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비염, 포기말고 치료한다면 충분한 효과 볼수 있어"
박용민 건국대병원 교수, "겨울철 과도한 난방과 건조한 환경, 비염 악화 시킬 수 있어"
최윤수 기자 jjysc0229@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2-11-28 06:00   수정 2022.11.28 11:43
다가오는 감기 시즌, 감기와 증상은 비슷하지만 전혀 다른 질환이 있다. 바로 비염이다.
 
비염은 코막힘, 콧물, 재채기 등과 같이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보이지만, 비염은 성인과 소아 모두에서 발생하는 만성 염증 질환 중 하나다. 아울러 비염, 감기 모두 각 질환에 맞는 치료와 대응이 중요하기 때문에 가급적 병원을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아야 한다.
 
비염이 지속되면 피로,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 유발로 삶의 질을 저하시킬 수 있다. 비염 환자의 약 50%에서 호소하는 코막힘의 경우 수면장애, 학습능력 장애, 집중력 저하 등 일상생활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만큼 적극적인 약물 치료가 권장된다.
 
일부 전문가들은 비염의 치료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고 권고한다. 10세 이전의 소아의 경우 콧속 피부가 연하고 치료 효과가 더 뛰어나게 나타나는 만큼, 증상이 의심된다면 10세 이전에부터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그렇다고 물론 10세 이상이거나 성인에서는 치료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10세 이전의 소아보다는 그 치료효과가 적게 나타날 수 있다.
 
이에 약업신문은 “비염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인내심과 꾸준한 치료”라고 말하는 건국대학교병원 박용민 소아청소년과 교수를 직접 만나 비염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
 

▲박용민 건국대학교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Q. 알레르기비염은 어떤 질환이며, 발생하는 원인이 무엇인가?
알레르기 질환에는 크게 3가지 종류가 있다. 피부에 나타난다면 ‘아토피피부염’, 폐 속 기관지에 나타난다면 ‘천식’, 그리고 코에 나타나는 것이 바로 ‘비염’이다.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원인 물질과 신체의 어느 부위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키느냐에 따라 병명이 달라질 수 있지만, 작용 기전은 유사하다.
 
알레르기비염은 유전적 요인과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한다. 질병관리청에서 발표한 ‘국내 알레르기비염 환자의 유형 및 특성 분석-성인과 소아의 비교’ 자료에 따르면, 성인에 비해 소아 알레르기비염 환자 부모에게서 알레르기비염과 피부 알레르기 등 과거 질환 병력이 많았다. 부모 중 한쪽이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다면 자녀에게 알레르기비염 발생 확률이 높아진다. 환경적 요인 또한 발생 위험을 증가시키는데, 집먼지진드기나 동물의 털, 대기오염이나 기후변화와 같은 환경적 요인, 꽃가루 등이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다.
 
Q. 콧물, 코막힘 알레르기비염은 감기와 비슷한 증상을 가지고 있다. 질환의 차이점은 무엇인 ?
알레르기비염과 감기는 구분하기 쉽지 않다. 외래 진료에 찾아오는 많은 환자들이 콧물, 코막힘, 재채기의 증상을 가지고 방문하는 것이 아닌 두통, 어지럼증, 기침, 목 통증 등의 증상으로 방문한다. 이런 환자들의 병력을 물어보면 매일 코감기를 앓았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그 만큼 개원의들도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감기와 알레르기비염을 구분하는 것이 쉽지 않다.
 
환자의 상황을 들어보면 알레르기비염과 감기를 구분할 수 있는 단서들이 분명히 있다. 첫 번째는 감기의 경우 오랜 기간 반복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바이러스에 의한 감기는 길어도 7~10일 이내에 증상이 호전된다. 하지만 증상이 지속되면 꼭 알레르기비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알레르기비염은 일시적으로 상태가 좋아질 수는 있지만 증상이 반복적으로 최소한 1~2개월, 6개월 동안 지속되는 경우가 많다.
 
두 번째는 가족 중 천식, 아토피, 비염 등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알레르기비염일 가능성이 크다. 반복적인 증상과 가족력, 이 두 가지 요소가 알레르기비염과 감기를 구분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요소다.
 
