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가 영국에서 발매된 후 첫해에 속하는 올해 이미 31명이 이 약물을 복용한 후 사망한 것으로 의사들에 의해 보고되어 충격을 주고 있다.
그러나 BBC 등은 "이들 사망자의 대부분이 심장질환을 앓고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으나, '비아그라'가 직접적인 사망원인이었다고 못박을 수는 없을 것(Viagra cannot be pinned down as the direct cause of the deaths)"이라고 전했다. 일부 심장질환 치료제들은 '비아그라'와 상호작용을 일으키면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왔었다.
한편 일본 후생省은 '부작용 공보'(ADR Bulletin) 8월호에서 올해들어 지금까지 2명의 사망자와 31명의 부작용 사례들이 '비아그라' 사용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영국에서 보고된 사망자들 가운데 25명은 심장질환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2명은 자살한 케이스였다. 이와함께 3명은 뇌출혈, 1명은 수술 중 합병증으로 각각 사망에 이른 것으로 전해졌다. 의약품감독국(MCA)은 의사들로 전달된 통계내용을 근거로 이같은 사망자 수를 직접 확인했다.
한편 '비아그라'의 부작용은 발매되기 이전부터 널리 알려져 왔었다. 특히 심장질환에 사용하는 질산염 약물과 병용할 경우 혈압을 위험한 수준으로까지 떨어뜨릴 수 있는 관계로 이를 금해야 할 것이라는 경고가 따라왔었다.
'비아그라'는 또 망막 내의 효소에 영향을 미쳐 일시적인 청색착시현상(blue visual tinge)을 유발하고, 두통이나 코막힘 등을 일으킬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MCA측은 '비아그라'가 발매 후 첫 12개월 동안 총 213건의 관련 부작용 사례들을 접수했다고 밝혔다. MCA의 대변인은 "사망에 이른 원인이 반드시 '비아그라'에 있었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Viagra was not necessarily the cause of the deaths)이라고 강조했다. 그녀는 또 "상당수의 발기부전 환자들은 심혈관계 질환을 앓고 있을 소지가 높다"면서 "이번에 보고된 사망자들이 '비아그라' 때문에 사망에 이르게 된 것인지는 확실치 않으며, 이 약물을 복용하기 이전에 다른 질병을 앓았거나 다른 원인이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비아그라'는 적절하게 사용될 경우 위험성은 매우 적은 데 반해 매우 높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약물이므로 영국시장에서 제품을 회수해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잘라말했다.
화이자社에서 마케팅 책임자로 재직중인 앤디 버로우즈는 "의사들은 '비아그라'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분야에 종사하고 있다고 하더라도 환자가 새로운 약물을 복용한 후 부작용이 일어났을 때는 예외없이 보고해야 하는 의무를 지니고 있다"면서 "따라서 이번 사망자 보고내용에 놀랄 이유는 전혀 없다"고 밝혔다. 그는 "이같은 부류의 부작용 보고사례들은 원인과 결과를 분명히 언급하지 못하기 마련"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위험한 상황은 '비아그라'를 인터넷을 통해 구입하는 등 부적절하게 사용했을 경우에 한해 일어날 수 있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따라서 발기부전 증상이 있다면 자신이 질산염 약물을 과거에 복용했는지 여부를 모르고 지나칠 수 있으므로 먼저 의사를 찾아가는 등 전문가로부터 적절한 자문을 구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전체 발기부전 환자 10명 중 9명은 당뇨병이나 신장병 등에 원인이 있으므로 의사(GP)를 찾아가 적절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최상책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한편 일본 후생省은 '부작용 보고서' 8월호에서 올들어 2명의 사망자와 31명의 부작용 사례들이 '비아그라' 사용과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일본에서는 지난 1월 '비아그라'의 발매가 허가됐었다.
이들 33건 중 의사의 처방에 따라 사용된 것은 8건에 불과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후생성은 적절한 상담 및 진단 과정을 무시한 채 불법적으로 '비아그라'가 사용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재차 경고했다.
이같은 부작용 발생사례들은 당국의 노력에도 불구, '비아그라'가 여전히 개인적인 경로를 통해 외국에서 반입되거나(personal imports) 다른 경로를 통해 유통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부작용 보고서는 33건 중 10건은 심근경색이 나타난 경우였고, 3건은 처방전에 의거하여 사용됐는데도 부작용이 발생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지난 2월과 7월에 보고된 2명(각각 40대와 70대 연령이었음)의 사망자 사례는 처방전 없이 불명확한 소스를 통해 입수한 '비아그라'를 복용한 경우로 나타났다.
이중 70대 노인은 性 관계를 갖던 중 뇌졸중이 일어난 후 11일만에 복합적인 기관기능부전(organ failure)으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이번 보고서에 실린 다른 부작용 사례들(이중 1건은 30대 중반의 남성에게서 나타난 것이었음)은 당뇨병이나 고혈압, 高콜레스테롤증 등 '비아그라'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않은 다양한 다른 위험요인들로 인해 유발되었던 것으로 사료되고 있다.
일본에서 '비아그라'는 지난 3월 본격적으로 발매되기 시작한 이래 5개월 동안 총 42억엔(3,780만달러)치가 팔려나갔다고 후생성측은 밝혔다. 일본의 경우 '비아그라'는 의료보험 적용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