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락소스미스클라인社를 비롯한 4개 메이저 제약기업들이 23일 일제히 2/4분기 경영실적을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라이벌 품목들간의 치열한 경쟁이 펼쳐졌던 결과로 각 기업들은 2/4분기에 대체로 기대에 못미치는(lackluster) 성적표를 손에 쥐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때 분기마다 두자릿수 성장세를 구가했던 메이저급 메이커들이 제네릭 제형들의 도전이라는 강력한 걸림돌로 인해 주춤거리고 있는 것.
다만 2개 메이커들은 자산매각과 비용절감 등을 통해 이익을 다소 끌어올릴 수 있었던 것으로 분석됐다.
그럼에도 불구, 일부 메이커들은 활발한 신약개발을 통해 주요 품목들의 특허만료로 인한 갭을 비교적 성공적으로 메꿔나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영국 글락소와 스위스 로슈 등이 올해 남은 기간 동안의 전망은 밝은 편으로 관측되고 있는 것이 한 예.
뉴욕에 있는 캐시 파이낸셜 증권社의 세나 룬드 애널리스트는 "정부와 의료보험회사들이 각종 의약품들의 급여적용에 갈수록 타이트한 경향을 띄고 있는 데다 약가인하 압력까지 고조됨에 따른 영향이 제약기업들의 경영실적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빅 메이커들은 하나 이상의 새로운 블록버스터 제품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는 것.
이와 관련, 애널리스트들은 대표적인 케이스로 쉐링푸라우를 집중거론하고 있는 분위기이다. 실제로 쉐링푸라우는 간판품목이었던 블록버스터 항알러지제 '클라리틴'이 지난해 OTC로 스위치된 이후로 아직 회복세를 타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2/4분기 매출이 86%나 감소한 1억1,200만달러에 머물고, 이익 또한 71%가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을 정도.
반면 실적발표가 있은 당일 오후 뉴욕 증권거래소(NYSE)에서 쉐링푸라우의 주가는 73센트(4.3%)가 오른 17.70달러를 기록했다. 신임 CEO로 방향타를 움켜쥔 프레드 핫산 회장에 대한 높은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리링크 스완 증권社의 마리오 코르소 애널리스트는 "2003~2004년의 쉐링푸라우 경영실적을 예측한다면 여전히 퀘스천 마크가 앞선다는 것이 솔직한 고백"이라고 말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글락소의 경우 2/4분기 이익증가율이 당초 예상되었던 9%(22.5펜스)를 뛰어넘어 주당 23.9펜스를 기록하는 호조를 보였다. 생산과정 전반에 걸쳐 대대적으로 전개한 비용절감 노력이 주효했던 결과라는 분석.
게다가 글락소는 미국시장에서 항우울제 '팍실'의 제네릭 제형 발매시기가 미뤄지고 있음을 감안, 최근 올해의 매출예상치를 상향조정하기도 했었다.
이 때문인 듯, 23일 런던 증권거래소에서 글락소株는 '파이낸셜 타임스'紙가 집계하는 'FTSE 100 지수' 가운데 가장 높은 3.2%의 상승세를 보이며 12.12파운드를 기록했다. 런던 증권거래소의 이날 전체 주가상승률 0.7%를 적잖이 상회한 수치인 셈.
눈에 띄는 호재로는 새로운 천식 치료제 '애드베어'(Advair)의 매출실적이 31%나 뛰어올라 제네릭 제형들의 도전에 직면한 일부 품목들의 매출잠식분을 커버한 것이 꼽혔다. 다만 글락소의 2/4분기 매출실적은 달러貨 강세라는 악재 탓에 1% 감소한 53억7,500만 파운드(86억1,000만달러)에 머문 것으로 드러났다. 당초 예상치는 54억8,000만 파운드 수준이었다.
美 와이어스가 월街의 전반적인 예상을 깨고 2/4분기 이익이 44% 증가한 8억6,400만달러(주당 65센트)를 기록한 것은 의외의 결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는 상당부분 일부 처방약과 생활용품 등을 처분하고 2억9,000만달러를 확보한 것에 기인한 결과로 풀이됐다. 실제로 제약사업 부문의 매출은 2%가 상승한데 머문 것으로 나타나 그 같은 시각을 뒷받침했다.
와이어스측 관계자들도 간판품목이었던 호르몬 대체요법제 '프레마린'과 '프렘프로'가 계속 안전성 문제제기로 인해 당초 제시되었던 올해의 목표치 16억달러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털어놓은 바 있다.
경영실적 발표가 있은 23일 NYSE에서 와이어스의 주가는 1.2% 하락한 47.66달러를 기록했다.
한편 스위스 로슈는 2/4분기 순이익이 24% 감소한 15억9,000만 스위스프랑(11억7,000만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진단용약 사업부문의 부진과 스위스프랑貨의 강세에 따른 여파.
그러나 로슈측은 2003 회계연도의 전체적인 매출과 이익은 두자릿수 상승세를 구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제네바에 소재한 한 프라이빗 뱅크겸 자산관리회사인 픽테트&씨에社는 "최근 로슈의 제약사업 부문이 눈에 띄는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개발 중인 유망 신약후보도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로슈의 주가는 올초에 비해 11% 이상 뛰어오른 상태이다. 23일에도 4.4%가 상승한 111.75스위스프랑을 기록해 호조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