이분법적인 이야기일 수 있으나 열이 없고 콧물, 코막힘 등의 증상이 있다면 알레르기비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열이 안 나는 환자가 반복적인 콧물, 코막힘, 재채기 등의 증상으로 병원을 방문한다면 알레르기비염일 가능성이 크며, 정확한 진단과 함께 치료받아야 한다.
 
알레르기비염 치료를 제때 받지 않으면 상태가 계속 악화돼 코안의 점막들이 손상되고, 공기가 통하지 않아 두통, 어지럼증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지속적인 코막힘으로 인해 입으로 호흡하다 보면 목 따가움 등의 증상이 발생하는 데 이를 목감기로 오인하는 경우도 있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Q. 알레르기비염이라는 질환을 가볍게 여기고 방치하는 경우도 많을 같은데, 알레르기비염 치료가 중요한가?
최근에는 알레르기비염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비교적 치료를 잘 받으러 오는 편이다. 그러나 우리나라가 발전하는 속도에 비해 알레르기비염 치료는 아직 더디게 진행되는 편이라고 생각된다. 알레르기비염은 조기에 치료받을수록 효과가 좋다. 예를 들어, 모기에 처음 물리면 빨갛게 부어오르면서 진물이 나고 열감이 느껴질 때 치료가 제일 잘 된다. 만약 부위에 딱지가 생기거나 어느 정도 아물었을 때는 아이들이 상처를 건드리고 떼 버려 2차 세균 감염이 진행돼서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다 상처 부위가 딱딱하게 굳고 흉이 진다. 알레르기비염도 마찬가지다. 코 안에 약물을 투여해도 약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악화될 수 있는 것이다.
 
알레르기비염은 만 3~4세 이상부터 증상이 제대로 나타난다. 만 3세 이전에는 아이들의 콧구멍이 워낙 작아 코가 막히는 것이지, 알레르기비염으로 코막힘 증상이 생길 확률은 낮은 편이다. 만 3세에서 10세까지는 코 안의 피부가 부드럽기 때문에 알레르기비염 치료 효과를 보기 쉽지만, 30세 이상 성인 환자는 콧속 피부가 이미 딱딱하게 굳어져 치료 효과를 보기 어렵다. 모든 질환이 다 그렇지만 알레르기비염은 치료를 빨리할수록 효과가 좋은 질환 중 하나이다.
 
대개 알레르기비염 소아 환자들은 부모도 알레르기 질환을 앓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부모는 알레르기비염이 어차피 잘 낫지 않는 질환이라고 생각해 아이들을 병원에 늦게 데려오고 이로 인해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안타까운 점이다.
 
부모는 몇 십여 년 동안 호전과 악화를 반복했기 때문에 치료가 잘 안되지만, 아이들은 조기에 치료를 시작하면 효과가 굉장히 좋기 때문에 되도록 빠른 진단과 치료를 권유한다. 알레르기비염을 앓고 있는 성장기 아이들은 코막힘으로 공기가 안 통해 두통이나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때 잘못된 판단으로 신경과를 찾아가게 된다.
 
또한, 호흡할 때 숨이 잘 들이마셔지지 않고 달리기할 때 숨이 자꾸 가빠지는 현상을 심장이 잘못됐다고 생각해 심장 전문의에게 찾아가는 경우가 많은데, 어지럼증이나 가슴 답답함 등의 증상은 전부 코로 인해서 발생하므로 정확한 진단과 조기 치료가 정말 중요하다.
 
Q. 알레르기비염 질환의 치료는 어떻게 이루어지는 ?
모든 알레르기 질환의 치료 방법은 비슷하다. 꾸준한 관리를 통해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예방하고, 증상이 악화되었을 때 빠르게 대처해야 한다. 알레르기비염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환경적 요인을 개선하는 것이다. 원인 항원에 노출되는 것을 최대한 방지하거나 원인 항원을 줄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로는 약물을 통해 염증을 조절하는 것이다. 꾸준한 치료로 환경적으로 나쁜 물질이 신체에 들어와도 몸에서 이겨내는 상황을 만들어줘야 한다. 하지만 안타까운 부분은 많은 환자들이 증상이 좋아지면 약을 바로 끊어버린다는 점이다.
 
