지만, 아예 항암제의 효능마저 함께 떨어뜨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 같은 내용은 타목시펜이 환자에 따라 그 효과에 뚜렷한 차이를 노정하는 원인을 설명하는데 중요한 단초를 제공해 줄 수 있으리라는 맥락에서 주목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개인별 유전적 특성에 따라 타목시펜의 효능에 차이가 나타날 수 있다는 가능성 쪽으로 무게중심이 쏠려왔던 형편이다.
이와 관련, 유방암 예방·치료제 타목시펜을 복용하는 여성들의 경우 갱년기 증상의 일종인 안면홍조가 나타나는 비율이 최대 8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항우울제는 이처럼 암 환자들이 항암제를 복용할 때 높은 빈도로 수반되는 부작용인 안면홍조 증상을 완화하는데 상당히 효과적인 약물임이 입증되었던 데다 실제로도 이 용도로 널리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美 인디애나大 버드 스턴·데이비드 플록하트 박사팀은 2일자 '美 국립암연구소誌' 최신호에 발표한 논문에서 "항우울제가 타목시펜이 체내에서 적절하게 대사되지 못하도록 저해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이를테면 "가까이 하기엔 너무 부적절한 관계"에 있는 약물들이라는 것.
연구팀은 최근 1년여 동안 타목시펜을 꾸준히 투여받고 있는 12명의 유방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4주 동안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의 일종인 파록세틴(세로자트)을 함께 복용토록 했다.
그 뒤 연구팀은 타목시펜이 체내에서 대사된 후에 생성되는 물질의 농도를 관찰했다.
그 결과 엔독시펜(endoxifen)이라는 대사물질의 농도가 24~64%까지 감소되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플록하트 박사는 "타목시펜이 암환자에게 투여되면 체내에서 대사되는 과정을 통해 '4-히드록시-타목시펜'(4-hydroxy-tamoxifen) 등의 대사물질들이 생성되는데, 항우울제가 그 같은 효소들의 작용을 저해하는 것으로 사료된다"고 말했다.
스턴 박사는 "엔독시펜은 아직껏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았던 효소여서 그 농도가 크게 떨어졌을 경우 임상적으로 나타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후속연구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