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수성 근위축증 경구형 치료제 '에브리스디'
최근 로슈가 자사의 경구형 척수성 근위축증(SMA, Spinal Muscular Atrophy) 치료제 ‘에브리스디(리스디플람)’의 장기 효능과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한 신규 임상 결과를 발표한 가운데, 유아에서 발생하면 더 무서운 척수성 근위축증에 대한 급여가 하루 빨리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척수성 근위축증은 생존운동신경세포(Survival Motor Neuron, SMN) 단백질 결핍으로 인해 운동 신경이 약화되어 전신의 근육이 점차 약화되는 희귀 유전성 신경근육 질환으로 루게릭병과 유사한 질환이다. 유전성 질환이지만 부모가 SMA를 앓지 않았더라도 자녀에게서 유전자 소실이나 변이로 인해 발병할 수 있다.
한번 발병하게 되면 몸의 운동 기능이 줄어들고 호흡 및 심박과 관련된 근육이 약화돼 생존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근육부터 골격근, 관절, 자율 신경 시스템까지 전신적으로 영향이 퍼지게 된다.
SMA는 주로 영아기에 첫 증상을 보이기 시작하는데, 6개월 미만의 영아에서 발병하면 전신근육 약화와 함께 호흡이 어려워져 사망률을 높이게 된다. 성인의 경우 인지 기능에는 영향이 없이, 팔다리의 근육이 약화되면서 점차 일상생활이 어려워지게 된다.
SMA는 증상 발현의 시점과 최대 도달 가능한 운동 기능에 따라 1형에서 4형으로 구분되는데, 0~6개월 사이에 발현하는 1형이 발생률이 가장 높으나 유병률의 경우 6개월~만 18세 사이에 발현하는 2, 3형이 가장 높다.
제1형 척수성 근위축증은 근력의 약화는 물론 삼킴 기능과 호흡기 근육의 약화로 약물치료 없이는 약 2년 미만의 기대 수명을 가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제2형의 경우 환자에게서 근육 떨림이 발생할 수 있는데 1형과는 달리 삼킴보다는 음식을 씹는 저작 근육의 약화가 더 흔하게 발생한다. 또한 팔 보다는 다리 근육의 약화가 흔히 나타나며, 뼈나 관절의 발달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척추나 코어 근육의 약화로 인해 호흡기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18개월 이상에서 발생하는 제3형은 독립적 보행을 포함해 대부분의 운동기능을 수행할 수 있지만, 유아기에 몸 중심부 근육의 약화가 나타난 경우 휠체어가 필요할 수 있다. 보행 능력을 상실한 환자에서 척추측만증이 흔하게 나타나며, 운동 기능 약화로 인해 비만과 골다공증 등의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대부분 경미한 근육 위축이 나타나며 정상에 가까운 일상 생활이 가능하다.
제4형의 경우 대부분의 환자들은 보행이 가능하며, 호흡기 및 영양 섭취에 큰 문제를 겪지 않는다.
척수성 근위축증은 혈액을 통한 유전자 검사로 SMN 유전자의 결손이나 돌연변이 여부를 확인하며 진단이 이루어진다. 이 외에도 근전도 검사, 신경 전도 검사 등을 실시해 진단이 이루어지고 있다. 척수성 근위축증은 발병 시 조기에 진단을 해 빠른 치료가 이루어졌을 때 최대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치료의 경우 기존에는 척수강 내 주사를 통해 약물을 주입하는 것이 유일한 치료 방법이었다. 하지만 SMA를 앓고 있는 환자들의 경우 척추를 지탱하는 근육의 약화로 인해 척추측만증을 겪는 환자들이 많은데, 척추층만증의 특성상 허리가 휘었거나, 미리 척수강을 치를 수 있는 공간을 확보해 놓지 못한 환자들의 경우 치료에 어려움이 존재했다. 1형 및 2형의 환자의 경우 유아기 초기부터 60~90%의 환자에서 척추측만증이 발병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으며, 3형의 환자의 경우 걷지 못하는 환자의 50%에서 발병하고 있다.
즉, 기존 척수강 주사 치료가 불가능한 환자들에게는 새로운 치료 옵션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에브리스는 경구형으로 SMN2 유전자의 미성숙 전령 RNA(pre-mRNA)에 결합하여 전신의 생존운동신경세포(SMN) 단백질의 농도를 증가 및 유지시키는 치료제다. 1일 1회 경구 복용으로 치료가 가능해 기존 척수강 주사 치료를 대처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임상시험을 통해 생후 2개월 이후의 영아부터 성인까지 환자에게서 사용이 가능하며 1일 1회 경구 복용으로 장소의 제한 없이 가정에서 투여가 가능하다. 또한 기존 척수강 내 투여 약물 사용 시 필요한 요추 천자 시술에서 발생하는 대기 과정이 필요치 않아, 입원과 통원 횟수를 줄여 약제비 외 입원비, 진료비, 사회경제적 부담 등 간접적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연령 및 체중에 따라 맞춤 용량 처방으로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영유아 환자에서 약제비를 절감할 수 있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급여가 인정되지 않아 척수성 근위축증(SMA)를 앓고 있는 환자들에게는쉽게 다가갈 수 없는 상황이다. 애브리스디의 경우 2020년 11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허가를 받은 뒤 2021년 7월 급여에 대한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아직까지 급여에 대한 논의는 이루어지고 있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