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동섭 연세대의료원장이 12일 서울 서대문구 중입자치료센터에서 건립 보고를 하고 있다. ⓒ약업신문
연세의료원이 국내 최초로 중입자치료기를 도입해 암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쓰겠다고 나섰다.
연세의료원 윤동섭 원장은 12일 열린 중입자치료센터 개소식에서 “현재 전립선 고정형 중입자치료기기 1대를 가동 중이며, 회전형 중입자치료기 2대를 올해 말과 내년 상반기에 각각 가동해 치료 가능 암종을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입자치료센터는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의료원 재활병원 뒷편에 연면적 9962평, 지하 5층, 지상 7층 규모로 세워졌다. 2018년 7월부터 착공해 1년 3개월 토목공사, 2년 2개월 건축공사 후 장비설치에만 1년 7개월이 걸려 2022년 10월 완공됐다.
이번에 연세의료원이 도입한 중입자치료기는 기존 방사선치료에 비해 2~3배 높은 치료 효과를 보여 난치암 극복을 위한 ‘꿈의 암 치료기’로 불린다. 중입자치료는 탄소 입자를 이용한 방사선치료의 하나로, 양성자 치료에 사용되는 수소 입자보다 12배 무거운 탄소 입자를 가속시켜 고정형 또는 회전형 치료기를 통해 에너지빔을 환자의 종양(암세포)만을 조준해 파괴하는 치료 기법이다.
중입자치료로 수술이나 방사선치료 등 기존 치료법으로 치료가 어려웠던 암종의 치료가 가능하며, 암 조직에만 최대의 방사량이 조사되는 ‘브래그 피크(Bragg Peak)’라는 특성으로 정상 세포에는 큰 영향이 없어 부작용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원장은 “연세의료원은 최신 장비와 국내외 최고 시스템으로 운영 중이며 인력 양성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중입자치료 경험이 많은 일본의 유수한 기관들과 MOU 등 여러 협력을 통해 중입자치료센터를 건립했으며 지금까지도 협력을 지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난치암을 대상으로 중입자치료라는 큰 치료 옵션을 갖춘 만큼 암 정복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의료기관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국가보훈처, 경찰청, 소방청 등에 근무 중이거나 퇴임한 전립선암 환자 초청 치료도 시행 중이다.
중입자치료센터는 지난 4월 28일 첫 환자 치료를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10명의 치료를 마쳤다. 이들은 모두 전립선암 환자로, 총 3주간 주 4일, 12회 조사를 받는다.
50대 전립선암 1기 환자였던 1호 러시아 환자 치료도 끝났다. 이 환자는 러시아에서 모니터링을 이어갈 예정이다.
세브란스병원 방사선종양학과 홍채선 교수가 고정빔 중입자치료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약업신문
세브란스병원 방사선종양학과 홍채선 교수는 “현재 전립선암 치료에 고정빔 중입자치료기를 시행하고 있으며, 원하는 각도에서 조사할 수 있어 정상 조직은 피하고 종양 조직에만 조사할 수 있다"며 “치료 시간은 총 20분, 조사 시간은 1분 30초에서 2분 정도로 치료 시간이 짧아 암 환자에게 부담이 적고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홍 교수는 “회전형 치료기는 암 종양에 맞춰 자동으로 조사하는 시스템으로 환자가 직접 위치 조정할 필요가 없어 편리하며, 빠른 시간 내에 정확하게 조사할 수 있다”며 “환자 몸을 중심으로 360도에서 탄소 빔을 조사할 수 있어 정상 조직을 피한 최적의 각도로 조사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는 고정형 치료기로 전립선암 치료만을 시행하고 있으며, 향후 폐암, 식도암, 간암, 췌장암 등 치료 암종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연세의료원 회전형 치료기에 시용되는 갠트리 시스템. ⓒ약업신문
회전형 치료기는 오는 12월 가동할 예정이다. 연세의료원 회전형 치료기에 사용되는 갠트리 시스템은 기존 치료기에 비해 크기는 작고 무게는 가볍다. 크기는 일본 국립방사선의학종합연구소(QST병원) 갠트리에 60% 정도다. 크기가 작은 만큼 빠른 회전이 가능해 치료 시간이 줄어든다는 장점이 있다.
이 날 행사는 윤 의료원장의 건립 보고를 시작으로 허동수 이사장의 봉헌사, 서승환 총장의 축사 후 테이프 커팅식이 이어졌다.
연세대병원 중입자치료센터 개소식에서 윤동섭 연세대의료원장 등 내외 귀빈들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다. ⓒ약업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