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최대의 육류 공급업체 가운데 한곳으로 알려진 테스코 로터스(Tesco Lotus)가 오는 2028년까지 100% 케이지-프리(cage-free) 달걀만을 공급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라고 공표했다.
“케이지-프리 달걀”이란 공장형 밀집사육을 지양하고 자연방목형으로 키운 닭으로부터 얻어진 달걀을 의미하는 개념이다. 국내에서도 살충제 달걀 파동 등을 겪으면서 관심도가 부쩍 높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테스코 로터스는 아울러 지속가능한 구매정책의 일환으로 오는 2027년까지 돼지를 우리에 가두어 사육하지 않고 얻어진 포장 포크(packaged pork)만을 공급하는 시스템을 갖출 것을 서약했다.
이 같은 내용은 테스코 로터스가 태국에서 백화점과 대형마트를 포함한 5개 유형의 매장을 총 2,000곳 이상 보유하고 있음을 상기할 때 주목할 만한 것이다.
테스코 로터스는 또한 이 같은 발표를 통해 100% 케이지-프리 달걀을 공급하거나 사용할 것을 서약한 아코르호텔(Accor), 하얏트 호텔, 매리어트 호텔, 소덱소 그룹(Sodexo), 콤파스 그룹(Compass), 크래프트 하인즈(Kraft Heinz) 및 네슬레 등 세계 각국의 식품기업 및 호스피탤리티 기업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
테스코 로터스 측의 발표와 관련, 미국 워싱턴 D.C.에 본부를 둔 국제적 동물보호단체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 Humane Society International)은 5일 전폭적인 환영의 뜻을 표시했다.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의 돈 네오 아시아 지역 기업 인보사업 담당이사는 “동남아시아 지역에서 처음이자 태국 최초로 테스코 로터스가 케이지-프리 달걀 정책을 채택하고 오는 2028년까지 전면시행에 들어가기로 한 것을 환영해마지 않는다”며 “덕분에 수많은 동물들의 삶이 향상되고, 비단 태국 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동물복지의 기준을 끌어올리는 데 도움을 줄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단언했다.
테스코 로터스의 크리스 코머퍼드 생산담당이사는 “우리는 품질높고, 건강에 유익하면서 지속가능성이 담보된 제품들을 적정한 가격으로 고객들에게 공급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이를 위해 우리는 전체 유통망 단계에서 동물들을 인도적으로 키우기 위한 지속가능성 정책을 수립한 것”이라는 말로 발표된 내용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뒤이어 “돼지고기와 달걀은 태국에서도 핵심적인 식재료들이어서 이번에 발표된 정책을 통해 기준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기회에 주목했던 것”이라며 “동물복지를 비롯한 윤리적인 구매기준을 수립하고, 이를 통해 적정한 가격에 지속가능성이 담보된 제품을 고객에게 공급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에 공개된 시행 로드맵에 따라 테스코 로터스는 우선 오는 2023년까지 10개 단위로 포장된 달걀을 케이지-프리 달걀로 공급키로 했다. 뒤이어 오는 2028년까지 100% 케이지-프리 달걀을 공급하겠다는 복안이다.
현재도 테스코 로터스는 자사의 400개 매장에서 가두지 않고 유기농 방식으로 풀어서 키운 닭들로부터 얻어진 달걀 또는 케이지-프리 달걀을 공급하고 있다. 이와 함게 케이지-프리 달걀로 만든 간편식품들을 550여 매장에서 판매하고 있다.
테스코 로터스에 앞서 영국과 중부유럽에서는 이미 오는 2025년까지 100% 케이지-프리 달걀을 공급키로 약속한 업체들이 줄을 잇고 있는 추세이다.
지금까지는 비단 아시아 뿐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는 비좁은 닭장 안에서 키워 날개조차 제대로 펼칠 수 없는 상태로 암닭을 사육해 왔다.
반면 케이지-프리는 닭들에게 수렵활동이나 나뭇가지에 앉기, 흙이나 모래로 목욕하기, 둥지에서 알 품기 등 기본적이고 자연스런 행위를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동물복지를 개선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주목받고 있다.