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크, 대규모 감원 칼자루 뽑았다
약 4,400명 전체 재직인력의 7% 규모
이덕규 기자 abcd@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03-10-23 18:12   수정 2003.10.23 23:40
머크&컴퍼니社가 전체 재직인력의 7% 정도에 해당하는 약 4,400명을 감원할 방침이라고 22일 공개했다.

현재 머크의 전체 재직인력 규모는 약 6만3,000명에 달하고 있다.

이처럼 머크가 대규모의 감원단행을 결정한 것은 매출이 떨어지지 않았음에도 불구, 각종 비용과 R&D 투자가 증가한 탓에 3/4분기(9월말 기준) 이익은 오히려 1% 감소한 것으로 드러난 현실과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로 머크의 3/4분기 순이익은 18억6,000만 달러, 주당순이익 82센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동기의 경우 머크의 순이익은 18억8,000만 달러, 주당순이익은 83센트를 기록했었다.

매출실적의 경우 57억6,000만 달러로 전년동기의 54억3,000만 달러에 비해 6%가 상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수치는 지난 8월 19일부로 분사되었던 자회사 메드코 헤릇 솔루션스社(Medco)의 실적은 포함되지 않은 것이다. 메드코는 그 동안 머크의 전체 실적 가운데 60% 정도의 몫을 점유해 왔던 계열사이다.

감원계획이 공개되자 22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머크의 주가는 한 때 7.1%가 빠져나간 3.45달러를 기록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HKS & 컴퍼니社의 헤만트 샤흐 애널리스트는 "콜레스테롤 저하제 분야에서 쥐고 있던 주도권을 위협받은 후 이를 만회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현재 머크가 안고 있는 큰 문제의 하나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월街의 애널리스트들은 최근들어 머크가 가까운 시일 내에 새로운 블록버스터 신약을 내놓기 어렵다는데 공통된 견해를 피력해 왔다는 후문이다.

머크社의 레이먼드 V. 길마틴 회장은 "경쟁이 심화되고, 약가인하 압력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의 제약산업 환경을 감안, 구체적인 실행방안을 마련한 뒤 행동에 옮긴다는 방침"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올해의 주당순이익 예상치를 2.90~2.95달러로 하향조정했다"고 덧붙였다. 이 수치는 당초 애널리스트들이 예상했던 3.24달러와 적잖은 거리가 있는 것임은 물론 지난해 머크의 주당순이익 2.98달러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의 것.

특히 길마틴 회장은 "두자리수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비용절감 등의 조치에 착수하게 된 것"이라고 털어놓아 감원결정의 배경을 짐작케 했다.

보스턴에 본사를 둔 존 핸콕 파이낸셜 서비스社의 롭 전킨 부회장은 "핵심품목들의 매출증가율이 감소하고, 가까운 시일 내에 신약의 출현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인 머크가 성장세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머크는 이번 감원을 통해 정규직 3,200명과 임시직 및 계약직 1,200명 정도를 내보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아울러 감원대상은 미국과 해외지사 재직자들이 고루 포함될 것이며, 영업직과 연구직은 일단 주요 타깃에서 제외될 것으로 알려졌다. 머크는 지난해에도 1,500명(이 중 미국이 7,000명)의 영업인력을 충원했었다.

이를 통해 머크측은 연간 2억5,000만~3억 달러 정도의 (인건비 등) 비용절감 효과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는 분석이다.

머크측은 이를 위한 구조조정 비용으로 4/4분기에만 1억4,000만~2억 달러 가량을 지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의 토니 플로호로스 대변인은 "감원작업은 3/4분기부터 착수될 것이며, 내년까지도 계속 진행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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