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의 제제 조치로 인해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상황에 놓여 있던 회사가 거의 마비상태(near-paralysis)로 치닫고 있다."
美 쉐링푸라우社의 프레드 핫산 회장이 21일 '파이낸셜 타임스'紙와 가진 인터뷰에서 털어놓은 말이다.
파마시아社에서 CEO를 역임했던 핫산 회장은 아직 회사가 화이자社에 매각되기 전이었던 지난 4월 리차드 제이 코건 전임회장으로부터 바톤을 이어받아 새로운 최고경영자로 부임했던 장본인이다.
그는 이날 인터뷰에서 또 "현재의 상황은 부임하기 전보다 더욱 악화된 것이 사실"이라고 솔직히 인정하면서 고충을 토로했다.
실제로 쉐링푸라우는 지난해 FDA의 조사를 받았을 당시 생산공정상의 일부 문제점들이 확인되면서 5억 달러의 과징금을 물어야 하는 상황에 처했었다.
이에 따라 생산공정에 쇄신을 단행하고, 원료의약품과 완제의약품을 포함한 모든 제품들이 적법하게 생산되고 있음을 입증하기 위해 추가적인 부담이 뒤따랐음은 불문가지. 또 그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동시에 시장수요에 부응하는 각종 의약품 생산까지 병행해야 했음은 물론이다.
이들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할 경우 쉐링푸라우는 핵심제품들의 발매를 금지당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 현재의 형편이다.
위기상황을 인식한 핫산 회장은 이달들어 그룹 전체의 제품공급망 운영을 총괄할 책임자를 새로 영입하는 등 안간힘을 기울여 왔다.
그럼에도 불구, FDA가 제시한 조건들을 이행하는 작업은 아직껏 뚜렷한 진전이 눈에 띄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핫산 회장은 "생산공정상에 노정된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전체 업무의 절반 이상을 할애하고 있지만, R&D와 제조, 품질보증, 조직질서(compliance) 등 회사 전반에 걸쳐 파장을 미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이로 인해 매출과 이익이 감소하고, 신약개발도 위축되면서 마켓셰어가 계속 감소하고 있다는 것.
그는 또 FDA측이 요구하는 방대한 자료를 준비하기 위해 앞으로 회사 전반의 IT 시스템도 업그레이드를 단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핫산 회장은 "한마디로 갈길은 멀고 해야 할 일도 많은데, 이제껏 걸어온 길과 해놓은 일은 아직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고백했다.
한편 쉐링푸라우는 22일 2003 회계연도 3/4분기 경영실적을 공개할 예정으로 있다.
전문가들은 쉐링푸라우의 3/4분기 주당순이익이 10센트 정도에 그쳐 전년동기 보다 66%가 뒷걸음질친 수준에 머물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미 지난 8월에도 쉐링푸라우측은 "올해의 이익 규모가 전년도 보다 70% 정도 감소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며, 내년에는 상황이 더욱 악화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간판품목이었던 항알러지제 '클라리틴'의 특허가 만료된 이후로 산적한 현안들에 가위눌려 있는 쉐링푸라우의 향배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