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BIO 기술⑥ 전기로 퇴행성뇌질환 치료…'비침습적 신경조율기술' 각광
발목 삐었을 때처럼 우울증도 물리치료…선택적 침투 기술 개발 필요
권혁진 기자 hjkwon@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3-05-24 06:00   수정 2023.05.24 06:01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바이오 분야 미래유망기술 10가지를 선정했다.©한국생명공학연구원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바이오는 단순한 기술을 넘어 국가 안보에도 직결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미국은 바이오를 산업 일부에서 '바이오이코노미(BioEconomy)'라는 국가 경제 전반의 개념으로 발전시켰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글로벌 기술패권 경쟁 속에서 혁신의 원동력이 될 바이오 미래유망기술 10가지를 선정했다. 약업신문은 이 중 바이오의약과 관련된 6가지 기술을 집중 조명 한다. <편집자 주>

발목을 삐엇을 때 재활을 위해 물리치료를 받는 것처럼, 우울할 때도 물리치료를 받으러 가는 날이 다가올 전망이다. 비침습적 신경조율기술(Non-invasive Neuromodulation)이 뇌신경정신질환에서 새로운 치료법으로 떠오르고 있다.

비침습적 신경조율기술은 주사와 같이 신체 부위를 관통하지 않고 전기, 자기, 초음파 등을 통한 뇌 자극으로 뇌신경정신질환을 완화 및 치료하는 것을 말한다.

기초과학연구원 박주민 책임연구위원은 “비침습적 신경조율기술은 퇴행성 뇌질환, 우울증과 같은 뇌기능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면서 "지속 증가해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뇌신경정신질환을 약물 사용없이 치유함으로써 부작용과 거부감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23일 평가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2021년 우울증 환자 수는 약 93만3481명으로 2017년 대비 35.1% 증가했다. 우울증뿐만 아니라 정신건강의학과적 문제로 의료서비스를 이용한 환자는 2009년 206만명에서 2019년 311만명으로 지속 증가하는 추세다. 또한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인 알츠하이머 환자는 2021년 67만명을 넘어섰고,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포함하면 퇴행성 뇌질환 환자는 35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뇌신경정신질환자의 증가세와 이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의약품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렵다는 주장들이 제기되고 있다. 의약품과 더불어 대체 및 병용 치료요법의 개발이 절실하다는 의견이 다수다.

비침습적 신경조율기술 치료를 받는 모습을 표현한 캐릭터.©한국생명공학연구원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교실 채정호 교수는 ‘우울증에서 비침습적 두뇌 자극 치료 : 경두개 자기자극과 경두개 직류자극’이란 제목의 논문을 통해 비침습적 신경조율기술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채 교수는 “경두개 자기자극(rTMS)과 경두개 직류자극(tDCS)술을 이용한 여러 우울증 치료 임상연구 결과에서 우울증에 대한 치료 효과가 관찰됐다”면서 “비침습적 신경조율기술은 두뇌의 비정상적인 정서 처리 작용을 정상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되는 치료 술기”라고 전했다.  

현재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삼성서울병원, 분당서울대병원 등에서 뇌신경 재활을 위한 비침습적 뇌신경 및 뇌자극 클리닉을 운영하고 있다. 해당 병원에선 미주신경자극술, 외부 삼차신경 자극술, 경두개 자기자극술, 경두개 직류자극을 이용해 우울증 및 외상후스트레스장애 개선을 위한 시술을 하고 있다. 또 퇴행성 뇌질환, 뇌졸중, 뇌손상으로 인한 기억 및 학습 장애 개선에도 비침습적 신경조율기술이 사용되고 있다.

해외에선 뇌자극의 안정성이 확보된 경두개직류자극기법을 이용한 원격의료와 돌봄 서비스의 논의가 진행됐으나, 불충분한 신경과학적 이해와 위험 요소로 인해 현재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박 연구원도 당장 비침습적 신경조율기술의 상용화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그는 “특정 신경회로를 선택적으로 자극할 수 있는 조절 기술과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효과를 유발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 패러다임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아울러 이 기술의 활성화를 위해선 △높은 공간해상도와 뇌 침투력 증강을 통한 뇌심부 자극 기술 △생체 및 뇌신호 분석 기술 △세포 특이성 기술의 발전이 더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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