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세저항성 전립선암 치료, ‘내과적 상황’ 우선 고려해야
약제별 이상 반응 차이 뚜렷…예후 나쁜 만큼 신중한 처방 필요
전세미 기자 jeonsm@yakup.com 뉴스 뷰 페이지 검색 버튼
입력 2019-09-25 17:29   수정 2019.09.25 17:31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의 효과적인 호르몬 치료를 위해서는 환자의 기저질환 보유 여부 등 내과적 상황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으로 나터났다.

25일 레스케이프호텔에서 열린 한국아스텔라스의 '전립선암 최신 치료 지견' 공유 미디어세션에서 부산대학교병원 비뇨의학과 하홍구 교수는 이 같이 밝혔다.

하 교수에 의하면, 국내 남성 암 4위인 전립선암은 조기 발견 및 적극적인 치료로 생존율이 향상되고 있는 암이다. 한 통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전립선암 5년 생존율은 95%에 달한다.

암의 진행 단계가 초기 또는 중기라면, 근치적 절제술 또는 방사선 치료를 통해 완치를 기대해볼 수 있다. 그러나 암이 전이됐다면 치료법은 달라진다.

종양의 전이가 일어났을 때는 안드로겐 차단 요법(androgen deprivation therapy, ADT)이라고 하는 호르몬 치료(hormonal therapy)를 표준으로 시행한다. 이 요법은 말 그대로 안드로겐을 차단해 혈중 테스토스테론을 50mg/dL(1.7nmol/L) 수준까지 낮춰, 일명 '거세 수준(castration level)'으로 만든다.

안드로겐을 차단하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고환에서의 안드로겐 생성 감소 △고환 외(부신)에서의 안드로겐 생성 감소 △생체 내에서의 안드로겐 작용 차단 방법이다.

그러나 혈중 테스토스테론을 거세 수준으로 유지시킴에도 불구하고 병기가 진행되는 암이 있다. 전립선암 중에서도 예후가 좋지 않은 ‘전이성 거세저항성 전립선암(mCRPC)’이 그것이다.

CRPC는 전체 전립선암 환자들을 5년 추적관찰 했을 경우 약 10~20%의 비율로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병기가 진행된다면 전이가 일어날 위험이 약 84%이며, 진단을 받은 후로부터 평균 14~24개월의 생존 기간을 가진다.

현재 CRPC에 적용할 수 있는 호르몬 치료제로는 아비라테론(상품명: 자이티가)과 엔젤루타마이드(상품명: 엑스탄디)가 출시돼 있다.

이 둘은 이상 반응의 차이가 분명하다. 아비라테론은 이상 반응으로 무기질 코르티코이드(mineralocorticoid) 수치를 상승시켜 고혈압, 저칼륨혈증, 체액 정체를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프레드니솔론을 병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반면 엔젤루타마이드는 안드로겐과 안드로겐 수용체의 결합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핵 내 유입과 DNA 전사도 억제하여 안드로겐에 의한 신호 전달 과정을 여러 단계에 걸쳐 저해함으로써 암세포의 증식을 억제한다. 이상 반응으로 피로감, 발작 등을 일으킬 수 있어 뇌손상 또는 발작 병력이 있었던 환자에게는 권고되지 않는다.

하 교수는 “두 약제를 전체적으로 비교한다면 비슷하다고 생각한다. 결국은 남성호르몬과 남성호르몬 수용체의 작용을 억제하는 작용을 한다. 그러나 아비라테론는 생성을 억제시키고, 엔젤루타마이드는 생성 과정을 차단하는 것이 다른 점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효과 면에서 두 약물은 크게 차이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상 반응에서는 차이가 있다. 엔젤루타마이드는 피로감, 발작 위험이 있어 관련 병력이 있는 환자에게는 권고되지 않고, 이 외 고혈압, 간기능장애, 전해질장애 등은 아비가트란에서 발생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이 경우 엔젤루타마이드를 쓰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전립선암으로 사망한다는 것은 이 단계를 거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단계의 치료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환자가 얼마나 오래 사느냐가 달려 있다. 특히 호르몬 치료제 사용 시에는 환자의 내과적 상황을 고려한 처방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체댓글 0개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