고혈압, 당뇨병과 같은 만성 질환 치료 시 혈압이 조절되고, 목표 혈당 수치에 도달했다고 해서 약물 치료를 중단하지 않는 것처럼 알레르기비염도 꾸준한 약물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소아 알레르기비염은 초반기 치료가 중요한데 일정 기간 아무런 증상이 없더라도 염증 치료를 꾸준히 해야 한다.
 
최소 2개월 정도는 치료를 진행해야 염증으로 약해진 콧속 피부에서 새살이 돋아나며, 염증을 견디는 힘들이 훨씬 좋아진다. 알레르기비염 환자들의 콧속 피부들은 상당히 약해져 있다. 환절기 찬 공기를 마시면 재채기, 코막힘 증상이 나타나는 이유 또한 코 안의 피부가 너덜너덜해 신경이 예민해져있기 때문이다. 두 달 정도 염증 치료를 지속하면 외부 물질을 이겨내는 힘이 훨씬 좋아지게 돼 알레르기비염 증상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Q. 환경적 요인 대표적인 요소들은 무엇이 있는가?
알레르기비염 환자가 어떤 항원에 알레르기가 있는지 알기 위해 피부반응 검사 또는 혈청 특이 IgE 검사를 시행한다. 대표적인 항원으로 집먼지진드기, 강아지, 고양이 등 반려동물 털, 꽃가루 등이 있고, 추가적으로 곰팡이 종류, 바퀴벌레 정도가 원인 항원이다. 검사를 통해 원인 물질을 파악·차단하고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알레르기비염과 같은 호흡기 알레르기질환은 원인 물질로부터 완전한 분리가 어렵다. 동물의 털에 반응하는 환자가 반려 동물을 차단했다고 하더라도 약 3개월은 지나야 차단한 효과가 나타날 정도로 여파는 곳곳에 남아있다.
 
 그러나 반려동물과 함께 생활하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어 사실상 동물의 털을 완벽히 차단한다는 것은 어려워, 반려동물과 함께 지내면서 원인 물질을 차단하는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가 현재 많이 진행 중이다. 반려동물에 대한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사람들은 키우지 않는 것이 가장 좋지만 의사로서 반려동물을 더 이상 키우지 말라고 이야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알레르기비염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항원은 집먼지진드기다. 집먼지진드기는 습도가 높고 따뜻한 곳을 좋아해 침구류에 가장 많이 서식한다. 이불은 세탁하고 소독할 수 있지만 침대 매트리스는 특수커버의 효과도 별로 없고 침대를 치우는 것 자체가 어렵다. 알레르기 검사를 통해 원인 물질이 분명히 나왔음에도 환경적 유발 요인을 개선하는 사람은 10명 중 3~4명 정도이고 나머지는 그 환경들과 동행하며 살아가고 있는 현실이다.
 
Q. 소아 알레르기비염 치료의 마지노선은 어느 정도라고 보면 되는가?
일반적으로 만 10세가 지나면 치료 효과가 약해 시작한다. 10살 이전에 온 환자보다 치료 효과는 분명히 떨어지고 만 15세가 지나면 치료 효과가 2~30%밖에 없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16~17세 환자들에게도 꼭 열심히 치료받기를 권장한다. 큰 아이들의 경우 어린 아이들보다 복약 지시를 제대로 따르지 않아 치료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지 않을 뿐 효과가 없는 것이 아니다.

Q. 약물 치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는 무엇인가?
시중에 많은 약들이 나와 있는데 대표적인 치료제로는 비강 내 스테로이드제, 류코트리엔 조절제(항류코트리엔제), 항히스타민제 등을 들 수 있다.
 
콧물, 코막힘, 재채기, 코 가려움증 등 알레르기비염의 주된 증상 전반에 좋은 효과를 나타내는 치료제는 스테로이드 스프레이다. 스테로이드 스프레이는 1년 정도 지속적으로 사용해도 안전하다. 알레르기비염 치료에서 경구 또는 주사 스테로이드제 사용은 권장하지 않는다.
 
