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임상시험 실패 TOP 10…신약 개발 여전히 'Tough Game'
암·중추신경계 치료제 8개…로슈 파이프라인 4개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3-04-26 06:00   수정 2023.04.26 09:30

지난해 글로벌 임상시험 실패 상위 10개 중 암과 중추신경계 관련 질환이 8개 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약회사 중에선 로슈가 가장 많은 고배를 든 것으로 조사됐다.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분석 기관인 ‘Fierce Biotech’은 보고서 ‘2022’s 10 Top Clinical Trial Flops’에서 지난해 가장 영향력이 컸던 임상 실패 사례를 공유하면서 신약 개발은 ‘힘든 게임(Tough Game)’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보고서에 담긴 지난해 실패내역을 자세히 살펴보면, △암(Cancer, Tumors)과 중추신경계(Alzheimer, ALS, Spinocerebellar Ataxia)가 4개씩  전체 8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머지는 △안질환(Geographic Atrophy) 1개 △감염성질환(COVID-19) 1개였다.

특히 이들 10개의 임상시험들 중 4개가 로슈(Roche)에서 진행하던 시험들이어서 지난해는 로슈에게 있어 뼈 아픈 한 해로 기록되게 됐다. 로슈는 △Crenezumab(알츠하이머) △Gantenerumab(알츠하이머) △Giredestrant(유방암) △Tiragolumab(여러 고형암) 등 4개에 대한 임상이 실패로 돌아갔다. 그 밖에도 △사노피 Amcenestrant(유방암) △BMS Bempegaldesleukin(여러 고형암) △아이오니스와 바이오젠 BIIB078(루게릭) △NGM바이오파마수티컬 NGM621(지도 모양 위축) △화이자 PF-07304814(코로나19 치료제) △바이오헤이븐 Troriluzole(유전성 실조증) 등이 포함됐다.

2022년 주목할 만한 임상시험 실패내역 TOP 10 = 출처 Fierce Bioltech, 국가신약개발사업단 정리

로슈에서 실패한 임상 중 하나인 크레네주맙(Crenezumab)은 아밀로이드 베타 A4 단백질(Amyloid Beta A4 Protein)을 타깃으로 하는 단일 클론항체 알츠하이머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상염색체 우성 알츠하이머(Autosomal Dominant Alzheimer’s disease, ADAD) 환자를 대상으로 한 API-ADAD 임상 2상 시험에 실패했다. ADAD를 앓는 환자 252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에서 유의미한 이점이 나타나지 않았다.

로슈에서 진행한 또 다른 알츠하이머 치료 후보물질인 간테네루맙(Gantenerumab) 역시 초기 알츠하이머 및 경증 인지 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효능을 평가하는 임상 3상에서 유의미한 이점을 찾지 못하면서 실패로 돌아갔다. GRADUATE I, II라 불린 임상에서 위약군 대비 약 8%, 6% 대로 상대적인 증상 개선 효과를 보였지만, 두 결과 모두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지 않았고, 환자의 뇌에서 아밀로이드-베타 플라크의 제거 수준도 충분하게 나타나지 않았다.

로슈는 간테네루맙 임상 실패 후, 알츠하이머병 환자 대상 SKYLINE 임상 3상을 포함해 GRADUATE 프로그램 관련 연장 시험을 완전히 중단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뇌 혈관 장벽 투과율 증대를 위한 플랫폼 기술이 적용된 알츠하이머 치료 후보 물질인 트론티네맙(Trontinemab)의 별도 개발을 진행하고 있어, 알츠하이머 치료 개발 자체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

그 밖에도 로슈의 유방암 치료 후보 물질인 지레데스트란트(Giredestrant)가 임상 2상에서, 면역항암제인 티라고루맙(Tiragolumab)이 티쎈트릭 병용요법에 대한 임상 3상에서 고배를 마셨다.

특히 티라고루맙의 경우 4조원 이상의 블록버스터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던 만큼 로슈 입장에선 뼈아픈 실패다. 티라고루맙은 TIGIT의 억제 및 면역 기능 활성화 기전의 면역 항암제다. 암세포 표면에 발현되는 수용체로, 암세포에 대한 T 세포의 공격을 중지시켜 체내 면역 체계를 회피하도록 하는 기전을 가졌다. 로슈는 중국에서 진행하고 있는 SKYCRAPER-8(티쎈트릭 및 화학요법에 대한 임상 3상)에 대한 추가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그 밖에도 화이자가 지난해 5월 바이오헤이븐을 인수하고 처음으로 공개된 임상 결과인 트로릴루졸(Troriluzole)이 임상 3상에서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바이오헤이븐은 글루탐산(Glutamate)이 흥분성 신경전달 물질로 척추소뇌성 운동실조증(Spinocerebellar Ataxia, SCA) 및 강박장애와 연관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글루탐산 조절제인 트로릴루졸을 통해 시냅스에서 글루탐산의 흡수를 높여 글루탐산 수치를 정상화하는 방식으로 SCA와 강박장애를 치료하고자 했다.

임상을 진행한 결과, 트로릴루졸군과 위약군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도출해내지 못했다. 다만, 사후분석을 통해 SCA 중 가장 일반적인 유전형인 SCA3 유전자형 환자에게서 위약 대비 효능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보행이 가능한 SCA 환자를 대상으로 낙상 위험이 감소하는 안전성 효과를 확인했다. 이에 바이오헤이븐은 FDA와 협력을 통해 해당 환자에 대한 미충족 수요를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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