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 RAS 억제, ‘고혈압’과 ‘신경퇴행’ 치료 동시에
뇌 속 안지오텐신 II, III 억제…교감신경 증가와 신경보호 역할까지
박선혜 기자 loveloveslee@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20-11-09 06:00   수정 2020.11.09 07:13
뇌의 레닌-안지오텐신 시스템(renin angiotensin system, RAS)을 억제해 고혈압과 신경퇴행 두 가지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타나 주목된다.

영국 글래스고대학교 심혈관메디컬연구소 루안 토츠(Rhuan Touyz) 교수는 6일 온라인에서 개최된 대한고혈압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뇌 레닌-안지오텐신 시스템 타깃, 새로운 약물적 접근’을 주제로 항고혈압 치료제의 새로운 기전에 대해 발표했다.

루안 교수는 “심혈관 기능과 체액의 항상성을 조절하는 기능을 갖는 레닌-안지오텐신 시스템은 뇌에서도 존재하며 안지오텐신 III(angiotensin III)가 뇌 RAS의 주요 펩타이드로서 혈압을 조절한다”며 “이를 이용해 혈압 조절뿐만 아니라 신경계 질환을 조절하는 중요한 치료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뇌 아미노펩티다아제 A(aminopeptidase A, APA)는 안지오텐신 II로부터 안지오텐신 III을 생성한다. 

루안 교수 연구팀은 선택적이고 특이적인 APA 억제제 EC33((S)-3-amino-4-mercapto-butyl sulfonic acid)의 전구약물인 RB150(성분명 firabastat)을 개발했다. 

고혈압 쥐 모델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경구 투여된 RB150은 위장과 뇌혈관장벽(BBB)를 통과한 후 뇌의 APA 활성을 억제해 안지오텐신 III 생성을 차단하면서 혈압을 감소시켰다.  

RB150은 교감신경 긴장도 저하 및 혈관 저항성 감소, 항이뇨호르몬 분비 감소를 통한 세포외 체액 감소, 압력반사 기능(baroreflex function) 개선을 통해 혈압 저하 효과를 나타낸다. 

그는 “40일 동안 투여했을 때, 수축기 혈압이 감소했을 뿐만 아니라 약물에 대한 내성도 관찰되지 않았다. 특히 이뇨를 증가시키고 유체 구획 크기를 감소시켜 혈압을 낮추면서도 혈장 나트륨과 칼륨 수준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APA 억제제 전구 약물 NI956/QGC006은 EC33보다 아미노펩티다아제A 억제에 있어 10배 더 효율적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같은 고혈압 쥐 모델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 해당 약물을 투여 후 평균 –44mmHg(±13mmHg) 감소 효과를 보였다. 

더불어 루안 교수는 “이러한 뇌 RAS 순환 과정에서 안지오텐신 II의 흡수가 특징적으로 이뤄지는데, 안지오텐신 II는 우울, 기억 손상, 신경퇴행 등을 일으킨다. 따라서 뇌 RAS 시스템을 방해해 안지오텐신II를 억제하면 신경 보호, 기억개선 등 신경퇴행성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뇌 RAS서 아미노펩티다아제 A 억제는 고혈압에 있어 주요한 약물적 전략이며 그 중에서도 RB150/firibastat은 임상2상을 진행 중으로 곧 기대 효과에 대한 결과를 공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한 “차후 심도 깊은 연구를 통해 고혈압과 신경퇴행을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치료제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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