류코트리엔 조절제 또한 안전하면서 치료 효과가 좋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코에 뿌리는 약이나 흡입하는 약보다 먹는 약을 선호한다. 따라서 많은 의사들이 2~4주 정도는 스테로이드 스프레이를 사용하고 나머지 1~2개월간 추가로 염증 치료를 할 경우 류코트리엔 조절제를 많이 사용한다. 이 두 가지 약물로 콧물 증상은 많이 개선되는데 호전되지 않으면 비상약으로 항히스타민제를 처방하기도 한다.
 
Q. 국내 허가된 20 년이 지난 싱귤레어가 현장에서 보이는 이점은 무엇인지?
류코트리엔은 염증반응에 관여해 알레르기비염 증상을 일으키는 물질이다. 류코트리엔 조절제는 류코트리엔이 수용체에 작용하는 것을 차단하는 약제로, 알레르기비염 환자의 코와 눈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된다.
 
대표 약물인 싱귤레어(성분명 몬테루카스트)는 2000년도부터 국내에 도입돼 현재까지 20여 년이 넘게 사용되고 있고 미국에서는 더 먼저 출시돼 사용되고 있는 치료제다. 초기 천식의 예방 및 및 지속적 치료 목적으로 허가받은 뒤 알레르기비염에서도 굉장히 좋은 치료 효과를 나타내 천식 및 알레르기비염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싱귤레어는 다른 약물에 비해 굉장히 안전한 약이다. 스테로이드 스프레이의 안전성이 10점 만점의 9점이라고 치면 싱귤레어는 10점 만점이라고 할 수 있다. 경구 항히스타민제는 콧물, 재채기 등 증상에 효과적이나 코막힘 증상은 잘 조절되지 않으며, 흔한 부작용으로 졸음, 집중력 저하 등을 유발할 수 있다. 싱귤레어는 장기간 안전성 프로파일을 보유하고 있어 환자들이 약을 오랫동안 사용해도 큰 불편함 없다. 무엇보다 큰 장점은 1일 1회만 복용하면 된다는 점이다. 하루에 여러 차례 복용해야 하는 약은 환자들이 놓치는 경우도 많은데, 1일 1회 복용 시 복약 순응도가 높다.
 
Q. 어린 환자들은 코에 직접 뿌리는 스프레이 치료제에 대한 거부 반응이 있을 같은데 복약 치료만으로도 치료가 가능한가?
반에는 스테로이드 스프레이를 통해 염증 치료를 진행하는 것을 권장한다. 코 안의 피부 상태가 굉장히 안 좋아져 있기 때문에 약 복용만으로는 효과를 바로보기 어렵고 스테로이드 스프레이를 통해 염증 효과를 초반에 잘 잡아주는 것이 중요하다. 코안으로 액체가 들어가다 보니 거부반응을 보이는 아이들도 많지만 한두 번만 분사하면 코 안이 촉촉해져 아이들도 효과를 바로 느끼기 때문에 한 번이라도 뿌려 보길 교육하고 있다.
 
Q. 알레르기비염 예방과 치료에 있어 보호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알레르기비염 증상 개선을 위해 약국에서 쉽게 찾는 것이 비충혈제거제 스프레이다. 비충혈제거제는 코 점막 혈관을 수축시키고 혈류를 감소시켜 코막힘 증상을 빠르게 개선해 환자들이 상당한 만족감을 느낀다. 하지만 3~5일 이상 매일 사용하게 되면 수축했던 혈관들이 다시 늘어나고 주위의 염증은 배가 돼 콧속이 만성적으로 붓는 약물성 비염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소아에서는 특히 비충혈제거제 스프레이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가정에서 실내 온도를 18~20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겨울철 과한 난방은 실내가 건조해지기 쉽고 이런 환경은 코 점막을 마르게 해 알레르기비염 환자에게 좋지 않다. 실내에서 추울 때는 난방 온도를 높이는 것보다 옷을 껴입어 체온을 유지하는 것이 도움이 되고, 적정 온도를 유지하면서 가습기 등을 통해 습도를 유지하는 등 환경 관리를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가장 당부드리고 싶은 점은 꾸준한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다. 증상이 좋아져 자체적으로 치료를 중단하면 얼마 뒤 다시 증상이 나타나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에 적어도 2개월 정도는 치료를 꾸준히 진행하는 것을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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